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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25 11:57
[기타] 누란의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한 명나라 여인
 글쓴이 : 응룡
조회 : 1,370  

결초보은(結草報恩)하리라. 오늘도 곱디 고운 비단에 “보은(報恩)”이라 수를 놓았다.
금무늬(錦緞)로 새겨진 글을 어루만지며, 조선의 한 선비를 또 그려 본다. 
이렇게 새긴 금단이 한 방 가득히 쌓여 간다.  

“조선인 홍 순언(洪純彦)”이라는 이름 석자. 
부녀자의 생명인 정조와 가문을 지켜 주신 분, 은부(恩父) 홍 순언을 한 순간도 잊을 길이 없다.
해마다 조선에서 오는 사절단을 기다려도, 사람을 놓아 애타게 찾아 보아도 소식이 없다. 
 

▲ 조선을 누란의 위기에서 구한 홍순언     

한어 역관 신분의 홍 순언이 절사(節使)행차를 따라  명나라에 들어 간 것은 선조 때이다. 국가의 중차대한 사명을 띠고, 명나라에 도착한 사절단 중 홍 역관은 시중을 배회하다가 ‘은 천량이 없으면 함부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는 현판이 걸려 있는 기생집(靑樓)을 발견했다. 

홍 역관은 이처럼 비싸면 필시 여자는 경국지색일 것이며, 미인이라면 천량인들 무엇이 아깝겠느냐는 생각에 청루에 들었다. 명나라 탕자들도 값이 비싸 감히 출입을 할 수 없는 거금이었다.

홍 역관이 만나 본 여자는 창가(娼家)의 여자가 아니라 시랑(侍郞) 벼슬을 가졌던 이의 딸이었고 자색(姿色)과 재화(才華)가 출중하였다. 가세가 기우러 부친이 돌아갔으나(다른 기록에는 횡령으로 구금) 장례를 치룰 수 없는 형편이 못되어 몸을 팔아 이에 충당하고자 한다는 말을 들은 홍 역관은 측은한 마음에 돈을 내어 깨끗이 도와주고 관계를 맺지 않았다. 이 일로 인해 홍 역관은 귀국 후 공금 축낸 죄로 구금된다.

한편 그녀는 청루를 그만두고 본가에 돌아온 후, 상서(尙書) 석성(石星)의 계취(繼娶)가 되었고 홍 역관의 은덕을 잠시도 잊을 수 없었다.  
금단을 짜서 매 필 마다 “보은(報恩)” 두 글자를 수놓으며 매번 인편에 애타게 찾기를 해마다 하였다.
이 즈음 임진란이 일어나고 조선은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 원조를 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홍 역관이 사신을 따라 또 명나라에 가게 되었고, 석성(石星)이 그 때 병부상서(兵部尙書)가 되어 있었다.  

석성은 홍 역관의 높은 의절을 부인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녀는 홍 역관이 중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힘써 주선해 줄 것을 소원했다. 
석 상서가 황제에게 간구했고, 황제는 제독 이여송과 장졸 수만을 파병, 조선을 구해주도록 하였다. 
이로써 조선은 왜구로부터 누란의 위기를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앞서 조선은 2백여 년간 명나라 태조실록과 대명회전에 
이성계가 고려의 권신 이인임의 아들로 되어 있어, 여러 차례 고쳐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명나라에서는 이를 거절하다가 선조 17년(1584)에 바로 잡게 되었다. 
이를 종계변무(宗系辨誣)라 하는데 이 또한 석성이 예조상서로 있으면서 이를 처결하는데 
그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기록은 성호사설 제9권 인사문(人事門)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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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페디엠 18-04-25 17:26
   
어릴때 만화책과 비사 같은데에서 봤었던 내용인데
이렇게 다시 글을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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