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계기로 일본인 노마 히데키씨가 쓴 <한글의 탄생>이란 책을 읽어보았는데요
한글의 의의 및 한글창제의 의의에 관해 제가 읽어본 책들 중에서 가장 잘 쓴 책인 것 같네요.
관심있는 분은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소개드립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다음 블로그가 잘 정리했네요(검색하면 다른 분들의 리뷰도 많습니다)
한글의 탄생 - 노마히데키지음/김진아외2명옮김/돌베개 ::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bpj0002&logNo=120170524310
---------------(코멘트에 대한 응답)
제가 언어학이나 국문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냥 훈민정음 즉 한글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책들이 있으면 종종 읽어보는 편입니다. 한국사람들은 한글이 우수한 문자체계라고 알고는 있습니다만 가령 외국인 누군가가 "왜 우수하지?"라고 물으면 대답할 논리를 많이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갘습니다. 뭐 대개 외국의 어느 학자가 칭찬했더라 그러니까 좋은 문자다라는 식이지요. 아니면 표음문자, 음소문자 등등 기초지식 범위에 머무는 경우가 많을 듯 싶습니다.
<한글의 탄생>은 이 "왜?"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깊이있고 체계화된, 그리고 가장 세련되고 정확한 답변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2010년에 일본어로 처음 발간된 것 같고, 2011년 말경에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 최신작입니다. 더구나 일본 독자들에게 한글이란 어떤 문자인가를 설명하려는 입장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일본인들의 한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유도하는데 매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국문학자들이 왜 이 정도 수준의 연구를 못내놓고 있는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책의 내용에 동의하든 않든 한글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필히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추가)
이 책을 읽다가 "한글이 우수한 문자체계이다+ 조선시대에 이 한글이 많이 사용되었다라고 보통 주장되는데. 그렇다면 왜 조선은 그리 발전하지 못했나?"라는 평소 의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다음과 같은 답변이 생각났습니다.
조선시대 한글이 어느 정도 보급 되었지요. 그런데 당시 기록방식은 필기이지요. 그런데 붓으로 쓰는 방식은 한글이나 한자 사이의 차별성을 별로 부각시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구나 띄어쓰기나 맞춤법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한자가 더 의사전달에 용이한 면이 있었을 것입니다. 즉 필기방식의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한글의 우수성이 상대적으로 잘 부각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문자입력방식은 필기에서 자판입력으로 변화했지요. 여기서부터 한글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내용 중에 한국에서는 1949년 공병우 타자기가 처음 보급된 이래 타자문화가 급속히 발전했는데, 일본에서는 타자문화가 전혀 발전되지 못했다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사실 일본의 경제력이나 기술을 생각한다면 타자기문화나 컴퓨터 문화가 한국보다 더 발전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그 반대이죠.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문자의 차이 때문이겠지요.
뭐, 이런 점은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겠습니다만, 직관적으로 아는 것에 그치지 것과 논리적으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겠지요. <한글의 탄생>은 한글의 우수성, 그리고 세종대왕의 위대함을 여러 각도에서 다시 음미하게 만드는 풍부한 생각의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 점이 제가 이 책을 권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