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일본어로 번역되어 일본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본인들에게 읽혀지기를 희망합니다 -
일본 내의 한류(대만의 한 언론에 의해 명명된, 산업화된 한국대중문화)에 대한 지나친 혐오가 심각한 지경입니다
'한류가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내지 '한류가 일본을 정복한다'는 식의 과민하고 비약적인 수사가 횡행하고 있습니다만
그 '한류'라는 것이 한국 내에서의 한국인들의 일본문화에 대한 애호와 (일본 문화에 의한) 한국 문화 지배력에 필적할 정도로 광범위하고 깊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한류'라는 것은 70 년대에서 90 년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아시아를 잠식했던 홍콩의 문화산업과 같은 것으로 2010 년대에 들어 고지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식민지의 수탈과 피폐, 그리고 한국전쟁의 폐허로 세계 최빈국이었던 저 5-60 년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보기 드문 근면과 교육열로 한국은 세계 13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런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이제 우리는 세계와 '문화'로 소통하고자 하며, 한 세기 전, 혹은 50 년대 한국전쟁의 특수로 패전의 곤경을 이기고 드디어 60 년대 세계 초일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유산을 브랜드화하여 국가를 정신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고급한 입지를 구축하고자 열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금의 성과는 일본인 여러분이 혹여 우려하는 것과 달리 일본의 그것처럼 압도적이지도 광범위하지도 깊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그 혐한류에 대한 대답으로
일본 문화가, 일본이라는 브랜드가 우리 한국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으며, 그 저변이 넓고 깊게 파급하고 있는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60 년대 국교 정상화 이후 우리 한국에게 일본은 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과 마찬기지로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선진국이자 일종의 모범 답안이자 스승이었습니다
농업, 체육, 시민의식, 각종 하이테크 산업, 기업문화 등에 있어서 일본이 이룩한 근대성은 우리에게는 대입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는 수험생의 기출문제집내지 쪽집게 족보와 같았습니다
우리는 벼나 사과를 잘 재배하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하다 못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을 배우기 위해 정-관-경-교육계에서 수도 없이 지속적으로 지난 수십 년 간 일본으로 체험단과 교육단을 보낸 것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 60 년대로부터 최근까지 일본 만화와 대중 가요에 우리가 받은 위로와 영감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오랫 동안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군림한 일본의 위상은 우리 한국인에게 '동양인도 세계 초일류가 될 수 있다'는 귀감과 선망으로 자리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가 우리 강토와 조상을, 우리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유린하고 착취하고 모욕하였는지 똑똑히 잘 알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일본이라는 공동체와 그 대외 정치성에 대해 반감을 극심하게 품고 있는 우리 한국인은
그러나 일본에 대한, 역사와 정치에 대한 반감과 문화와 근대성에 대한 당위적 필요성과 가치를 구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몸서리치게 반감을 가지면서도 우리 한국인은 친구들과 일본식 선술집에 모여 오뎅 국물에 사케를 마실 수 있으며, 애인을 위해 유부초밥 도시락을 쌀 수 있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가장 힘이 센 것입니다
문화는 어떤 적의도 상쇄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라는 것은 상호교통을 통해 교류하여 서로의 생활의 안락과 윤택을 고조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문화하는 것은 어떤 강요나 강압에 의해 전파될 수 없는 것입니다
문화는 기호의 문제입니다
초밥이 맛이 없고, 삼각김밥이 혐오스럽고, 엑스재팬이나 라우드니스의 리사 오노나 유키 구라모토, 티스퀘어, 카시오페아, 패리스 멧치 등의 음악이 소음에 가깝고 이와이 슈운지나 신카이 마코토나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가 별볼 일 없다면
우리 한국인들은 더욱이 그것을 애호할리가 없습니다
문화에 대한 시각과 입장에서 정치성을 배제할 것을 간곡히 호소하며 제안합니다
- 이 글은 퇴고 없이 20 분 동안 쓰여진 글로 여러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만 향후 이런 형태로 글을 계속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