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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25 02:26
[기타] 한자음으로 본 상고사 -5
 글쓴이 : 비좀와라
조회 : 1,651  

4. 단군조선의 실체

 

  고조선의 실체가 부정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단군조선을 신화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앞서 논의한 민족의 기원에 연결하여 상고시대를 언어학의 관점에서 기술하게 될 것이다. 단군신화의 저변을 천착함으로써 단군신화의 실체를 밝혀 보려고 한다.

 

1) 웅족(熊族)의 출현

 

  신화의 성격은 사실을 바탕으로 부풀린 경우와 허무맹랑하게 지어낸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중국과 일본이 우리의 단군신화에 대해 주장하는 쪽은 후자이다. 그러나 어떤 신화이든 반드시 그 저변에는 근거가 있기 마련이다.

 

  중국은 자기를 중심에 두고 사방이 오랑캐라고 했으나 사실은 중화中華가 중심이 아니라 우리민족인 황이黃夷가 중심이었다. 사방 사이四夷와 중앙의 황이黃夷를 합친 오방 구도는 오수, 오상, 오색과 연결된 오행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중국 학자 필장복은 <중국인종북래설中國人種北來說>에서 “동방 인종의 오행 관념은 원래 동북아에서 창시된 것을 계승한 것이다(東方人種之五行觀念 原係創始于東北亞洲)”고 했다. 따라서 음양오행은 우리민족이 스스로 만든 것이지 중화中華가 만든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다만 중화가 한 일은 자신들의 우위를 점한 우리민족을 멸시하여 적狄, 융戎, 이夷, 만蠻의 본래의 뜻을 왜곡했을 뿐이다. 예濊는 ‘더럽다’고 했고 이夷, 적狄, 융戎, 만蠻를 ‘오랑캐’라 했다. 이夷의 본질인 시尸는 사람이 앉은 모습임에도 ‘주검, 시체’를 뜻하는 자字로까지 가차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사서史書에서 이夷를 극찬하는 내용 모두를 수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후한서>에서 “이夷는 뿌리라 했고 말은 어질고 고우며 만물의 생生함이 모두 땅에 뿌리를 내리고 나타나기 때문에 천성이 유순하여 역이 도로써 다스림에 이르러 군자불사의 나라가 되었다. 공자가 이족夷族이 사는 곳에 살기를 바랐다.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다니며 서로 양보하며 다투지 아니하는 어진 종족이다.”고 했다. 진서陳書에서는 이하夷夏라고 기록하여 이夷를 하夏에 앞세웠으며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시尸(이夷)는 걸터앉아 蹲踞(준거)하는 者라 하여 화족華族의 꿇어 않는 跪座(궤좌)와 차별하고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인人, 대大, 인仁, 이夷를 동일한 개념으로 보고 있다. 인仁의 본자는 시尸 와 이二 의 합성이다. 여기서 인人은 시尸라고 했고 시尸는 이夷라고 했다. <설문통훈정성>에서 이夷와 인仁을 같이 보고 있는 것도 이들의 의미에 있다 할 것이다. <삼국사기34>에서 칠곡漆谷의 옛 지명을 팔거리八居里라 적고 인리仁里라 했다. 인仁과 팔거八居가 대응되는데, 당시 국어에 유기음 ㅍ이 없었음을 감안하면 [발거]가 되는 것이다. 이夷가 구족族, 즉 부루(>부여)족族임을 말하는 것이다. , 대大와 이夷를 같이 보는 이유는 이들의 음에 근거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이夷의 상고음은 [di ̯ær]이고 초음初音은 [dər]이다. 대大의 상고음은 [dɑd]인데 초음初音은 [dar]로 이夷의 초음初音과 같다. 이夷를 대大라 한 것은 의미면에서뿐 아니라 음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夷가 대大와 궁弓의 합성이면 대大가 성聲부가 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결국 이夷는 화족華族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北狄(북적)

           西戎(서융)          黃夷(황이)           東夷(동이)

                                 南蠻(남만)

 

  문자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류문화의 초창기에 있었던 종족들은 자기 종족을 문자로 기록할 때 반드시 그들만의 특성을 나타낸다. 위의 이夷가 문명의 초창기로 볼 수 있는 堯() 시기에 처음 나타난 것을 보면 고등한 문자가 없었던 요堯 시기 이전부터 이夷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 후에 각 종족들은 자기들의 특성을 구전과 그림을 통해 전해 오다가 문자가 제 모습을 갖추면서 자기 종족의 특성이 기록된 것이다.


  북적北狄은 처음에는 北翟(북적)으로 적었다. 적翟에서 깃털(우羽)과 새(추隹)가 있는 것으로 보아 종족의 특성은 새와 관련된 종족임이 틀림없다. 여기서 말하는 ‘새’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태양새, 불새, 즉 삼족오를 지칭한다. 이 종족은 태양 속에 산다는 삼족오로부터 불(화火)을 받았다는 것인데, 그래서 이 종족에는 태양의 밝음(화火), 불의 전달자인 (조鳥), 방위신의 영令을 받은 풍신風神과 뱀(충虫)이 늘 따라붙는다. 바람(풍風)은 이 불새의 이동을 돕는 풍신風神이었던 것이다. 부여를 삼족오의 <바람의 나라>라고 하는 데도 이런 이유이고, 삼부인 가운데 풍백(풍백風伯)은 바람의 신이었다. 요컨대, 불을 발견한 이후부터는 적狄을 쓰게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적狄에서 불(화火)의 ‘밝음’을 나타내게 되었던 것이다. 부여夫餘의 초음은 ‘바라’이며 그 상대형은 ‘브르’이다. ()은 ‘브르>부루>불’로 변천했다. 여기서 부루(부여)족族, 밝족族, 맥족貊族이 명명되었다 할 것이다. 부여족의 선조는 ‘태양에서 불을 가져온 민족’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논의한 예濊의 ‘밝음’, 태양의 ‘밝음’과 일치하는 것이다.

