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의 기록에는 이런 것이 있다.
겨울.혜성(彗星)이 대진(大辰)에 나타났다. 초(楚)나라 사람과 오(吳)가 장안(長岸)에서 전쟁(戰爭)을 했다.
冬.有星孛於大辰.楚人及吳戰於長岸.
그런데 이에 대하여 좌전(左傳)은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서(西)쪽으로 한(漢-은하수)에 미친다.신수(申須-노나라의 대부)의 말은 다음과 같다. 혜성(彗星)이 제구포신(除舊布新-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펼침)하려는 것은 천문에서 항상 보인다. 지금 제(除)하는 것은 화(火-화성)에서 하는데 화(火)가 나서면 반드시 펼친다. 그러면 제후(諸侯)가 화(火)의 재앙(災殃)을 갖을까.재신(梓慎)의 말은 다음과 같다. 왕년(往年)에 내가 이를 보았는데 이는 그 미(徵-미미한 징조)함이다. 화(火)가 나서 보이니 금자(今茲)엔 화(火)가 나와서 밝을 것이고 반드시 화(火)가 들어가서 엎퍼질 것이다.그 화(火)가 있은지 오래면 그렇지 않은 것인가.화(火)가 난다는 것은 하(夏)나라에겐 삼월(三月)이 되고 상(商)나라에겐 사월(四月)이 되고 주(周)나라에겐 오월(五月)이 된다. 하(夏)의 운수(運數)가 천(天)을 얻은 것이 마치 화(火)가 지은 것 같다. 그 네 나라가 마땅히 이를 당함이 송위진정(宋衛陳鄭)에 있는가? 송(宋)은 대진(大辰)의 허(墟)요 진(陳)은 대호(大皞)의 허(墟)요 정(鄭)은 축융(祝融)의 허(墟)라 다 화방(火房)이다. 성효천한(星孛天漢)이라. 여기서 한(漢)은 수조(水祥-물의 상서로운 징조)다. 위(衛)는 전욱(顓頊)의 허(墟)다. 그러므로 제구(帝丘-제왕의 터)다.그 성(星)은 대수(大水)가 된다. 수(水)란 화(火)의 모(牡-숫컷)다. 이는 병자(丙子)로 하려는 것은 임오(壬午)에 짓는 것 같은 것인가.수(水)와 화(火)가 합쳐지려는 것이다. 화(火)가 들어가 엎퍼지면 임오(壬午)로써 할 것이니 이 달을 넘지 않는다.
西及漢.申須曰.彗所以除舊布新也.天事恆象.今除於火.火出必布焉.諸侯其有火災乎.梓慎曰.往年吾見之.是其徵也.火出而見.今茲火出而章.必火入而伏.其居火也久矣.其與不然乎.火出.於夏為三月於商為四月.於周為五月.夏數得天.若火作.其四國當之.在宋衛陳鄭乎.宋.大辰之虛也.陳.大皞之虛也.鄭.祝融之虛也.皆火房也.星孛天漢.漢.水祥也.衛.顓頊之虛也.故為帝丘.其星為大水.水火之牡也.其以丙子若壬午作乎.水火所以合也.若火入而伏.必以壬午.不過其見之月.
여기서 위의 논리로 보자면 대진(大辰)이란 곧 송(宋) 나라의 전설적 시조인데 결국 대진씨(大辰氏)가 송(宋)의 전설의 시조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송(宋)이란 주(周) 무왕(武王)이 은상(殷商)의 주(紂)를 쳐서 멸망시킨 후 그 후손인 미자계(微子啟)에게 상구(商丘) 땅을 봉토로 주어 은상의 유민을 옮겨서 만든 제후국이었다. 곧 송(宋)은 은상족이며 대진(大辰)은 바로 그와 관계가 된다. 이 몽문통의 논리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어(吳語)를 들먹이면서 삼진(三辰)은 곧 삼상(三商)-필자의 짧은 생각으로 은의 삼인(三仁)이라는 미자와 기자와 비간과 관련이 있는가 싶다-이 아닌가를 묻고 있다. 결국 진(辰)은 상(商)의 국호요 그 나라가 망하자 미자계는 송(宋)의 진(辰)나라를 열고 역시 상의 후예인 기자(箕子)가 바다로 가서 연나라가 옛 진(辰)나라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최근 요서(遼西)에서 기자족의 동기 명문이 출토되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조선(朝鮮)이나 진(辰)이라는 말은 없고 다만 기(箕)라는 족명과 고죽(孤竹)이란 국호만 알려진 것으로 안다. 또한 「좌전」의 소공 9년조의 "숙신과 연과 박은 우리 북쪽 땅이다(肅慎.燕.亳.吾北土也)"에서 박(亳)이 은(殷)의 수도를 말하므로 이곳이 바로 기자가 머무르던 조선 즉 기자의 진국(辰國)이라는 논리인듯 싶다. 이 말은 주(周)의 입장에서 무왕이 은을 병탄한 후에 한 말이므로 기자가 은에 조회하러 왔다 곧 신속했다는 입장에서 본 것일 것이다(기자가 신하가 되었다는 말도 있고 그렇지는 않다는 말도 있다).
물론 이것은 동북공정의 논리이기도 할 것이다. 상문화동북기원설(商文化東北起原說)은 중국에서 꽤 유력한 학설에 하나인데 곽대순(郭大順)의 「동북문화와 유연문명」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상의 건국이전에 상족(商族)은 중국의 동북지방 즉 발해만 연안에서 고구려민족과도 연관이 되는 민족으로서 남하하여 은상을 건국하였으며 멸망할 때까지 동북인의 특성을 간직했고 멸망한 후 다시 고향인 동북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 요서의 객좌 등지에서 발견되는 기족(箕族)의 청동기 명문인 것이다. 이것은 산동 지방에서도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우리 입장에서 사용을 하려면 한 개의 문제는 그것이 중국화된 상족이 진(辰)이라는 국명을 새롭게 가져왔다는 것이다. 결국 만주의 진(辰) 즉 위만이전의 고조선은 기자가 건국한 나라라는 것인데 이는 불쾌한 일이다. 오히려 상(商)의 진짜 명칭이 원래부터 진(辰)이었꼬 그들이 상을 건국하기 전부터 그 지역에서 진(辰)을 칭했고 그 남은 세력 즉 우리민족의 자칭한 국호가 진(辰)이어야 옳게 된다. 한반도가 아닌 만주의 진국을 뒷받침하는 것은 좋은데 왠지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