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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18 19:56
[세계사] 터키 트로이 유적지 트루바
 글쓴이 : yj12
조회 : 2,091  

고고학을 대중적인 관심의 영역으로 이끈 사람들 중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처럼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정통 고고학자 출신이 아닌 그가 어렸을 적 가졌던 꿈을 잊지않고 실현시켰을 때 사람들은 그가 이룬 결과보다 그의 삶에 더 관심을 가졌다.  
물론 신화와 전설로만 기억돼 온 도시를 태양 아래 현실로 불러낸 결과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 독학으로 무려 15개 국어를 학습해서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된 배경과 나이 마흔에 사업을 정리하고 고대도시 발굴에 제2의 인생을 펼쳤던 그의 열정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슐리만이 발굴한 트로이 유적터. 형성 시기가 각기 다른 도시의 흔적이 층층이 쌓여있으며 지금도 발굴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제공 터키대사관 
● 고대에 대한 열정 
슐리만이 쓴 책 ‘일리오스’(1881)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이 책을 먼저 내 자신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그것은 자만심이라기보다는 내 인생의 후반기에 진행되었던 발굴 작업이 어린 시절에 받았던 여러 감명에 의해 크게 좌우되었으며 동시에 그것의 필연적인 결과였음을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기 때문이다.”  
그의 고백대로 트로이의 발굴은 그의 삶에서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슐리만은 독일 노이부코에서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작은 마을이긴 하지만 전설과 사건들이 많았던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낸 슐리만은 늘 상상과 신화, 전설의 세계에 탐닉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사준 크리스마스 선물인 세계사책에서 트로이전쟁에 관한 삽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어린 슐리만에게 삽화는 현실이 되었다. 상상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아버지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성공해서 반드시 이 잊혀진 도시, 트로이를 찾아낼 것이라고 결심했다. 그로부터 43년이 흐른 후인 1873년 그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의 무기는 독학으로 습득한 15개국 언어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일리아스’. 마치 참고서처럼 일리아스의 이야기를 근거로 기존의 고고학자들이 트로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해왔던 터키의 부나르바시 지방을 포기하고 히사를리크를 새로운 후보지로 확신하게 되었다. 부나르바시는 가파르고 경사가 심해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추적하기 위해 세 번이나 성을 돌았다는 묘사와 맞지 않고, 또 트로이의 승리가가 바닷가에 있는 아가멤논의 막사에까지 들리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 때문이었다.
슐리만의 공과(功過)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 출간된 ‘트로이, 잊혀진 신화’ 같은 책에서는 정작 슐리만이 진짜 트로이는 유적발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파괴해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적이 발굴된 트로이는 터키 이스탄불의 아래쪽에 있다. 실제 마을 이름은 트루바(Truva). 현지에서는 히사를리크 트루바라고 해야 쉽게 통한다. 이스탄불에서 자동차로 8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이스탄불은 우리나라에서 직항편이 마련되어 수도인 앙카라보다 더 잘 알려진 도시이다. 실제로도 동서양의 교차로, 또는 중세와 근대가 공존하는 곳으로 평가받는데 로마와 비잔틴, 오스만제국 등 거대한 세 제국의 수도이기도 했었다. 1600여년 넘게 제국들의 수도로 군림해온 이스탄불에는 토프카프궁전과 아야 소프야(성 소피아성당), 블루 모스크 같은 화려하고 신비로운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터키를 찾는 관광객들 중 지적인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들은 이런 화려한 모습의 도시보다 신화 속의 바로 그곳, 트로이에 관심을 기울인다. 터키 정부는 그런 관광객들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이곳에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놓았다. 마치 ‘일리아스’에 나오는 바로 그 목마인 것처럼….
트로이 유적지 입구에 마련된 트로이의 목마 모형. 지상 6층의 높이의 이 모형은 ‘일리아스’ 등에 묘사된 크기와 모양을 참조해 만들어졌다.사진제공 원여행클럽
 
● 신화와 전설이 현실로 돌아온 곳, 트로이
 
트로이전쟁은 기원전 13세기경 미케네 시대 말기의 그리스인이 소아시아의 트로야를 공격한 전쟁이다. 호메로스가 쓴 그리스 최고의 서사시인 ‘일리아스’는 이 전쟁이 세 명의 여신에서 비롯되었다고 읊는다.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가 황금사과 한 알을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지혜의 여신 아테네, 그리고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사이에 던져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가지라고 충동질했다. 루벤스가 그린 ‘파리스의 심판’에서 그 모습을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여신들은 서로 미모를 뽐냈고 저마다 자신들을 선택하면 아름다운 여인, 지혜, 그리고 권력을 주겠다고 했다. 시험에 든 사람은 파리스. 바로 트로이의 왕자였다. 그는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줬고 그 덕분에 스파르타의 왕비였던 절세 미녀, 헬레네를 빼앗게 되었다. 전쟁이 뒤따른 것은 당연했고 10년 동안 계속된 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은 헬레네의 남편 메넬라오스, 트로이전쟁에서 죽을 운명을 지닌 아킬레우스, 냉정하고 침착한 영웅 오디세우스가 중심을 이루어 아가멤논의 인솔하에 활약하게 된다.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가 생각해낸 독특한 책략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를 이용한 전략이다.  
슐리만이 트로이의 유적을 발견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신화나 전설 쯤으로 여겼다.  
트루바에 촌락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년경으로 추정된다.
한때 에게해 교역 중심지로 번영하기도 했지만 멸망을 거듭해서 모두 9개층에 이르는 도시 유적을 형성하게 되었다. 좁은 면적에 시대를 달리하는 9개의 도시가 포개져 있는 형국이다. 어느 층이 트로이전쟁의 무대가 된 도시인지를 정확히 밝히려면 다른 모든 도시층을 걷어내야하는 유적 파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발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트로이 유적의 입구는 약 5㎞에 달하는 진입로에서 시작된다. 입구에서 50m 정도 들어가면 기원전 3000년경부터 기원전 350년까지 시대를 달리하는 대규모 유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유적은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중심지는 히사를리크 언덕.
언덕은 한쪽 면의 길이가 233m이며 높이 50m인 사각형의 모양이다. 언덕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건설했다고 전해지는 아테네 신전의 장방형 비석이 남아있다. 약 5㎞ 정도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정면으로는 다시 황색의 평원이 펼쳐져 다르다넬스 해협과 맞닿아 있다.  
히사를리크 언덕에는 시대를 달리하는 신전과 주거지, 지하 저장고와 소극장 오디온 등이 일부 복원되어 있다.  
전문 가이드의 안내가 아니라면 어디가 로마시대에 형성된 층이고 어디가 트로이로 추정되는 층인지 알 수 없는 돌담 투성이이기도 하다. 각기의 성채엔 로마자로 층을 표시해 놓았고 ‘왕궁으로 오르는 길’이라고 명명된 곳을 지나도 왕궁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돌담 사이에 난 푸른 잔디만 이방인을 맞을 뿐이다.  
그나마 찾기 쉬운 흔적들은 고대의 신전 기둥을 받쳤던 태고석(太鼓石)이나 기단부 정도. 하지만 이 흔적만 남은 도시, 트로이를 탈출한 아이네이아스는 훗날 이탈리아 반도에 안착하면서 로마제국의 기틀을 닦게 된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유연한 연결도 트로이 유적에서 그 궤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셈이다.  
트로이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슐리만에 의해 상당부분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탄불의 국립고고학박물관에서는 아직도 그 찬란했던 문명의 일부를 더듬어볼 수 있다.
여행칼럼니스트 nolja@world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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