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공장 탓에…" 기아차 K5 유럽수출
낮은 생산성 물량부족 심해… 올 상반기서 9월로 늦춰져
기아차가 중형 세단 K5의 유럽 수출 일정을 올 상반기에서 9월로 미뤘다. K5를 생산하는 경기도 화성공장의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현재의 내수와 수출물량도 겨우 감당할 만큼 생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3일 기아차에 따르면 유럽에 수출될 K5의 이름은 미주지역과 같은 옵티마로 정했으며, 수출은 9월부터 시작한다. 당초엔 올 상반기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생산량이 달려 일정을 뒤로 미룬 것이다.
K5는 현재 중국 장쑤성 옌청(鹽城)공장과 국내 화성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옌청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전량 중국 내수용이며, 화성공장 생산량으로 내수와 북미, 중남미·중동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대고 있다.
K5는 미국시장에서 지난 1~2월 판매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 옵티마에 비해 54%가 많았다. 국내 시장에서도 주문을 한 뒤 새 차를 받기까지 3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할 만큼 물량이 달린다.
이는 K5의 인기가 좋은 것도 한 이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기아차 화성공장의 낮은 생산성 때문이다. 최근까지 화성공장의 시간당 생산 대수는 40대. 기아차 미국·슬로바키아 공장의 시간당 59~60대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차종에 맞춘 수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K5 생산이 시작되자 수요가 폭증했다. 회사측은 작업량을 더 늘려 수요를 맞추려고 했으나 노조는 "그러려면 작업인원을 더 늘려달라"고 1년 가까이 버티며 기존 생산 대수를 고수하는 바람에 공급 부족 사태가 계속된 것이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8일 시간당 생산 대수를 10% 정도 더 늘린 44.4대로 올려, 매월 1500대를 더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시간당 생산 대수를 10% 늘리더라도 지금까지 적체된 수요를 해소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도 K5를 생산하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가 인기모델인 K5의 미국 현지 생산을 반대하고 있어, K5의 미국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