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80425141504113

아주 훌륭한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15세기 초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세계지도라는
커다란 의의는 있지만....

세계지도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제작과정이 3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완성된 것으로도 드러나듯이...
엄밀히 말해 원나라시기 팍스몽골리카로 인해 실현된 동서 문화교류의 여파로 인해
중국, 조선, 인도, 일본, 아랍의 지리지식이 골고루 반영된 산물입니다.

사실 팍스몽골리카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도 세계의 부분부분에 대한 일정수준의 지리지식은
조각조각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주도한 동아시아, 인도인들이 주도한 인도(남아시아)를 포함한 인도양일대,
아랍인-이슬람 상인들이 주도한 서아시아-중앙아시아-북아프리카-동아프리카 일대의 지리지식이
팍스몽골리카 시대를 맞아 취합되고 정리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15세기 후반기부터 진행된 서구인들에 의한 지리상의 발견과 서세동점에 의해서
원나라 시기보다도 훨씬 정확하고 상세하고 더욱 글로벌한 세계지리와 세계지도가 완성되었지만....

어쨌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중국 원나라 시기 세계지도인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역대제왕혼일강리도'(歷代帝王混一疆理圖),
당시 조선의 전국지도였던 `팔도도'(八道圖), 일본의 전국지도였던 `늑성신도'가 혼일강리도의 부분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지명은 중세 아랍권의 최고 지리학자였던 알 이드리시가 만든
세계지도에 나온 지명을 한자로 번역한 것입니다.

혼일강리도의 제작과정을 소개한 조선시대의 한 문서에는 "혼일강리도는 4개의 지도를 서로 비교해
취할 것은 취하고 새로 조사할 것은 조사해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단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뿐만 아니라....
조선전기 천문-지리-과학-언어... 여러 분야에서 이전시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지난 세기의 팍스몽골리카로 구현된 아랍-이슬람권을 포함한 동서양의 여러 문화와 지식들이
이미 소개되어 있었던 바탕위에... 정치-경제적 안정, 주변국가-이민족들과의 군사-외교적
안정이 이루어짐에따라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결과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