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 [ 안 내] 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발견됩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한자가 河內 입니다.
6세기경부터 홍강 삼각주에 발달한 도시이기 때문에강(河) 안(內)에 있다는 뜻으로 河內 이며 발음은 하노이입니다.
內가 '노이' 로 '오'로 발음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중세때까지 '나이'라고 하여 '아'로 발음합니다.
( 정확히 아래아 ㅇ. ㅇ 아래에 점 찍은 것 ,
발음은 [으아]를 이어서 빨리 발음,
'사람'의 '람'의 중성이 바로 아래아 발음입니다.)
조선 중기 이후 이중모음이 단모음화되면서 '나이' 가 '내'로 발음되어
오늘날에는 內'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內를
북경(북경어) ; 네이 nei
상하이(우어) ; 라이 lai
복건성과 타이완(민난어) ; 나이, 노이
객가어; 노이 nui
* (객가어 = 하카어, 중국 당唐,송宋 시대 언어에 가장 흡사,
그 시대 북방 유목민 족을 피해 중국 남부지역으로 피난 간 사람들 후예)
홍콩(광동어) ; 노이 noi
라고 발음합니다.
정리하면
중국 북부는 '아' ( 나이 )
중국 남부는 '오' ( 노이 )
로 발음합니다.
중국 남부보다 더 남쪽인 베트남에서
內를 '노이'라고 하여
'오' 로 발음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북경과 상해지방처럼 '아' 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단어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來 [ 올 래 ]
북경(북경어) ; 라이 lai
상해 (우어) ; 레에 , 레이 (단모음화 일어남, 중세 한국과 연관성 강함 )
복건성과 타이완(민난어) ; 라이 lai
객가어; 러이 loi - '러' 이지만 '라' 느낌도 있음
홍콩(광동어) ; 러이 loi - '러' 이지만 '로' 느낌도 있음
來 자 역시
북부 --> 아 (라이)
남부 --> 오, 어 (로ㅓ이)
로 발음됩니다.
[ 開 열 개 ] 를 한번 더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단모음화되어 '개' 로 발음하지만
중세까지 이중모음이므로 '가이' 라고 발음 했습니다.
중국에서 開 발음은 아래와 같습니다.
북경(북경어) ; 카이 kai (ㄱ+ㅎ )
상해 (우어) ; 케 (단모음화 일어남, 중세 한국과 연관성 강함 )
복건성과 타이완(민나어) ; 쿠이, 카이 kai
객가어; 호어이 , 허이 hoi, koi
홍콩(광동어) ; 호어이 hoi ( ㅎ )
역시
북부는 아 (카이)
남부는 오, 어 (호어이)
발음이 강합니다.
재在 ( 북경; 자이 zai, 광동; 쪼어이 zoi ), ....
한자를 찾아보면 이런 것이 수없이 많습니다.
별거 아닌 듯이 보이지만 ( . 은 아래아입니다 )
[아 , ㅇ. ] 와 [오] 의 발음이 우리나라 고대사를 여는 아주 중요한 열쇠입니다.
중국 발음 [아] 가 대부분 중세국어의 아래아 [ㅇ.] 발음과 같습니다.
신라 향가에 보면 [오, 아 , ㅇ.] 가 다 나옵니다.
호(乎) ... 여홀 길 行尸乎道尸 ( 갈길) - 모죽지랑가
ㅎ. (爲) ... ㅎ. 날드언 爲內尸等焉 ( 한다면 또는 하나라면) - 안민가
아야 (阿耶) ... 아아 ( 감탄사 ) - 찬기파랑가
이는 신라사람들이
남방계와 북방계 사람들이 혼합된 사람들인 것을 의미합니다.
중세 국어에도 (계초심학 인문구결) 에도
~ 호리라 (乎利羅 ) , ~홈이
~ ㅎ. 야 (爲也 ) , ㅎ. 노라 (爲奴羅 ) --> 아래아 임
와 같이 오, ㅇ. , 아 가 무수히 발견됩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는 [아 , ㅇ. ] 에게 밀려서
호리라 --> ㅎ.리라 --> 하리라
홈이 --> ㅎ.ㅁ이 --> 함이
등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남방계 억양이 북방계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 가 우세해진 원인은
발음하기 힘든 (에너지가 많이 드는) 아래아가
(아래아의 발음은 '으아' 를 빨리 하면 됨)
전부 [아] 와 [으] 로 바뀌었고
[오] 역시 덩달이 [아]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입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아, ㅇ.] 가 북방계,
[오] 가 남방계의 대표주자인지를
다음 올릴 글에서 자세히 같이 생각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