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들 읽어보면
옛날에 김진명이 쓴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같은 對일본관이나 민족주의 정서를 많이
보는데요.
욕 먹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본에서 혐한정서가 붐이 되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한국 네티즌들이 무슨 움직임을 보이고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의 역사교과서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언급하고 압력을 넣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일본인들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별로 효과가 없고, 그런 행위를 함으로 인해서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수정하지 않고요,
평화헌법도 마찬가지고요, 한국정부가 압력을 넣어서 일본정부를 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 일본의 시민단체들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요...
저는 직업이 일본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자주 왕래하고 대학 시절 길지는 않았지만
일본에 살았던 경험도 있습니다.
거기서 피부로 접했던 일본은 결코 우경화, 극우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여러분들, 아시는 가 모르겠는데 일본공산당이라는 단체가 일본 지방정부에 소수지만
의석을 갖고 있고, 일본우경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언을 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지요?
오히려 저는 이렇게 일본의 시민세력, 양심세력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그냥 한국정부는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도와주는 거고요.
실례로 저번 총선에서 <신풍회>라는 극우정당이 <9조회>(설명:헌법9조를 지키는 모임이 만든 정당)라는
시민단체계열 정당에게 졌습니다. 두 정당 모두 의회진출은 실패했지만, 일본사람들도 생각이라는 게 있고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교과서라든가 동북아문제에 대해 정부에 문제제기도 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정부나 한국시민단체가 자꾸 어떤 퍼포먼스를 취하면, 그것이 결코 득이 되지 않아요
100% 마이너스입니다.
이건 단순히 평범한 일반인인 저의 주장이 아니라 세종대학교 일문과 교수님이시자 <화해를 위해서>라는
한일관계 관련 서적의 저자이신 박유하 교수님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제가 쉬운 비교를 해보면, 남북관계를 예로 들어볼게요.
마냥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이 이제 냉전은 그만하고 화해하고 협력하자. 언제까지 대북강경책으로 일관할거냐 오히려 마이너스 아니냐 이런 충분히 상식선에서 나올 수 있는 주장들을 얘기한다고 할때,
만약 북한이 나서서 무슨 말도 안되는 대남비난조의 성명이라든가, 미국 식민지라든가, 온갖 필터링 되지 않은 전투적 단어들을 써가면서 한미동맹 보다 남북협력을 중시해라 라는 말을 했을 때 그걸 한국정부가 곶이 곧대로 듣겠습니까?
오히려 남북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단체들 병X 되고, 그런 주장을 했던 정치세력이 병X되는 겁니다.
이런 정치적 순환체계가 고스란히 한일관계로 치환될 수 있어요.
일본의 시민단체나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정치세력들은 어떻게든 좋은쪽으로 가져갈라고 하는데, 한국정부
나 한국시민단체들이 과도한 퍼포먼스...대일비난성명, 손 가락 자르기, 대마도 관련 발언 등등 그런 것들
해버리면 정말로 득이 아니라 마이너스입니다...
제가 필력이 딸려서 이만 마치려하는데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일단 한국 네티즌들이 냉정을 되찾고 그냥 혐일발언을 하지 마세요.
충분히 상식적인 얘기만 하고 상대에게 빌미를 줄만한, 짐승에게 먹이로 줄만한 사료를 만들지 말고,
정부도 일본이 뭔 짓을 하건 그냥 마이웨이로 나가고, 상호간에 합의되는 부분에 관해서만 일을 진행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어느정도 냉정을 차리고 그렇게 일본과 차분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게,
한일관계 중시하는 일본내 정치세력, 그리고 평화적 시민단체들이 힘을 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길입니다..
그런 토양을 만들어주기 위해 저는 독도에 대해서 일본어민들에게 어업권을 허용해주는 것도
과감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제는 햇볕정책을 북한이 아니라 일본한테 써서 양국관계를 정말 신뢰와 협력의 반석 위에 서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하아...막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