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의 역사상 매우 강력한 국가였던 고구려는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 어떤 이름으로 알려졌을까? 당의 예언(禮言)이 저술한 “범어잡명”에 의하면 고려(高麗, 즉 高句麗)는 범어 (산스크리트어)로 Mukuri라 하고, 한자로는 무구리(畝俱理)이었다 한다. 이를 근거로 펠리오(Pelliot)은 마르코 폴로 여행기에 단 주석에서 “Cauli는 한문의 Kao-li (高麗), 즉 코레아(Corea)이다. 코레아의 옛 이름은 고구려(Kao-kou-li)이다. 코레아의 또다른 고대 명칭이 중앙 아시아에 알려졌으니, 범어의 무쿠리(mukuri)이며 티벳어로 무그리그 (mug-lig), 그리고 15세기 중엽에 고리 (Gori)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전해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펠리오는 또한 1253-55년에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롬을 다녀간 프랑스 수사 뤼브룩의 여행기에 대한 주석에서 무쿠리가 고려를 뜻하며, 칭기스칸의 부관이었던 무칼리(Jalair Muqali, 木華黎)라는 이름도 ‘무쿠리’ 출신, 즉 고려인이라 봐야한다고 했다. 송나라의 맹공은 이 무칼리에 대한 기록에서 몽골의 “원훈인 그 태사 국왕의 몰흑조(沒黑助)라는 이름은 어릴 적 이름이다. (–중략-) 공식적으로는 모카리(謀合理)라 한다.”라고 적고 있다.
(2)
『맹자(孟子)』에는 맥족의 맥(貊)자는 과거 중국 동북지방의 고유어인 백(白)ㆍ호(毫)ㆍ박(薄)과 같다고 하며 별칭 박고(薄姑)란 밝다[明](또는 밝고)는 의미라고 풀이합니다. (『孟子』告子篇 章句).
산해경(山海經)에서도 “맥이란 본래 우두머리가 되거나 하얗게(밝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貊字本作伯或作白)”라고 합니다(山海經白民國條).
(3)
양주동 선생은 동명(東明)은 ‘광명(光明)ㆍ국토(國土)’의 뜻으로 ‘발(發)ㆍ벌(伐)ㆍ불(弗)ㆍ비(沸)ㆍ불(不)ㆍ부리(夫里)ㆍ화(火)ㆍ원(原)ㆍ평(平)ㆍ평(坪)ㆍ평(評)ㆍ혁(赫)ㆍ명(明)ㆍ백(白)ㆍ백(百)ㆍ백(伯)ㆍ맥(貊)ㆍ박(泊)ㆍ박(朴)ㆍ호(瓠)’ 등의 글자를 빌려서 표현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