 

  적狄은 과 火의 합성으로, 두 의미를 갖고 있는 회의자이다. 문자학적으로 은 수렵경제 단계였음을 말한다. 북적北狄에서 예濊족이 나왔기 때문에 예濊는 적狄의 밝음(화火)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적狄의 이 수렵 단계의 경제라면 화火는 그들의 특성임에 분명하다. 인류 문명의 초창기에 종족을 명명하는 字는 반드시 종족의 특성을 담게 되며 그 특성에 맞게 창제되는 것이지 기존의 자字 를 쓰는 것이 아니다. (화火)을 처음 발명한 종족은 자신들의 긍지를 대대로 유전했을 것이며 이것을 나타낸 기호가 문자로 정착되는 것이다.

 

  능能의 뜻은 ‘능하다’, ‘재능이 있다’는 뜻이지만 후대에 생겨난 뜻이고, 이 글자가 처음 생길 때는 ‘곰(웅熊)’을 뜻했고 지금도 자전에는 ‘곰’의 뜻이 있다. 곰이 재주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재능’ 쪽으로 많은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능能만으로도 충분히 ‘곰’인데 웅熊을 따로 만들면서 불()을 넣었던 것은 필시 연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곰족(웅족熊族)의 특징, 즉 불(화火)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즉 일반 명사로서의 곰은 능能이지만 종족명은 웅熊인 것이다. 자기 종족의 특징은 화火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불()을 지닌 능熊족은 북적北狄의 한 종족이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 <설문해자>에 능能은 여성呂聲으로 되어 있다. 여呂로 읽어 달라는 것이다. 여呂의 상고음은 [graʔ(k)]이고 초음初音은 [가라(gara)]이다. 능能의 음이 [가라]였고 웅熊은 가라족族이었음음 말할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은 熊 字를 ‘웅[ung]'으로 읽지만 단군조선 시기인 殷나라 갑골문의 발음은 [gom]이었고 그 이전 시대, 즉 문자가 없던 시기의 初音은 [감(gəm)]이었다. 후에 熊[gi ̯u ̆m]은 성모 g가 탈락하고, 어미 m은 앞선 모음 [u]로 인해 [ŋ]로 변하여 지금의 웅[uŋ]이 된 것이다. 그러나 初音 [감(</)]은 후에 ’곰‘의 의미를 상실하고 神의 의미로 바뀌면서 [/]으로 파생된 것이다. 炎의 상고音은 [gi ̯am]이며 그 이전의 音은 [(gam)]이고 그 상대형은 [(gem)]이었다. 후에 熊의 의미를 잃고 神의 의미를 획득하면서 [gam/gem](/)으로 변천한 것이다. 현재 읽고 있는 檀君王儉의 儉()도 殷 시기에는 [g̯am]이었고 炎의 音과 일치한다. 문자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수인씨燧人氏,염제炎帝는 웅족熊族임에 틀림없다.

 

  현재 우리말에서 []은 웅熊()의 뜻을 상실하고 귀신鬼神, 신神을 뜻한다고 했다. 이런 뜻을 가지게 된 것은 곰(웅) 토템을 가진 종족에게는 곰이 신神이었기 때문이다. 후에 곰(웅)의 뜻은 사라지고 신神의 뜻만 남게 되었는데, '왕검'의 본래 의미는 '왕곰'이었다. (웅)족 가운데 왕王이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굿집에서는 [대감]이라 한다. [왕] [대]와 대응되고 [()] []과 대응된다. 이와 같이 우리는 북적北狄에서 웅熊족을 찾을 수 있었고 환웅桓雄(가라)이 결혼한 여인은 웅熊족이었음에 틀림없다. 여기서 잠시 단군신화를 보자.

 

하나님은, 묶음의 쑥과, 마늘 20쪽을 보내며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것을 먹은 다음, 100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의 모습이 것이라고 하셨다. 곰과 호랑이는 그것을 받아먹었다. 곰은 삼칠일(三七日) 지나는 동안 부정(不淨) 피하여, 여자의 모습으로 변했는데, 호랑이는 기일(忌日) 지키지 못했으므로, 사람의 모습이 되지 못했다.

 

  아는 바와 같이 신화에는 쑥(아)과 마늘(선)이 나타나는데, 공교롭게도 아莪()의 初音은 [gar]이고 선蒜(마늘)의 초음初音은 [sar]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나 여기서 [가라] [사라]가 나타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할 것이다. 환웅桓雄의 웅雄도 예사롭지 않다. 웅雄은 굉()과 추隹()의 합성이다. 문자로 본다면 웅雄의 굉()은 동이족東夷族이며, (추)를 숭상하는 북적北狄의 웅족熊族과 혼인관계를 맺은 것으로 볼 것이다. 궁弓의 상고음이 [ki ̯uŋ]이나 일본 한자음은 k가 탈락한 [jumi](ゆみ,)에서 어말음 [m]이 나타난다. [u]에 연쇄되는 [m] [ŋ]으로 변천한 것이다. 이로 보아 일본 한자음은 한국 한자음보다 더 고古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궁弓의 初音은 굼, [gum/gom]이었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대궁大弓을 특징으로 하는 동이족東夷族도 곰족인 북적北狄에서 분파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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