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의 민간 연구자라 할 수 있는 제가 이런 말을 하니
괴이하게 들릴줄 압니다
여기서 재야사학이라 함은
재야에 있으면서
ㅡ 언로
ㅡ 갤러리(지지자)/자발적 전파자
ㅡ 후원자
를 지니고서 세력과 기반을 비교적 견고하게 형성한
몇 개의 특정 집단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또는 종교적 신념에 준하는 민족관과 역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저들이 낸 결론에 맞춰서
사실을 선택하여 근거로 삼습니다
이들은
이미 저들이 낸 결론에 맞춰서
사서 기록을 편집하여 유통시킵니다
이들은
이미 저들이 낸 결론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는
연구자들에게 정신적 린치와 테러를 서슴치 않습니다
저는 강역사를 연구해 오면서
이들이 싸질러 놓은 똥으로 인하여
골탕을 많이 먹었습니다
이들은 식민사학에 버금가는 악질 사기꾼들이자
민족의 죄인들입니다
역사학이 과학의 영역이냐 하는 담론이 예전부터,
이곳 동아게에서도 분분한데
역사학은
역사연구와 역사철학으로 나뉩니다
역사연구는 방법론상으로 문헌학과 고고학으로,
한편 대상 범주에서 거시사와 미시사로 나뉩니다
역사연구는
표본에 대한 분석과 검증
역사철학은
보편사와 특수사, 보편문화와 특수문화 사이의 갈등과 불협과 결핍을 봉합하거나 초월하여 공동체에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일종의 미래운동으로서, 사유를 방법론이자 행동론으로 삼습니다
이 두 거대 분야는 논리를 기반합니다
역사연구를 과학이라고 보는 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ㅡ 가능한 모든 표본에 대한 검토
ㅡ 가장 적은 변수(변수 저항력)
ㅡ 어떠한 대입값을 적용해도 동일하거나 최선의 근사값으로서의 결과값이 도출되는 논리의 구축
ㅡ 결과값에 대한 (한시적) 복종
자꾸 역사 쟁점은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든가 여러 설이 있다고 떠드는데
ㅡ 잘 알지도 못 하면서(표본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하지도 않고)
ㅡ 뭘 안다고(논리도 없이)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합니까
역사연구를 여가의 유흥과 개인적 쾌락을 위한 취미로 삼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공동체와 후세를 위해 일생을 건 헌신으로 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 한민족역사학의 작금의 형편에서
역사연구가 과연 취미가 될 수 있는지
목숨을 걸고 미완의 독립을 위해 간난한, 고군분투의 투쟁을 지금 이 순간에도 하여 나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찌 그리 호기롭고도 명랑하게
취미라고 할 수 있는지
우리 역사에 대한 태도가 취미라면
그 취미의 선에서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세요
연구자든 독서가든 유흥객이든
양심과 염치는 사람된 기본입니다
양심을 등진 개소리는 아무리 곱게 포장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봐야 개소리고
주제와 분수를 모르고 아무런 염치 없이 푼수처럼 떠드는 훈수는 그저 "내 불알이 몇 냥이요" 외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