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역사에서 제가 좀 의문이 드는게 몇 가지 있는데요.
첯번째로 말갈의 실체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명칭이 다르다는 점에서 고구려가 무력으로 지배하는 식민지 상태의 노예 민족 정도로 보기 쉽지만.
역사서들에서 기술되는 말갈의 이미지로 볼때 과연 그런 보잘것 없는 소수 민족으로 봐야 하는가 싶거든요.
우선 고구려 내부에서 말갈의 계급 적 위치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또 이들은 전쟁때마다 선봉에서 싸우는 경우가 많은 정예부대이면서 단순히 피 지배 민족이라고 보기에는 고구려에 대한 충성도 역시 무척 높습니다.
인구 비율로 볼때도 훗날 발해의 경우에서 알수 있듯이 고구려 본국과 비교해서도 무시 못할 만큼 많다고 봅니다.
정복 왕조 특성상 지배 민족과 피 지배 민족의 관계가 이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대 부분의 정복 왕조는 지배 민족이 피 지배 민족을 원만히 통제하기 위해 무력으로 탄압하고, 피 지배 민족은 자신들이 편안히 살수있는 국가 건설을 위해 지배 민족과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구려가 정복 왕조로써 말갈을 피 지배 민족으로 지배하는게 맞다고 해도, 문제는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말갈을 높이 대우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도저히 피 지배민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말갈이 누리는 권리와 의무가 높다는 겁니다.
반대로 말갈 역시 단순한 피 지배 민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고구려 본국에 대한 충성도가 광신도에 가까울 정도로 높습니다.
이건 말갈로 불리는 부족 자체가 사실은 고구려인이거나 아니면 말갈 스스로 자신들을 고구려인이라 여길 정도로 완전한 동화를 이루었다는 겁니다.
전자든 후자든 말갈은 고구려인의 또 다른 별칭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들게 한다는 거죠.
두번째로 발해란 국가의 실체는 무엇이냐는 겁니다.
발해의 건국은 당으로 끌려간 고구려 유민 출신인 대조영이 자신을 따르는 극소수의 고구려의 유민과 만주 지방에 퍼져 있던 대 다수의 말갈인들을 규합해 세워졌다는게 정설로 받아 들여집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게 애초부터 극소수의 지배 민족이 대 다수의 피 지배 민족을 지배하는 국가라는게 보기 힘들만큼 유지가 힘들다는 겁니다.
게다가 말갈은 당나라와의 독립 전쟁에서 싸운 병력부터 전사한 병력까지 고구려 유민들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압도적이라는 거죠.
이 얘기는 다시 말하면 발해의 정통성은 누가 봐도 고구려 유민이 아니라 말갈에게 있다는 겁니다.
설사 그걸 부정하는, 즉 발해의 건국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말갈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고구려 지배층에 의해 발해는 공식적으로 고구려를 계승하는 국가라고 주변국에 선포할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럴 경우. 게다가 정말 말갈은 고구려인이 아니라 다른 민족이라고 한다면, 말갈의 불만과 저항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갈뿐입니다.
결말은 발해의 왕조가 교체돼 완전한 말갈의 나라가 되거나, 분열되어 두개 이상의 나라들로 쪼개질 겁니다.
그런데도 발해는 이후로도 극소수의 고구려 유민과 대 다수의 말갈인 사이에 별 다른 내분이나 위화감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건 무얼 뜻할까요?
마치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하나의 민족으로 통합되었듯. 고구려 유민과 말갈이 하나의 민족으로 동화돼었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발해 건국 이전,
즉 고구려 시절부터 아니면 더 오랜 옛 시절부터 고구려와 말갈은 하나의 민족으로 동화된 상태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전 고대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문헌 상에 말갈은 고구려와 다른 민족이라고 기록되있다고 지적한다면 제 의문은 풀리겠죠.
하지만 그래도 제가 느끼기에는 고구려와 말갈은 처음부터 하나의 민족이었을것 같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