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황오제는 신화적이나
요ㆍ순과 하나라 이야기는 우화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현실적이며
상나라는 유적과 유물과 문자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주나라 이후 1천 년은 그 이후 2,000 년 동아시아의 물적ㆍ심적 문화의 모든 것을 배태, 생산하였다
전국시대는 무수한, 다양한, 장대하고 섬세한, 정교한 유물과 유적으로 그 시대를 대변한다
고조선과 부여의 청동기가 대단하다고 하나 가지수도 만듦새도 모양새도 전국시대의 풍부하고 화려한 청동유물에 비하면 소박하다 못해 초라하기까지 하다
고구려 벽화가 대단하다고 하나 동시대는 물론이요 보다 이른 시기인 한나라의 화상석의 표현력에는 압도 당한다
문화의 수준에 있어서 우리가 중국에 버금갈 수 있었던 시기는 올려잡아도 사오 세기, 엄밀히 따지면 후기 신라에서 고려시대
우리는 고대를 수색하면서 무엇을 목적하나
우리는 우리의 고대와 선사가 중국보다 뛰어났다고 억지를 써서 왜곡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사실에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다
서유럽의 나라들이 그들의 고대와 중세를 부끄러워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 했다 그들은 오히려 그 야만의 암흑에서 긍지를 추출해 내어 문화상품으로 무수히 만들어 세계에 자랑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고대와 선사에 대한 근사한 정보와 그에 기반한 정당한, 정신문화적 권리를 누리고 싶을 뿐이다 또 그를 토대한 아름다운 미래를 구상하여 구체화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 400여 년의 우리 역사적 경험, 특히 지난 세기의 경험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아니라 비하와 비약의 양극단으로 이중정체성의 자기기만, 자기모순의 수렁에 빠트렸다
우리는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의 모순된 자기애로 우리의 본질로부터 계속하여 달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