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고조선을 B.C 7세기로 잡는 것도 높게 잡는겁니다.
요령지방의 청동기문화의 시작을 교과서에서 기원전 15세기로 잡지만은, 이건 청동기문화의 시작이라는 거지 이것이 곧 청동기의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무문토기의 사용 유무 + 아주 간단한 소형 청동용구들의 사용유무에 청동기시대의 시작이라고 하는 거지요.
물론 청동기가 발견이 없고, 무문토기의 시작 그 자체를 청동기시대로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제쳐두고, 기원전 15세기는 엄연히 따지면 청동기시대의 시작이라 할 수도 없어요.
본격적인 시작은 기원전 1000년기 전반이고, 이 시기나 되야 본격적인 청동기시대의 돌입이라고 학계에서 입을 모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절대적인 연대가 아니에요.
요령지방 그 중에서도 더 선진적인 요서지방에서의 비파형동검문화의 시작을 일반적으로 기원전 9~8세기 사이로 잡기는 하지만, 이건 절대편년에 의거한 것이 아니고, 상대편년에 의거한 연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저 연대가 맞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어요.
비파형동검문화의 상대적 편년은 어떻게 구했냐면은 노로아호산 이북에 있는 하가점상층문화 남산근유형의 남산근M102호 무덤에서 나온 유물조합에 의거한 상대편년입니다.
남산근 M102호는 은말주초의 청동예기가 출토되기 때문에 그 절대적 편년을 알 수가 있죠.
그리고 남산근M102호에 나오는 유물이 조양 십이대영자 유형에서도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하지만 꼭 유물조합이 같다고 그것이 같은 시대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십이대영자에서 나온 유물들이 후대에 이 곳으로 오면서 묻힌 것일 수도 있기에 꼭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는 거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반적으로 국가 형성은 청동기시대 이후라고 하지만은, 그렇다고 청동기시대라고 무조건 국가라는 것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고조선이라는 국가가 본격적인 청동기시대에 들어선 B.C 9~8세기경에 꼭 성립됐다고 볼 수는 없는겁니다.
기원전 2333년은 당연히 터무니 없는 소리고, 누구는 관자의 기록을 근거로 해서 관자가 살았던 시대이니 기원전 7세기경에는 적어도 고조선이라는 실체가 존재했다고 주장하지만은, 애초 관자가 전국시대에 지어진 책이고, 관자 이외에 다른 어떠한 문헌에서도 고조선이 이 시기에 존재하였다는 기록은 없으므로, 이것도 꼭 백퍼센트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또 관자 이외의 책에서는 고조선이 전국시대에 들어가서야 그 기록이 보이므로, 오히려 기원전 4세기경이나 되야 고조선이라는 실체가 등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거죠.
물론 이것은 중국의 지리적 관념이 아직 요동 또는 한반도 서북 지방에까지 미치지 못하였을 때이므로, 이전에도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것도 하나의 가능성일 뿐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좀 더 심화해서 고고학적으로도 보자면은, 분명 요령지방에는 비파형동검문화라는 꽤 발달한 청동기문화가 있었음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문화간에는 서로 공통적인 점도 있으나, 지역마다 그 지역성이 매우 뚜렷하고, 어떤 지역은 거의 이질적이다 싶을 정도로 같은 문화 안에 다른 문화를 형성한 곳도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토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저는 고조선이 기원전 7세기경에 중국 동북지역 또는 서북한 지역 어딘가에 어느 정도 실체가 있었다고 믿고(?)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고조선이 성립 시기부터 거대한 왕국 또는 제국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고조선의 연대를 올리는 것이 아닌 가 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고조선이 어느 정도 실체로서 있다고 보고 있지만은, 이것이 국가로서 성립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이 시기는 고조선이 국가로서 성립을 했다고 보기에는 그 유물적 조합이 매우 조악하며, 한정된 지역에서만 문화적으로 공통성을 띌 뿐 지역성이 너무나 강합니다.
고조선이 초보적이나마 국가로서 성립한 시기는 B.C 5~4세기 전국연문화가 요서지역을 넘어 요동지역으로의 침투하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서 이 시기가 되면 요서 지역은 거의 연문화의 침투로 이전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며, 요서 지역의 문화가 요동지역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시기가 됩니다.
이를 흔히 정가와자 유형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시기도 아직은 지역마다 그 지역성이 남아있지만은, 어느 정도 문화적으로 통합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정가와자 6512호묘는 최고 수장층 무덤 답게 무덤 안에서 엄청난 양의 유물이 나오는데, 안에서 정치적 지배자를 상징하는 무기류와 제정적 지배자를 상징하는 유물이 함께 출토됩니다.
이는 정치권과 제사권의 결합인 제정일치적지배자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이 곧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하나의 상징적 요소로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것도 약점인 것은 이 무덤 외에는 중국 동북지역이나 서북한 지역에서 이와 관련한 유물조합이 발견된 예가 없기 때문에 단편적인 사례를 확대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이러한 유물조합이 똑같은 유적이 나온다면 수장층으로서 무덤이 여러곳에 존재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니 오히려 통합되지 못한 정치체라고도 볼 수 있겠죠.
결론은 고조선이 기원전 7세기경에 있었을 가능성도 매우 높지만은, 이것은 가능성일 뿐이지 확실한 근거는 없습니다.고조선이 초보적이나마 국가적으로 형성된 것은 기원전 5~4세기경 쯤이 아닌 가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