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러시아에서 뚜껑은 네모난 게…
팔도 도시락 성공비결은? 용기면 시장 60%점유, 매출액 국내 40배
-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입력 : 2013.07.25 18:13|조회 : 6762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는 러시아 여행객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사각형의 용기면이 하나씩 들려 있다. 국내보다 러시아에서 더 많이 판매되는 팔도 '도시락'이 그 주인공이다. 덜컹대는 기차간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이 철도여행의 또 다른 재미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도시락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민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팔도는 지난 1990년대 초 러시아 첫 수출 때만 해도 도시락이 이 같은 성공을 거둘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제위기가 도시락에게는 기회가 됐다.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할 당시 대부분의 외국 기업이 러시아를 등졌지만 팔도는 마케팅 활동을 변함없이 이어갔고 러시아인들에게 의리 있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팔도는 이렇게 만들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킨, 버섯, 새우 등 맛의 다양화와 현지화에 매진했고 2000년대 들어 현지 판매량이 2억개를 넘어서면서 모스크바 인근에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현지 트렌드를 반영해 햄, 마요네즈 소스 등을 가미해 즐길 수 있는 ‘도시락 플러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도시락은 시장 점유율 60%의 러시아 용기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팔도가 지난해 도시락으로 러시아에서 벌어들인 돈만 1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도시락 국매 매출의 40배 규모다.
팔도는 올해 꾸준한 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처 확대와 함께 상대적으로 부진한 국내시장 마케팅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국제식품전시회 출품 등을 통해 신규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시장에서는 기존 제품 리뉴얼과 동시에 차별화된 신제품을 출시, 라인업을 확충할 방침이다.
김범준 팔도 해외영업이사는 "'도시락'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현지화를 통해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시장공략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출처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