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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27 03:31
[기타] 요동정벌과 북벌, 그리고 식민사관
 글쓴이 : 코호몰로지
조회 : 2,010  

요동정벌, 북벌론에서 두드러지는 재미있는 주관적 전제들이 있어요. 

테제1. 아국의 상황은 최대한 최악으로, 적국의 상황은 최대한 최선으로. 
테제2. 야기할 행동이 초래할 기타변수들은 모조리 삭제시키고 오로지 유일하고 강대한 적들만이 아군에 대치
테제3. 한반도이북, 이서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영역


풀어쓰자면 이거죠. 

테제1. 고려나 조선이 겪을 수 있는 조건은 파탄의 지점까지 맞추놓고, 이를 받아치는 명, 청의 상황은 어떠한 내부, 외부의 문제도 없어야 한다라는 것이죠. 

테제2. 고려나 조선이 요동을 치게 되면 명나라라는 단일한 적을 형이상학적으로 만들어낸 다음에  왜, 베트남, 티벳, 몽골등의 변수를 사상시키고 오로지 고려,조선과 명,청의 대결구도만이 존재하는 게임상의 영역으로만 생각해버린다는 점임. 정도전이 만약 요동을 쳤다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불가능성중에서 '어차피 영락제가 등극할터이니 요동을 지키기는 어렵다'라는 논리가 나오게 되는데 이건 정도전이 요동을 치지 않았을 경우의 미래를 사후적으로 소급시켜서 적용하여 '불가능하다'라는 선결론-후논리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점이죠. 

테제3.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점에서 자신들의 논리적 실패를 잘 모르는 듯 한데 심리, 문명, 문화, 형이상적인 공간을 한반도라고 한정짓고 이걸 벗어난 군사, 문화, 경제, 정치적 행동은 '궁극적으로 실패할 것이다'라는 암묵적인 가정을 늘 깔아놓습니다. 분명하게 '논리적'이라고 쓴 이유는 마치 명제와 명제의 관계에서 자동적으로 오류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처럼 마치 한반도와 한반도 이외의 영역을 묶는 작업 자체가 현실성을 빙자한 논리적 불가능성을 늘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것에 대한 사례로는 요동정벌이 설령 단기적으로 성공적이다 하더라도 고려, 조선이 이걸 유지할 수 없다라는 문장에서 나타납니다. 요동정벌 자체의 군사적인 문제에서는 갑론을박이 있지만 후의 유지가능성에 관한 것 자체에 관해서는 대개 가정상 사후합리적인 결론을 소급시켜서 불가능으로 바꿔버리는 형식이죠. (2번 논의와 유사. 조선의 행동개시가 없었을 역사적 연대표를 추급해서 어차피 영락제가, 강희제가 등극할 것이므로 조선의 노력은 헛수고가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다시 이걸 과거로 가져와 소급효를 전개함.) 이게 아니라면 대개 요동을 유지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아무런 근거를 내놓지 않고 막연하게 부정적으로 놓는 버릇이 나오게 됨. 


식민사관이 나오게 되는 이유는 태생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논리적이라는 말이 굉장히 중요) 한반도를 넘어서는 사고의 확장을 불가능하게 유도하는 지점이 있다라는 겁니다. 마치 고려의 강역이나 조선의 강역이 압록-두만을 넘어서면 무슨 도덕적 죄악이라도 지은 것이나, 현실성을 위배한 천벌을 받은듯한 '부정론'이 나타나게 되는데 조선이 정말로 요동을 정벌했더라면 '역사의 순리, 현실적인 힘의 문제를 빙자하여' 논리적으로 한민족은 한반도에서 묶여있어야 하며 '압록-두만'은 레테의 강처럼 건널수 없는 절대불가능성으로 비정했기에 다시 한반도로 되돌아 온다라는 순환적인 사고가 깔려 있죠. 이들에게서는 요동, 만주는 어떤 형식으로는 범할 수 없는 존재로 승격이 되었기에 댈 수 있는 최대한의 사유를 들어서 '불가론'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에 그칩니다. 



사실 요동정벌이 가능한가 불가능한 가의 이야기보다는 사람들이 역사를 말하면서 자신만의 주관적인 전제를 잘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라는게 더 큽니다. 보다 섬뜩한건, 패배로 일관하는 사고방식을 실용과 현실이해로 포장하면서 역사적 순간을 오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는 점임. 만약 레닌이 순진하게 마르크스의 자본주의발전법칙론을 믿었다면 소련이 공산화되지는 않았을겁니다. 일본이 자신의 해군력과 북양함대의 해군력을 비교했더라면 청일전쟁 자체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요. 몽골족의 칭기즈칸은 금나라와 자신들의 인구, 경제력을 격차를 알고 '금나라정벌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면 세계역사는 바뀌었을 겁니다. 나치독일의 전력은 초기에 프랑스보다 강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건 이런 패배주의와 현실주의를 혼동하는 가운데서 이걸 초월하는 주체적 의지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고 모든것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통제할 것이다가 중요하지, 모든것은 결정되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라는 자들은 역사내에서 소멸하는 겁니다. 

요동정벌이 궁극적 핵심이 아닙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 과거를 해석하면서 이런 패배-현실-식민의 도식을 자료-논리로 이해하는 관성에 젖어있어요. 한국사 내내 요동, 만주를 회복하지 못한 이유는 조건이 안되서가 아니라 할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의지 자체의 문제를 버려놓고 조건론만 따지면서 할 수 있을까/ 할수 없을까/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을까만 반복하고 있어요. 이 할 수 없다론자들이 조건을 강조하면서 꺼내드는 주관적 테제들이 저기에 적혀진 바이고요. 대한민국 내에서 경제, 국제, 군사 각종 관련 문제가 있을겁니다. 그 때도 이런 조건론자들이 늘 등장해서 발을 붙잡을 것이고 자신들은 늘 우아한 문체와 세련된 자료와 논리로서 '해보지도 않은 미래를 선취했다'라고 주장할테니 말이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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