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을 읽고 주류사학을 식민빠, 식민사학이라고 공격하는 분들이 많은 건 알았지만 정말 저런 주작을 믿고 있는 분들이 있군요......
대부분은 정사 기록을 아시겠지만 공자는 인육을 먹지 않고 해(醢)를 먹었습니다. 춘추전국시대부터 내려오던 고기 저장법이었고 고기를 소금에 절여 오래 보관하기위 한 방법이었죠. 그런데 당시 형벌에는 해형(醢刑)이 있었습니다. 능지처참처럼 잔인한 사형법으로 사람을 죽여 소금에 절이는 형벌이었습니다. 이 형벌이 행해진 이유는 당시 제후들이 자신에게 반항한 인물을 죽이고 얼굴이나 행태를 보전하여 자신이 보내고 싶은 곳에 보내어 이 인간이 이렇게 죽었다, 까불지 마라라는 경고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공자의 제자 자로가 해형을 당한 이후로 해라는 음식조차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조작한 것이 여태 퍼져 있다니 놀랍네요.
"식인"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문명국가에서는 특별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사건입니다. 그게 아니면 미친 사이코의 행동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본에서 한 미친놈이 여자친구를 죽여서 먹은 사건이 유명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사례들을 모아 "일본의 식인문화"이런 식으로 책을 낸다면 웃기는 일이겠죠.
만일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몇몇 식인사례를 가지고 한국인은 예로부터 식인을 했다는 식으로 꾸며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임진왜란이나 기근이 닥칠 당시 어떤 어떤 지역에서는 식인이 일어날 정도로 참혹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옵니다.
문화상대주의와 인류학 관점에서는 장례풍습이나 전쟁의 일환으로 식인을 하는 풍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식인종이 아니라 장례의 일환, 혹은 전쟁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주술적 행위로서 고대에 식인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플루타크가 기록한 내용을 보면 최초의 세계제국이라 할만한 페르시아제국에서 문화적 관용을 가지고 지배지의 풍습을 존중했는데 크세르크세스왕은 한 변방의 조공사신에게 그리스의 장례풍습을 이야기 해 줍니다. 어버이가 죽으면 그 시신을 땅에 묻는다고 하자 그 말을 들은 변방국가의 사신은 울고 땅을 치면서 그런 잔인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통곡합니다.
그리고 그리스 사신에게는 그 변방의 풍습, 어버이가 죽으면 그 살을 먹는다고 이야기 하자 놀란 그리스 사신들이 경악과 공포를 느끼는 모습을 조롱하는 내용이 전해져 옵니다.
결론적으로 일본이나 중국의 만행이나 왜곡에 대해서 비판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주작을 받아들여서 그걸 이런 저런 게시판에 퍼뜨리는 것은 이채널 넷우익의 행위와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이런 주장을 보면 그들은 다시 같은 왜곡을 반복하겠지요.
지성은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맞고 틀린지를 가려낼 수 있는 능력,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지성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인터넷에 퍼뜨리는 잘못된 정보가 공해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올바른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의견을 개진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