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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서 토마스베델님 댓글을 보고 작성한겁니다.
우선 저는 총균쇠를 봤을때 조금 비판적으로 봤습니다.
저는 책을 보면서 오히려 제국주의에 약간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어서 단순히 우연이라는 말로 설명할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다만 인종의 차이보다는 문화의 차이로 보고 문화의 차이는 살고있는 지역에서 유래되었다고봅니다.
물론 좋은 땅에 살게된 것 자체가 우연이라면 우연이지만 그곳에 살고있는것만으로도 선진국이되고 부국이 되는게 필연적이었다는 것입니다.(이렇게 말하고 보니 같은 말을 그냥 관점만 바꿔서 이야기한게되었군요)
총균쇠에서는 문명의 발달로 큰강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대형동물 온대기후를 문명의 조건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고대문명의 조건일 뿐이죠.
제 궁금증은 근대문명의 발아에 있었습니다. 왜 어떤 문명은 근대문명으로 도약했는데 어떤문명은 못했는지인데 굳이 따지면 왜 서양은 돼고 동양은 안되었는지. 일본은 되고 청, 조선은 안되는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농사로는 근대문명 진입이 불가능하니까 농업의 조건보다는 문화의 형성조건을 봤습니다.
일단 첫번째로 "서구화" 라는 개념인데 혹시 옛날에 유로파유니버셜리스라는 게임 해보셨으면 아실겁니다.
(지금은 서구화가 사라졌습니다)
요약하자면 "근대화의 특이점"이 서구에서 처음 발아한 이후로 이를 받아들였느냐, 못하였느냐에 따라 근대화의 가부가 결정되는겁니다.
왜 서구만 이 특이점을 싹틔었느냐 하는 문제는 더 고찰해봐야할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않겠습니다.
서구 또한 서구 전체가 우월해서가 아닌 일부지역에서 일어난 '특이점'을 일찍 받아들였기 때문에 운좋게 가장 먼저 근대화가 된것이고 동양은 가장 늦었기 때문에 늦은것이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두번쨰 조건입니다.
총균쇠에서 농사의 전파를 이야기하면서 왜 어떤곳은 받아들였는데 어떤곳은 농사를 받아들이지 못했느냐에 대해서 나옵니다. 초기 농사는 그 생산물이 수렵보다 좋지 않았다는 사실은 읽어보신 분이라면 다들 아실텐데, 결과적으로 수렵이 농사보다 좋은 조건 하에서는 농사를 지을 유인이 되지 못하다는 것이죠.
이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철기, 기후 등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온대지역은 농사를 지으면 결과가 나오는데 열대지역은 그게 안됩니다. 이 말이 중요한것은 다음 조건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조건중 "온대, 강, 바다" 이부분이 문화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봅니다.
즉 근대화가 가능한 문화를 형성한 국가는 근대국가가나 선진부국으로의 이행이 가능하고 이 문화를 형성하지 못한 국가는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만약 서구문명을 받아들인 순서대로 선진국이 결정되었다면, 동아시아 삼국은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었을겁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세계의 선진부국은 모두 그 위치에 모여있는게 현실이고(농업국, 석유국 제외)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도 빈국으로 남아있는 곳은 북한이 유일합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며 세가지를 모두 갖고있는 광동 상해 베이징 지역 등은 선진지역이라 봐도 무방)
즉 시간만 흘렀으면 해당 도시와 국가들은 무조건 선진국이 되었을 것이며 예외는 공산주의밖에 없다라는게 제이론의 요지입니다. 물론 선진국 사이에서도 정도의 차이나 우열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진국 사이의 차이입니다.
제가 일본의 근대화론을 비판할 때 자주 써먹는 이론이 이겁니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을 기준으로 온대, 강, 바다를 꼈으면서 근대국가로 이행되지 않은 국가를 찾아보자면 오직 한중일밖에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서양문명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서구화의 바람이 아직 불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었죠.
일본은 가까워서 가장먼저 서구화가 진행된거고 중국은 너무 큰 국가라 변화가 느렸습니다.
