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조(二條)성은 1606년 완공된 도쿠가와 막부 쇼군(將軍)의 성(城)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를 에도(江戶・지금의 도쿄)에 두었기 때문에 니조성은 치소(治所)의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평정할 무렵에 만들어진 성이다. 때문에 전국(戰國)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성들에 비하면 해자(垓字)의 폭이 좁고 천수각(天守閣)도 높지 않다.
본관이라고 할 수 있는 니노마루 궁전으로 들어가면 무사 대기소가 나온다. 호랑이와 표범의 그림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건물에 학(鶴)이 그려져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역시 무사의 나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건물의 마루는 ‘휘파람새 복도’라고 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걸쇠와 복도를 지탱하는 못이 닿으면서 휘파람새가 지저귀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닌자(忍者)의 침입을 알아챌 수 있도록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는 속설(俗說)이 있다.
니노마루 궁전의 주실(主室)인 대형실에는 마지막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德川慶喜)와 다이묘(大名), 중신(重臣)들의 실물 크기 인형들이 있다.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통치권을 천황에게 반납하는 대정봉환(大政奉還)에 앞서 1867년 10월 13일 다이묘와 막부 중신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이다. 10월 15일 천황은 쇼군의 상주(上奏)를 수락했다. 메이지유신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출처] 일본 역사기행- 메이지유신과 하기(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