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보고 문득 생각나서 씁니다만,
고구려인들은 당시 자신들의 왕을 太王의 한자음을 쫓아 '태왕'이라 읽거나 문자명왕 처럼 명의 시호가
붙은왕은 명왕 등으로 불렀을까요?
백제도 순부여말로다가 뭔가 근사한 느낌이 나는 '어라하'로,
신라도 북방 기마민족들의 뽀대나는 카한 그것도 으뜸되는 칸 이란 뜻으로 '마립간'
그런데 삼국 중 가장 강성하여 북방유목민족과 한족들도 벌벌 떨었던
고구려는 삼국사기에 그냥 왕 왕 왕 으로만 표기되있고
그나마 호태왕비에 '태왕'이라고 중국의 황제와 비견될만한 호칭을 가졌다는데
열광? 혹은 안도하는게 대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아시는분들은 다들 잘 아시지만
중국 사서에 고구려의 왕을 일컫는 고구려인들의 말에
'가' 또는 '개'가 있는데
당시 고구려인들이 왕을 단순히 한글자로만 '가'라고 불렀으면 뭔가 언발란스하고
굉장히 허전하고 '개!!'라고 부르면 흐미 부연설명 필요없게 얼굴이 화끈거리고..;;
생각해보세요 어전에서 신하가 고구려 임금에게 '가!!' 라고 외치면
왕보고 꺼지라는건지 또 신하가 임금한테 '개!!'라고 하면 ㅋㅋㅋ 이건뭐
나라가 콩가루?;;
그런데 고구려 왕을 고구려인들이 '개차(皆次)'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개차.. 이것도 좀 어감이 이상하죠?ㅋㅋ;;
우리가 흔히들 개차반이라고 멸시할때 쓰는 말이 연상되기도 하고;;
다 떠나서 감히 우리민족의 자랑 大고구려 태왕의 호칭에 '개'가 붙는다는거
자체가 찝찝합니다.
헌데 조선시대 천자문 중에는 '王'을 임금왕이라 훈독하는 책도 있지만
'개차왕' '기차왕'이라 읽는 책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조상들이 왕을 부를때 고구려의 후손답게
고구려말이 전승되어 개차, 기차란 말을 조선시대까지는 기억하고 사용해왔다는
얘기죠.
하지만 얘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까
지금의 한자음으로는 皆次가 개차로 읽히지만
고구려 당시에는 皆가 '카이 or 가이'로 '次'는 '지 or 치'로 발음됬다고 합니다.
건국대 국어학 교수이신 허재영박사님이 한겨레에 기고하신 칼럼에 가이지로 읽혔다고
적고 계시더군요.
아무튼, 고구려어에서 왕을 뜻하는 말이 '가' 또는 '개'라 해도
연개소문의 직책인 대막리지의 '지'에서처럼 존칭접미어 '지'는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구려사람들은 자신들의 왕을
카이지!! 가이지!! 가이치!! 카이치!!로 높여 불렀을 겁니다.
ㅡㅡㅡㅡ
6세기 중반 독산성을 두고 첨예한 군사대결을 펼치던 고구려 백제 신라군의 장수들이
각각 통성명하다가
고구려 장수: 이 독산성은 우리 위대하신 카이치의 땅이다!!
백제 장수: 조 까고 있다. 이성은 바로 더 위대하신 어라하의 땅이니라!!!
신라 장수 한동안 숨어서 둘의 싸움을 지켜보다 둘이 지친틈을 타서
"얘들아!! 고구려 백제군이 지쳤다 오늘부로 독산성은 우리 매금? 대왕?의 것이다!!
요랬을 겁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