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제'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시는 분들은
형식적으로나마 왜 주변국으로 안주해야 했는지는 깊게 생각을 안해보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중화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에게 '너 우리한테 매년 입조하면 우리가 연 1000억달러 흑자보장해줄게' 라고 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 찬성할런지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주된 여론이 어떠한 실리, 이익 이러한 것들을 집중해서 보도록 강요하고 있고
그것이 대체로 자기만으로 해석한 '경제적인 이득' '단기적인 평화' 이런것들이 많습니다.
자존심과 국가의 비굴함을 내어주지만 일단 형식적인 독립과 무역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 우리는 이익이다라고 자위하는것이니까요.
실제로 생각해봐야 하는건
왜 한국사내내 한번도 스스로가 세계의 중심, 천하라고 자부하지도 않았고/못했고
이걸 왜 주변국에 강요하지 못했는가 입니다.
우리는 이걸 자꾸 이득이 아닌 허울뿐인 명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바로 그게 우리가 진짜 이득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 봅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비굴함, 종속성, 타율성과 국가환경속에서 그 속에서 분투해서 사소한 단기적 평화, 조공이익같은것을 얻으면 마치 역사의 승리자인냥 생각하는 그러한 여론속에서 살아왔기에 여기에 무비판적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식민사관보다 더 심각한 역사병이고요.
일본이 명치유신 이후에 탈아론을 외친 진짜 이유는 중국중심의 세계에서 벗어나 서구중심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함이었고 그러한 일본만의 세계를 중국에서 분리시켰기에 그 자신만만한 메이지이후의 일본인들이 청 그 이후 중국을 대등하게 바라본 심리가 됩니다. 1550년대에 명과의 무역이 끊긴 일본이 에도시대내내 주변국과 떨어져서 살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도 소박한 에도시절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오히려 이러한 250년간의 시간이 일본이라고 하는 천하/세계를 각성하게 되는 기제가 되기도 합니다. 더 이상 중국이라고 하는 중심도 없으니까요. 아편전쟁 이전부터 일본인들이 스스로 서구열강의 동양진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일본이라는 천하가 어떻게 존속할 수 있는가를 떠듭니다. 이러한 사고가 명치유신 이후에 정한론이 되고 대륙정벌론이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대국-소국의 관계의 틀 속에서 소국으로서의 지위, 그 속에서 소국치고는 잘 행동하는 분별력 정도에 국가적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한 마냥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공무역이 일단 '경제적으로'는 이득이라고 자위를 할지는 몰라도 조공무역은 일단은 고려, 조선이 누군가에게 굽히고 가는겁니다. 그것이 아무리 형식적이라하더라도.
저희나라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요라는 단어하나에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공-책봉은 왜 괜찮다고 생각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역사적 수치, 반성이 필요한 곳이죠. 우리나라는 자주국이고, 독립국이며, 또 하나의 세계입니다. 단지 우리나라가 중국적 세계에 붙어 있는 주변국이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일수록 그러한 '조공이 뭐 어때서?'라고 응수하기 쉽죠.
멀리 돌이켜보면 그 조공이익, 그런거 당대에도 소비되어서 사라질 허무한 것들입니다. 결국에는 역사속에서 기록되고 승자로 기록되는건 그 '형식상의 주인'이 누구냐입니다. 앞으로도 일어날 일은 없어야 하지만 그 몇푼 안되는 (그게 몇백몇천조원이 되는 이익이라 하더라도) 경제적 이윤따위에 국가적 자존심과 형량하면서 우리가 이익을 얻었으니 잘한외교다라고 자위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감춰진 형식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한국사 5000년의 전통적인 패착을 더욱 심각하고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게 아닌가 합니다.
약소국철학, 약소국의 생존법칙만을 머리속에 탑재해놓고, "우리가 조공해서 이익을 많이 남겼어!!' 이런건 자랑이 아니라고 봅니다. 부끄러워할 과거죠. 조공의 진짜 성격을 놓고 현대적 무역성격과 똑같다라는 분석은 필요하지만 그 조공의 형식적 틀은 조선, 고려가 늘 숙이고, 제후국처럼 굽히고 간다라는것 자체는 존재했던 과거입니다. 세계의 주인, 천하의 주인으로서 사고하는 방법과 연습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세계를 조종할려고 하기 보다 그 대국-소국의 틀안에서 대국을 열심히 추종하는 방향으로 생존하는것만을 배워왔을 뿐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열심히 떠들지만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그 '국익'은 위에서 지적한것과 같은 '단기적인 평화와 사소한 무역이익' 이런게 고작입니다. 근데 이렇게 생각하는 국익이며 하는 그 모든 것들이 우리가 그만큼 약소국근성, 약소국사고에서 살고 있다라는 증거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공이 이득이었으니까 만세!를 외치는게 아니라 왜 우리는 그 조공을 통해서 주변국을 관리, 지배하지 못했는가를 더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