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중국 톈진공장. 이곳은 요즘 감산 중이다. 일본 정부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국유화 조치를 취한 지난달 11일 이후 제대로 공장을 돌린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정도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물 건너갔다.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공장 내에 차를 세워둘 공간조차 없다”(도요타 간부)는 말은 엄살이 아니다.
도요타는 결국 톈진공장의 감산일정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최근 방침을 바꿨다. 톈진공장은 도요타의 중국 내 주력 생산시설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10대 중 6대가 톈진공장 제품이다. 그만큼 감산의 타격이 크다.
혼다 닛산 등 다른 일본 자동차업체도 상황은 같다. ‘반일시위로 차량이 파손되면 전액 보상해 주겠다’(닛산자동차)는 캠페인까지 실시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다. 일본 자동차 수출은 9월 한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40.4%(금액기준) 줄었다.
일본 가전업계라고 편할 리 없다. 이달 초 중국 연휴 기간 중 일본의 8개 전자회사의 가전제품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 30% 정도를 유지하던 중국 내 시장 점유율도 18%로 급락했다. 반일감정을 노린 중국 가전회사들의 ‘애국 캠페인’이 먹혀든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가전회사의 점유율은 59%에서 67%로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일본기업을 대형 입찰에서 배제하거나 협상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나 공조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피해품목이다.
여행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9월 중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12만3500명으로 지진이 터지기 전인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1% 감소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였다. 올해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가 이런 기대를 한방에 날려버린 것이다.
일본엔 요즘 극우 정치인들이 판을 친다. 여야 불문이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국수주의와 민족주의 등을 강조하는 우경화가 약발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경화는 유용한 만큼 그 사용료도 비싸다. 일본엔 지금 ‘우경화 청구서’가 속속 날아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