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기는 괴질에 걸린 한 중국인이 쓴 것이다. 미열, 무력감, 발진, 림프 부종 등의 증상이 에이즈와 유사하지만 에이즈 검사를 해도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질환은 중국 광둥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4월 초 홍콩 언론은 홍콩에서도 ‘미지의 병’이 발견됐다면서 ‘음성 에이즈’라고 지칭했다.
이후 중국 언론도 일제히 음성 에이즈 소식을 전했고, 중국 위생부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음성 에이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생부 보도관은 2월부터 베이징, 상하이, 저장성, 장쑤성, 후난성, 광둥성 등 6곳에서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보고를 받고 조사했지만 에이즈 등 전염병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종의 공포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심리적 현상? 실재한다
본보는 취재 과정에서 한 중국인 네티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푸젠 희망’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으며 ‘음성 에이즈’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우리가 앓고 있는 것은 에이즈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가 아닙니다. 저와 아내가 겪고 있는 증상은 뚜렷합니다.”
그는 지난 여름 에이즈 치료로 유명한 베이징 디탄(地壇)병원에서 에이즈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면역력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왔지만 의사는 ‘외국 기준으로는 위험한 수치지만 중국 기준으로는 괜찮으며 심리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4살짜리 아들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 그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다.
그는 채팅을 통해 에이즈 변종 바이러스일 수 있으며 에이즈 치료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매달 2천 위안이나 하는 약값이 부담스러워 빚을 내서라도 아들에게 약을 복용시킬 생각이다.
구이저우시에 사는 대학생 우나이(가명)는 기자에게 “여자 친구와 키스한 것 밖에 없는데 왜 이런 병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면서 학교 내에 5~6명이 유사한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위생부는 6개 성시에서 ‘음성 에이즈’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환자 59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미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네티즌 ‘불명 바이러스 감염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내가 59명 중의 한 사람이며, 우리는 모두 구내 궤양, 잇몸의 염증, 인두염, 비염, 시력 저하, 림프 부종을 앓고 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