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교황청과 동아시아를 비교하는 글을 쓰셨습니다만
조공질서는 근대적 속국체제는 아니다라는 분석이 있더라도 자꾸 어딘가 속국스럽고 약소국이미지가 떠올려지는 이유는
한국사나 현대 한국인에게 있어서 제국의 기억을 공유하지 못한 경험이 크다고 보는 쪽입니다.
한국사서술양식도 일종의 문화재사진이나 올려놓고 돌무지무덤이냐 돌널무덤이냐라는 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고 문화재의 우수성이라는 포인트에서 역사적 자긍심을 일깨울려고 노력하는 점이 눈물겹지만
실제로 한국사에 있어서 어떤 적극적인 요소나 팽창적인 부분은 간략하거나 아예 서술을 하지 않을려고 하는 점이 더 큽니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요서경략설, 금,청사의 지위문제 뿐만 아니라 발해의 등주공격, 공민왕의 요동정벌 등의 사건등도 어떤 일회적인 우연이라는 암시를 교묘하게 깔아놓는데에 있죠. 즉, 한민족에게 있어서 해외정벌은 역사적 우연이 발생해야 생길 수 있는 단속적이고 일부라고 세뇌.
이러니 한국인도 인정하는 한국사의 본질이 어딘가 약소국과 소국근성가운데서 문화와 공예에 있어서 뛰어난 어떤 민족성으로 인지하게 되고 독일도 프랑스도 교황청에 묶였던 과거사와 단절하고 패권과 힘의 역사를 정면으로 내세우는 반면에 한국사로서는 이 점에서 굉장히 미흡하게 다가오는 것임.
영국의 매카트니도 청황제앞에서 교역을 목적으로 신하임을 자처했다지만 근대영국을 놓고 청의 속국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일본의 식민지경험까지 추가되어서 최근 한국인들이 경험한 한국사는 어딘가 약소국스럽고 늘 당하기만 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지요.
상황이 이러니 조공이냐 사대냐를 놓고 히스테리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임.
그 전에, 한국사를 놓고 (한국인, 한민족이 인식하는 집단기억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 외부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되었고 (문화이외의 군사, 정치외교적인 힘) 민족사에도 팽창의 시절이 있었다라는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내면화하지 않는한 조공/사대문제에서 크게 못 벗어날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조공/사대를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한국이 중국과 전쟁해서 이기면 됩니다. 일본이 과거에 대륙황제로부터 일본국왕이라는 칭호를 사사받았다고 우긴들 '일본은 과거에 제국주의국가였고 지금도 강대한 나라인데 어떻게 조공국일수 있겠어?'라고 일본인 스스로도, 세계인들의 시각에서도 그렇게 보이는 것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