조선은 불행하게도 일본보다 멀었습니다. 단순히 거리만을 의미하는건 아니고 인식이나 일본의 방해등 여러가지 종합했을때 그러했습니다. (군주의 능력차이도 있었습니다만)
즉 일본이 있고 없고와 상관 없이, 온대, 강, 해양을 낀 도시와 국가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환경을 갖추고 있고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잠재력만 가지고있다가 받아들이는 순간 특이점이 폭발할것이라고 본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2020년 현재 서구문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역은 없기 때문에
근대화를 통한 선진국화는 시간문제라고 봤습니다.(예외는 공산주의뿐)
조선의 경우 오히려 일본 때문에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억눌려있었습니다.
이유는 일본의 공업화를 위해 조선이 일본의 배후지로서 농업생산국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했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는것입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35년간 조선이 제자리걸음을 시켰고 그 여파로 벌어진 6.25전쟁으로 대한민국을 개박살낸것도 맞지만 전쟁이 아니더라도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부분은 좀더 고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 세가지 요건이 없는 다른 국가들(동남아 아랍)은 선진국이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이 세가지조건을 갖추지 못한 국가중에서 선진국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자원부국을 제외하고는 부국조차 없죠.
(다만 호주의 경우 약간 애매하긴 한데 호주 역시 사람이 사는 지역은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고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심지어 백인들의 국가였던 브라질, 아르헨티나등의 국가들은 한때 선진국이자 경제대국이었지만 그 뒤로 몰락의 길을 걷게되었습니다. 이 중 멕시코는 한때 미국보다 잘나가던 시절이 있던 부국이었습니다.
대항해시대 스페인사람들이 먼저 멕시코에 도착했지만 역사의 승자는 미국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많은 이론이 있더군요.
영국인들은 경영에 관심이 많았는데 스페인인들은 착취에만 목적이 있었다느니, 영국인이 스페인인보다 뛰어나서 그랬다느니 영국인들이 전략을 잘썼다느니, 멕시코지역은 부자동네인데 동부지역은 가난해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느니 별의 별 이론이 다있던데
사실 제눈에는 정말 간단하게 보이더군요.
그냥 미국은 "온대. 강. 바다" 지역에 정착한 국가라서 패권국이 된거고 멕시코와 남미는 그 세가지를 모두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으로 굴러떨어진겁니다.
옛날에는 아르헨티나가 5대 부국이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아는 남미는 그저 개발도상국이미지밖에 없었는데 말이죠.
제가 이걸 설명하기 위해 자주 쓰는말이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온대, 강, 바다라는 체급을 가진쪽이 일시적 폼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그 클래스는 영원하다는겁니다.
국민성 과학기술등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부유해지거나 강국이되거나, 반대로 빈국이 될 수 있는데 이 세가지 조건은 절대 변화하지 않으니 언젠가는 그 클래스를 되찾는다는게 포인트입니다.
이 말은 이 세가지 요건이 없는 국가들은 선진국이 될 수 없고, 자생적 근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라 일부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총균쇠에서 보여주었듯이 끝내 농사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지역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폴리네시아 이주민들 중에서는 선조들이 과거에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섬에서 농사를 짓는것은 포기했습니다.
이유는 농사에 불리한 조건 때문이고 그들이 딱히 열등해서가 아닙니다.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이 열악해서 농사를 못지었다면... 다른 말로 환경이 열악한 곳이라면 근대화가 불가능 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이 말은 제국주의가 도움이 됬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결국에는 이슬람원리주의 국가로 되돌아가버리고 말았죠.
그런고로 일뽕들이 세계 각지의 자생적근대화 불가능 이론을 펼쳐봤자 애초에 환경과 조건이 다른 국가들과 조선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는게 어불성설입니다.
반대로 한국 사학계에서 자본주의 맹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구화의 바람이 도달하기 이전까지는 자발적 발생은 불가능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동아시아 후기의 자본주의적 모습은 사실 그 이전 고려나 송나라시대에도 있던것들인데 결국 자본주의를 발생시키는데 실패했고 사실상 500년간 사회상은 정체되었습니다. 19세기 동아시아도 유럽이라는 성공모델이 없었다면 같은 이유로 좌절을 맛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여기서는 편의상 선진국, 부국, 근대국가라는 세가지 개념을 혼용해서 사용하였는데 제대로 고찰을 해보기 위해서는 선진국 부국 근대국(근대화) 세가지를 모두 나눠서 고찰할 필요성은 있다고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