백정은 직업이 아니라 특정한 이민족을 일컷는 말이라고 들었는데요. 고기를 잘 다뤘던 집단이라 자연스럽게 도축,도살을 가업으로 삼기에 직업적인 의미도 갖게 되었다고 말이죠.
이민족이기는 하지만 이미 상당히 혈통이 섞였을 텐데 외모적으로 유독 구별이 될만큼 보통의 민족 구성원들과 차이가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이 안들어서 파란 눈동자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만의 특징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외형이 서양인에 더 가까웠을 거라고도 생각하기 힘드네요.
그랬으면 서양인(백인)을 대면했을때 그 외모가 기이하거나 신기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말하자면 천해보였을 테죠. '딱 봐도 백정스런 외모' 라고 말이죠.
서양과 우리나라의 인종 차별이 근본부터 다른 이유가 이런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무렇지 않게 그들의 차별과 우리의 차별이 같은 것 처럼 보도 되어왔지만 그들에게 인종은 곧 계층과 신분이었던 역사가 있으니 백인들 시선에서의 흑인은 '천것' 이란 잔상이 남아있고, 차별의 출발점은 그러한 신분 차별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우리 나라는 서양과 마찮가지로 신분의 차이가 있어왔지만 인종이나 민족적인 구분과 차이를 두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복색만 달리해도 언행,품행만 달리해도 신분을 알기 어려웠을테죠.
그러니 조선 후기나 해방 전후로 많은 천민이 평민이나 양반으로 비교적 쉽게 신분 세탁(?)이 가능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외모로는 그러한 신분이 식별 불가능하죠.
말하자면 우리에게 타 인종은 계급과 신분 외 적인 존재였기에 서방 세계에서 말하는 차별과는 형태가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갖고 있는 흑인에 대한 인상이 '노예'라기 보단 그들이 만들어낸 영화나 흑인 폭동으로 인한 '범죄자' 이미지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아무튼 서양인이든 뭐든 타인종 타민족의 유입이 적던 많던 있어왔겠지만 백정이라 불리던 계층을 구분할 수 있었던게 외모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랬다면 현재에도 외모적으로 구분되는 성씨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오랜 불교 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는 동물의 생명을 앗는 것을 백안시했죠.
당연히 사회에서 꺼리는 직업군이었기에 이런 일들을 백정들이 담당한 거죠.
즉 도축을 잘해서가 아니라 사회시스템의 결과라는 얘기.
이걸 자꾸 무슨 수렵민족설 운운하면서 엮으시는데, 이 논리는 마치 현대의 재일교포들이 야쿠자로 빠칭코나 대부사업을 주로 하는 것들은 한국사람들이 그쪽에 밝아서라고 말하는 쪽바리들 논리와 같습니다.
사회적 제약으로 할 게 없으니 남들이 꺼려하는 직업에 몰리는 것이죠.
근사한 예로 이집트 콥트교도(개독)들이 쓰레기 치우는 허드렛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재일 예와 마찬가지로 이집트 모슬렘들은 '콥트교도 = 사기꾼' 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죠.
(쪽바리들이 '재일 = 사기꾼, 야쿠자' 라는 인식을 갖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