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음성 에이즈 환자가 늘면서 위생부 내부에서도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위생부 에이즈 전문가 위원회의 리타이성(李太生) 임상팀장은 “환자수가 방대해지면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2007년 말했다.
남방도시신문은 2009년 10월 보도에서 항저우 제6 인민병원에 음성 에이즈 환자가 4~5천명 내원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중국 30개 도시에서 매년 각각 4~5천명의 (음성 에이즈)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고 가정할 경우 전국의 환자수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라고 보도했다.
본보가 조사한 결과 인터넷에는 음성 에이즈 환자들이 조직한 커뮤니티가 수십개에 이른다. 회원수는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다.
환자들 대부분은 성행위를 통해 감염됐다. 그들은 에이즈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중국 질병대책예방센터(CDC)는 이들을 ‘에이즈 공포증’ 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속이고 있다면서 에이즈 공포증은 지금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환자는 자신의 커뮤니티에 가입한 회원 중 일부는 사망했고 새로운 사람들이 차례차례 가입하고 있다면서 “정신 질환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라는 것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
환자 케이스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는 상당수가 에이즈와 유사한 증상을 앓고 있다.
상하이에 사는 린펑(林峰·49)은 2008년 5월부터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 근육 경련, 관절 마찰음, 이명, 비문증, 흉선 소실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났다.
제약회사 직원인 그는 병원에서 B형 간염, 간괴사, 위염 진단을 받았다. 매끼 구토를 하다 보니 6개월만에 체중이 30kg(82.5->52.5)이나 줄었다.
이후 1년 반 동안 내장이 점점 딱딱하게 굳는 느낌이 들었고, 걷는 것이 힘들고 어지러움이 심해졌다. 관절에서 마찰음이 나고 피부와 근육도 굳어갔다. 임파선이 붓고 통증이 심해졌으며 피하 조직이 마치 모래처럼 잘게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목욕을 하면 피부가 끈적끈적하게 변해 닦아도 계속 미끈거렸다. 린펑은 “나는 빈사 상태다, 모든 것이 절망스럽다”라고 한탄했다.
퇴역군인 핑안(平安)은 2009년 동료와 술을 마시다 자신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험한 적 없는 두통, 현기증, 피부 습진, 림프 부종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입원했지만 호전 반응이 없었다. 전신의 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혀에 백태가 꼈다.
위의 분문에 종양이 생겼고 피부가 점차 보랏빛으로 변하고 있다. 가슴과 폐, 식도가 굳는 느낌이어서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호흡곤란이 온다. 매일 협심증으로 발작하고 발작시 전신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다. 지금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다.”
후녠(虎年·27)은 랴오닝성 안산(鞍山)시에 산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한 여성과 만나 지난해 성관계를 가진 뒤, 온 몸의 임파선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그 여성과는 연락이 끊어진 뒤에야 그녀가 계획적으로 병을 감염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과정이 너무나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수십일이 지난 후 후씨는 시력을 상실했고, 붉은 반점과 포진이 나타나고 심하게 가려웠다. 피부는 점차 노화가 진행돼 보랏빛과 누런 빛이 나고 피하 출혈도 여기저기서 발생했다.
발뒤꿈치에 무게를 실어 디디면 응어리가 생기고,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하고 두통이 가시지 않는다. 열흘 동안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모른다.
기자가 후녠을 만났을 때 그는 11일째 밥을 먹지 않았다고 했다. 매일 물만 마시고 하루에 아이스크림 2개만 먹다보니 2개월만에 체중(키 170cm)이 50kg에서 40kg으로 빠졌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치료비 걱정은 없었지만, 가족들이 그를 멀리하고 있다. 혹시라도 가족들에게 전염될지도 몰라 집안의 물품에 손을 대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변기를 청소하고 있다.
아직까지 의료진들은 그의 질환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후녠은 매일 효과도 알 수 없는 갖가지 약을 닥치는대로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