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낙랑국의 위치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낙랑국의 위치는 어디인가? 낙랑국에 대하여 기록한 중국 사서는《후한서》<동이열전>과 《삼국지》<오환선비동이전>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낙랑국의 위치를 알아보기 위하여 우리는 이 두 기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이 두 문헌은 모두 중국의 정사(正史)이다. 그러므로 신뢰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앞서 밝히겠다.
우선 《후한서》<동이열전>에 따르면, 한(韓)의 북쪽과 예의 서쪽에 낙랑이 있으며, 고구려의 남쪽에 조선이 있다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개념도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다음은 《삼국지》<오환선비동이전>을 살펴보겠다. 이 기록에 따르면, 한(韓)의 북쪽에 대방이 있으며, 예의 서쪽과 고구려의 남쪽에 조선이 있다고 한다. 이를 개념도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우선 여기에 나오는 대방국은 후에 낙랑국에서 독립한 소국이라는 것을 알아두자. (이는 나중에 밝히겠다)
위의 기록들을 보면 모두 '조선'이라는 나라가 공통된다. 이에 대하여 일부 인간들은 기록의 조선이 낙랑군의 군현인 조선현을 말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만약 기록의 조선이 고작 낙랑군의 일개 현이었다면 조선을 다른 국가들과 대등하게 기록할리가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 서울이란 도시가 있다고 해서 한국을 서울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기록의 조선은 낙랑군의 조선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낙랑국의 별칭으로 보아야 타당하다. 즉, 낙랑국은 스스로를 고조선의 후예임을 자칭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전제로 개념도를 다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알겠지만, 예는 현재의 강원도 지역에, 한(韓)은 한반도 남부에 비정된다. 그렇다면 낙랑국의 위치는 지금의 황해도-평안남도 일대일 것이다.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하여 고구려의 기록을 살펴보겠다. 앞서 밝혔듯이 낙랑국의 위치는 고구려의 남쪽이다. 그렇다면 고구려의 남쪽 경계는 곧 낙랑국의 북쪽 경계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삼국사기》<고구려본기> 태조대왕조의 기록이다.
4년(서기 56) 가을 7월, 동옥저를 정벌하고 그 땅을 빼앗아 성읍으로 삼았다. 국경을 개척하여 동으로는 창해, 남으로는 살수에 이르렀다.
고구려의 영토가 남쪽으로 살수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살수에 관해선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만주의 소자하라는 설이 있고 북한 청천강이라는 설이 있다. 현재 학계에서는 청천강이 살수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만주의 소자하라는 설도 내가 보기에는 설득력 있으나, 우선 통설을 존중하여 살수를 청천강으로 비정하겠다.
그렇다면 낙랑국의 위치는 북으로 고구려와 청천강을 경계로 하고, 동으로는 예와 강원도에서 접하며, 남으로는 한(韓)과 접할 것이다
낙랑국지도
이를 증명하는 기록은 《삼국사기》에 또 나온다. 다음은 <고구려본기> 대무신왕조의 기사이다.
27년(서기 44) 가을 9월, 한나라 광무제가 병사를 보내 바다를 건너와서 낙랑을 정벌하고, 그 땅을 빼앗아 군현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살수(薩水) 이남이 한나라에 속하게 되었다.
한(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