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벌...
지금의 어디 인지는 잘 모르지만(찾아 보면 나올겁니다...) 벌... 벌판 입니다.
소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과 전투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 일까요?
요새 같은 곳이 적당하죠.
요새 같은 곳은 여러가지 경우가 있긴 하겠으나, 벌판만은 아닙니다.
김유신이 이끌던 부대가 벌판으로 가는건, 군량미를 배달하러 가는것이든, 아니면 싸우러 가는것이든 상관 없습니다.
이미 병력 숫자만으로도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겨우 3천의 병력에 김유신 부대는 오도가도 못하고 그대로 멈춰 섭니다.
며칠이나 멈춰 섭니다.
결사대... 라는 단어를 좋아하실 분들이 있는데...
아주 최근에 결사대가 있었죠.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에...
카미카제... 특공대..
그뿐인가요? 죽창들고 탱크를 향해 돌격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있긴 했어요. 북괴의 탱크를 향해 몸으로 방어하던...
결과는 어떤가요? 아주 처참합니다.
결사대가 되면 일당백은 문제 없나요?
아닙니다.
결사대건 뭐건, 물리적인 차이를 극복하려면 전략 전술.. 지리상 잇점, 시간상 잇점 같은것들이 필요해요.
그런데 벌판이라 이겁니다. 무슨 지리적인 잇점 찾기엔 애당초 틀린 곳입니다.
벌판이기 때문에 다이 다이로 붙어야 하는 곳이에요.
5만대 3천...
16:1의 싸움이죠.
게임이 안되는 싸움이에요. 3천 병력을 가진 장수라면 뒤로 물러나 다른 장소에서 기습을 한다거나 해야 합니다. 그런데 계백은 벌판에서 맞섭니다.
그리고 그 이상한 숫자 싸움에 김유신은 아무런 힘도 못쓰고 며칠을 그자리에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건 군량비 배달 하러 간 장수가 아니면 설명이 안되요.
군량미라서 벌판으로 갔고(산 넘고 물건너기 힘들잖습니까?) 계백은 보급병들이라 벌판에서 맞서는 겁니다.
전투병이면 거기서 맞서면 안되는거에요.
1차 나당 연합군의 고구려 공격에서도 김유신은 군량미를 배달하러 갔습니다.
하지만 백제와는 영 딴판인 곳이죠.
신라에서 어디로 가든 벌판인 곳이 없어요.
그래서 김유신 전기에 보면 언덕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가 후퇴합니다.
무슨 고구려 수비군과 싸우다 후퇴한게 아니에요.
그냥 언덕들... 과 힘겨운 싸움을 하다가 후퇴합니다.
이 고난의 과정이 김유신의 전기에 있습니다.
또 하나.. 백제의 대응...
나당 연합군이 도착하자 백제에서는 회의를 열고 모든 병력을 기벌포로 향하게 합니다.
기벌포는 백강 하구의 포구로 소정방의 15만 대군이 도착하는 곳이죠.
그럼 신라는 왜 대응을 안했을까요?
계백에게 가서 지키라고 한적이 없어요.
그냥 당나라 부대만 막으면 신라군은 되돌아간다고 했습니다.
5만 병력인데? 되돌아간다구요?
역시 보급병들이라 되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걸 아는겁니다.
전투병이면 되돌아갈리가 없죠. 전쟁하러 왔는데...
그 회의 결과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계백은 거의 사병에 가까운 병력만 데리고 황산벌로 갑니다.
그리고 또... 있죠. 그 근거가...
소정방은 부여에서 김유신의 목을 벤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약속에 늦어서 입니다.
소정방이 전투를 많이 했을까요?
아닙니다. 기벌포로 보낸 백제군의 대다수는 변변한 싸움도 못하고 다 항복했습니다.
그냥 전진만 한게 소정방입니다.
아마도 병력의 차이가 너무 커서 항복한게 아닐까 싶지만.. 뭐 이건 논점도 아니니까...
백제군의 주력이 이미 끝장난 상황.. 소정방의 15만은 건재한데..
부여에서 김유신을 기다립니다.. 왜?
김유신이 주인공이니까 테잎 절단식이라도 하려고요?
아닙니다. 밥을 기다린거죠.
15만 대군이 잇으면 뭐 합니까? 밥이 없는데....
그래서 소정방은 화가 나서 김유신의 목을 베려고 합니다. 그걸 후에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가 막아섰던걸로...(역시 김유신 전기에 나옴...)
뭐 밥때문이 아니라고 칩시다.
5만이 전부 전투병이라고 쳐요.
그럼 과연 소정방이 김유신의 목을 벤다고 소리칠 수 있을까요?
5만 대 15만의 전투라면 확실히 소정방이 유리하긴 하지만..
사령관 목이 달린 일인데, 어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게다가 소정방군대는 먼길을 온상태고요.
감히 그런 소리 못합니다. 전투병 5만이 두눈을 뜨고 있는데 어찌 그런 소릴합니까?
5만의 병력이 전투병이 아니니까 그런 소릴 한겁니다.
김유신 목하나 베어도 끽소리 못낸다... 이걸 아니까요.
김유신이 쌀배달이나 다녔다는 것에 자존심이 많이 상한것 같은데요.
왜 거기서 자존심을 찾습니까?
정말 자존심을 찾으려면, 3천 대 5만의 싸움도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는 김유신... 에서 찾으셔야죠.
김유신이 얼마나 졸장이면 16:1의 숫적 우위에도 시원하게 못이깁니까?
이순신은 그 반대 상황인데도 이겼는데...
이순신이 이겼던 그 해전은 이순신이 장소를 물색하여 기다리던.. 이른바 함정입니다.
만약에 넓은 바다에서 싸웠다면 이순신도 승산이 없었을거에요.
김유신은 넓은 바다에서 싸운 셈이에요. 벌판이거든요.
벌판에서 16:1 의 숫자로 시원하게 이기지도 못한 김유신....
여기서 자존심을 찾아야죠. 겨우 쌀배달에서 자존심을 찾습니까?
쌀배달이 백배는 나은 일입니다.
손 안대고 코푸는 거잖아요.
여러분이 잘 아는 유성룡의 최대 임무가 뭡니까?
명나라 부대 밥 안굶기기...
이건 잘 아시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