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삼한은 우리가 보통 알 듯 마한 진한 변한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점차 고구려, 백제, 신라를 통칭하는 용어로 변용되어 사용되었습니다.
고구려 왕족 출신인 고현의 묘지명에서 고현을 요동삼한인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을 보아, 고구려에서도 삼한은 '고구려, 백제, 신라'를 일컬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당 고종의 조서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를 '삼한'이라고 지칭하거나, 고연수와 고혜진을 '마한 추장'이라고 일컫는 등, '삼한'이란 말은 고대 한반도 남부의 마한, 진한, 변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고구려, 신라, 백제의 의미로 완전히 대체되었습니다.
그 이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래로 고려, 조선에서도 정통성을 강조할 때 마다 삼한일통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고려의 통일 이후 발해유민까지 흡수 되면서 더 이상 한민족의 분열이 종식되었다는 '삼한일통'의 의미를 강조할 필요성이 없어지자, 점차 '한'이라는 말보다는 한국을 나타낼 때 '해동' 이라던가' 동국'이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였습니다.
그러다 1897년 대한제국을 건국할 때 정식으로 '대한'이라는 말을 사용했죠.
이때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것은 '대한'의 '대'가 자뻑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고종실록에는 '대한'의 의미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한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이름이며,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한을 아우른 것이니 큰 한이라는 이름이 적합하다…"
즉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을 작은 한, 즉 '소한' 으로 보면 그 세 나라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대한제국은 큰 한, 즉 '대한' 이라는 의미로 쓴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국호인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서 유래한 국호이니만큼 '대한'의 의미를 그대로 쓰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스스로를 '대일본 제국' 중국이 '대명 제국' 등등으로 쓰던 자뻑의 의미인 '대'와는 다른 의미로 쓰인 것입니다. 그러니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정식국호에 '대'라는 말이 포함된 것이지요.
요컨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는 고조선 이래로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의 정통성을 아우르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입니다.
사실 전 몰랐거든요...'대'가 스스로가 대국이라는 자뻑의 의미인 줄로만 알았지...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름은 잘 지었어요. 최소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보다는 낫죠. (애시당초 거기는 조선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니고 인민도 없고 공화국도 아닌데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아무튼 이 사실을 알고나니 우리나라 국호가 더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