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뽕아님.
이민수 「645년 당(唐)의 고구려(高句麗) 원정군 규모 추산」한국상고사학보 100, 2018 맺음말 발췌
645년에 발발한 1차 고구려(高句麗) - 당(唐) 전쟁 당의 고구려 원정군은 태종의 6군,
이세적(李世勣) 의 요동도 행군(遼東道行軍), 장량(張亮)의 평양도행군(平壤道行軍)으로 구분할 수 있다.
644년 11월 당이 처음 고구려 원정군을 편성할 당시 요동도행군은 6만명 이상, 평양도행군은 4만 3천명으로 두 행군에 속한 총관(總管)의 총인원은 16명이었다.
그러나 이후 2개 행군에 속한 총관과 병력의 규모는 증원되었다. 평양도행군의 경우 기본의 총관 편성 명단에 없었던 총관(구효충,고신감)
의 존재들과 수군이 7만명이라는 기사는 평양도행군이 3만 명이나 증원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비교적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는 요동도행군 규모의 경우 당대의 행군제도가 참고된다. 『통전(通典)』 등에 의하면 대장군(大將軍)이 출정 할 때는
당의 1군의 규모는 2만명으로 명시하였으며, 구체적으로 보군(步軍) 16,000명과 마군(馬軍) 4,000명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645년 당나라 이세적이 거느린 요동도행군에는 대장군급 총관은 5명(장사귀,집실사력,아사나미사,계필하력,장검)으로 이들이
각각 하위의 마-보 총관(장군예,강확,오흑달,국지성,강덕본,장대상,정인태,안현화 등)을 거느렸다. 이에 따라 요동도행군의 총관 숫자는 15명이며
규모는 10만 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주필산 전투에서 요동도행군 총관이 14명이었으며, 태종이 정주에 있을 당시 요동도행군을 두고 10만 명으로
지칭한 것과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태종의 6군에는 대총관급으로 확인되는 26총관을 거느린 정1품 장손무기 , 24군을 거느린 정4품 병부시랑 양홍례 ,
다수의 하위 총관을 거느렸던 것으로 보이는 정2품 보국대장군(輔國大將軍) 유홍기가 전군대총관(前軍大總管)으로 있었다.
그리고 행군총관급으로는 종1품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인 좌1마군총관(左一馬軍總管) 위지경덕(尉遲敬德), 정3품 이부상서 양사도 ,
정3품 우무후대장군(右武侯大將軍) 우진달 등의 고관대작들이 포진해 있었다.
『당육전(唐六典)』에 기재된 절충도위(折衝都尉)급 총관이 5천 명을 거느린다는 내용을 참고하여 양홍례가 거느린 24군을 12만 명으로 보았다.
그리고 장손무기가 거느린 마보26초관은 요동도행군의 1.7배인 17만 명 , 이세적과 관품이 대등했던 유홍기는 10만명 정도를 거느렸던 것으로 파악하여
6군의 규모를 약 40만명으로 추산하였다.
645년 고구려 원정군의 규모는 요동도행군 10만 명, 평양도행군 7만 명 그리고 태종이 거느린 6군의 규모는 약 40만명으로 도합 약 57만명에
이른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당이 고구려 원정에 국내외적으로 100만 명을 동원했다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상당한 규모의 대군을
동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거론할 수 있다.
첫째, 주변의 적성 국가를 멸망시키거나 복속시킨 까닭에 절충부의 병력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었다.
둘째 , 부족한 병력을 돌궐(突厥)등의 178만명에 달했던 胡들로부터 충당할 수 있었다.
645년 편성된 당의 고구려 원정군에는 장손무기를 비롯해서 6부의 상서(尙書) 중 무려 4개 부의 상서(병부-이세적, 예부-이도종, 이부-양사도, 형부-장량)가 참전하였고,
이들 외에도 종3품~정3품 이상의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대거 참전하였다.
이처럼 태종 자신은 물론 고관대작들이 대거 참전한 만큼 원정 규모 또한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는 태종에게 있어 고구려 원정이 다른 원정보다
중요했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원정군 편성은 당의 역대 대외원정에서 유일하였다.
645년 고구려 원정군에는 당이 건국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계기였던 진양거병과 태종이 황제에 오룰 수 있었던 현무문의 변의 주역들
그리고 정관의 치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능연각 24명 훈신의 생존자 12명 중 5명이 참전하였었다. 태종의 돌궐 정벌이 대장군급 6명에 10만여명인데 비해
645년 고구려 원정군은 태종 자신의 친정은 물론 대장군급이 6명을 훨씬 상회하고 4개 부의 상서들도 참전하였으니, 그 규모는 거대할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