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미개한' 일본을 까기 위해서 기존의 좋은 가치마저도 무시하는 식의 논변이 가생이에 종종 보임.
한국인들 눈에는 합리, 토론 이런게 엄청 세련되게 보이고 좋아보이는듯 하지만 이건 한국여론과 사회문화, 미디어가 합리, 토론 이런걸 세련되게 포장했기 때문이지 이 자체가 뛰어난 특질을 보유하지는 않았어요.
(이와 비슷하게 전체주의냐 개인주의냐 어느 것이 더 멋있다라는건 존재하지 않아요. 전체주의도 멋있게 포장하면 이게 세련되어 보이고 개인주의도 멋있게 포장하면 세련되게 보이는 선동선전의 문제일뿐. 오늘날 대중문화와 CF등에서 개인의 쾌락, 안위, 라이프스타일을 멋있게 포장했기에 전체주의가 미개하고 개인주의가 뛰어난것처럼 세뇌, 선동당한 사람들이 많다는걸 본다면. 똑같이 하일히틀러를 외치는 것이나 2002년에 태극기 휘감고 축구응원한다고 날뛰는 것이나 같은 전체주의적 사고이지만 후자는 언론에 의해서 좋게 표현되기에 여기에 감각이 없어진 것임)
토론이 엄청 좋은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입만 사납고 시끄러울뿐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비결정의 결말을 놓고 칼 슈미트가 지적한 민주주의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는게 있습니다. 한국내에서는 민주주의를 무슨 절대불변의 가치로 묘사하는 억지가 만연해 있는데 서구정치철학자들은 민주주의를 꽤나 혐오합니다. 민주주의가 개인, 평등 이런걸 강조하는게 아니라 데모스에 의한 정치, 주권 문제가 개입되어 잇는 이론일뿐이지요. 사실 민주주의에서나 공화주의에서나 민중, 시민에 의한 자발적인 단결과 단합은 virtus(덕성)처럼 강조되는 덕목임. 이렇게 나아가지 못하는 사회가 미개한 사회이고 일본사회를 보면서 한국은 단결되지 못하지만 토론문화를 통해서 한국은 서구식 민주주의니까 세련되었다라는 식의 논변은 그 자체로 미개한거.
일본사회는 개인주의나 리버럴리즘이나 한국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지만 그만큼 비공식적 사회통제도 강하게 나타나는 사회입니다. 조지 프리드먼(일빠적인 경향이 많지만)이 일본을 높게 보는 이유중의 하나.
한국사회는 이합집산적이고 분파적 이해관계를 이기질 못하지만 독도같은 상징물에 한해서만 방어적으로 민족주의를 꺼내드는 정도로 만족. 어떤 거대한 외세의 침입이라는 불안감이 사회내에 지배적인지라 어떤 의미의 단결성을 강조하는건 많지만 그만큼 내실이 없는 것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