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돌궐突厥
돌突의 상고음은 [twət]이며 초음初音은 [dər]로 재구된다. 돌突의 의미는 凸에서 파생된자字이다. 凸의 상고음은 [diət]으로 재구되며 이 음이 [twət]으로 변천한 것이다. 凸의 초음初音과 돌突의 초음初音은 [dər]로 일치한다. 돌突은 ‘튀어나오다’, ‘두드러지다(突)’, ‘높다(고高)’, ‘길다(장長)’, ‘예리하다(예銳), 알(란卵)’ 등의 의미로 凸에서 파생된 것이다. 여기서는 높다(고高)는 의미로 쓰였다. 요컨대, 돌突은 당시대에 [dər(ᄃᆞᆯ)]로 읽혔던 것이다.
궐厥의 상고음은 [ki ̯wa ̆t]이며 초음初音은 [gər]로 재구된다. 이는 한韓, 갈鞨의 초음初音과 일치한다. 궐厥의 자원字源은 ‘이지러진(흠欠) 둥근 바위(엄厂)를 뒤로 당겨 놓다(역屰)’는 것으로 전투장비 투석기에 돌을 장전한 모습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도궐厥은 ‘돌(석石)을 발사한다’는 의미라 했다. 이는 이 종족이 전쟁시에 쓰는 ‘투석기’를 발명한 것이며, 이것은 전쟁과 관련된 그들의 민족적 특성을 나타낸다 할 것이다. 이 투석기 이름도 자신의 종족명 [가라>가라]로 명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원전 그리이스가 사용한 투석기 이름이 [kata(가다)]>[kara(가라)]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돌궐突厥이 중국 사료에 적翟, 적狄, 융적戎狄이라 기록되었다는 것은 북적北狄에서 분파된 융적戎族의 후예라 할 것이며 한韓과 갈鞨의 동족임을 시사한다. 또 이들이 건국한선우鮮虞는 선鮮의 초음初音이 [가라]라는 점과 우虞의 초음初音이 [가라]라는 것은 바로 예濊의 초음初音에서 분파된 두 종족과 일치하는 것이다. 특히, 우虞는 순舜임금의 성姓이자 나라 이름이다. 우자虞 字의 부수 호虍는 호족虎族이며 웅족熊族에게 밀려나면서북적北狄에서 분파된 종족임에 틀림없다. 이로 보면 순舜도 [가라]족임이 분명할 것이다. 또, 선우鮮虞는 기원전 6세기까지 쓰인 명칭이며 청주靑州 한씨韓氏의 뿌리가 되고 있다는 것은 한韓이 [가라]로 음독되었던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기자箕子의 기箕의 초음이 [가라]임은 청주 한씨와 무슨 관련이 있는 듯도 하다. 또, 선우씨鮮于氏가 마한 9대 원왕(元王)이었다는 것이 선우씨鮮于氏, 한씨韓氏 세보에서 서로 부합됨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들이 ‘가라’族이었음을 증명한다 할 것이다.
선우씨鮮于氏의 우于는 상고음이 [gwjag]이고 초음初音은 [gər]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우于를 설명하기를 어야於也, 고문조야古文烏也라 했다. 조烏의 초음初音도 [gər]이다. 어於 역시 ‘고문조古文烏’라 기록하고 있어 [gər]임을 알 수 있다. 이 조烏는 중세국어의 ‘가마괴’에 나타나는데, ‘가마(흑黑)+괴(성聲)’으로 분석된다. ‘괴’는 ‘갈’의 변천인 ‘골’이 I-breaking 현상으로 [j]가 되어 [괴(koj)]로 변천한 것이다. <삼국유사3>에 대조라이야大烏羅尼野를 천마지야天磨之野라 했다. 조라烏羅와 마磨가 같다는 것이다. 조烏의 초음初音 [gər]에 라羅가 중첩된 표기로 [가라]를 나타내고, 마磨는 ‘연마하다’, ‘갈다’는 뜻의 고어 [가라]로 훈독된 것이다. 우于를 고문古文에서 조烏라 했고 조烏를 [가라]라 했으니 우于는 [가라]로 음독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삼국사기34>에 조산烏山을 고산孤山이라 한 것도 고孤의 초음이 [가라]이기 때문이다.
우于가 [가라]였다는 것은 일본어에서도 증명된다. 우于는 어조사로서 ‘~에서’라는 뜻이다. 일본어에서 ‘~에서’라는 뜻의 음이 ‘~から(가라)’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어조사 우于의 음과 의미를 그대로 빌려와 썼던 것이다. 돌궐突厥의 수장을 선우鮮于라 한 것은 흉노의 단우單于(선우)와 직결된다 할 것이다. 단우單于의 초음은 [달가라]이다. 치우蚩尤의 초음도 [ᄃᆞᆯ가라]이다. 가라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구口의 初音이 [가라]인데, 어원은 ‘구멍’에서 온 것으로, 입(구口)에서 소리(성聲), 말(어語), 구멍(혈穴)으로 파생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우리말에서 [갈>갈/걸/골/굴/글]로 변천하였음이 확인되었다. 예컨대, ‘한글갈’, ‘가르치다’, ‘가로되’ 등은 모두 구口의 初音 [가라]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소리에 특징적인 동물들은 모두 [가라>갈(구口)]을 어원으로 하고 있다. ‘개구리’는 제주 방언 ‘갈굴이’인데 ‘갈’과 ‘굴’이 모두 소리(성聲)로 중첩되면서 ‘갈’이 I-breaking 현상에 의해 ‘개’로 변천한 것이고, ‘괴꼬리’도 ‘골골이’의 어두음 ‘골’이 I-breaking 현상에 의해 ‘괴>꾀’로 변천한 것이다. ‘목소리가 걸걸하다’, ‘코를 골다’, <훈몽자회>에 ‘주문을 외다’는 ‘굴 주呪’, ‘코그리다’는 (코+글+이)로 분석되어 모두 구口의 初音 [가라(갈)]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