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혼합소유제’로 개혁 추진
2016.10.20
혼합소유제 개혁은 국유기업의 개방적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행정적 독점, 시장의 독점 구도를 깨는 것을 목표로 한다. (GETTY IMAGES)
최근 시진핑 주석의 경제 브레인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산하 판공실 부주임의 주재로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 시범 공작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중국 국유기업 개혁, 특히 대형 중앙기업(국유기업 중 중앙정부가 관리감독하는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회의는 9월 29일 류허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의 주재로 진행된 것으로, 중국 공산당 발전개혁위원회 체제개혁사(司), 운행국(運行局), 진흥사(司), 첨단 기술사(司), 국방사(司), 국방 과공국(國防科工局) 등의 고위 관리들이 참석했다. 이번에 혼합 소유제 개혁 프로젝트 첫 대상 기업에는 여러 군수공업 기업체도 포함되어 있다.
동방항공그룹, 차이나 유니콤 그룹, 남방전망(南方電網), 하전그룹(哈電集團), 중국핵공업건설그룹(中國核建), 중국선박(中國船舶) 등 국유기업과 저장성 발전개혁위원회(發展改革委)가 1차 혼합소유제 프로젝트의 시범 대상 기업으로 꼽혔다.
류허는 이번에 시행하는 혼합소유제 개혁 추진은 국유기업의 개혁이 심화된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중요한 돌파구라고 밝혔다. 현재 국유기업의 불명확한 포지션 및 포괄해야 하는 범위가 넓은 탓에 낮은 효율성을 보이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이번 개혁은 개방적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행정적 독점, 시장의 독점 구도를 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경분리 및 철도망과 여객화물수송의 분리,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영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더욱 많은 비(非) 공공 자본을 도입함으로써 혼합소유제 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경제평론가 위무(余木)는 10월 3일 홍콩 경제일보(經濟日報)에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인 류허 부주임이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도입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것을 시진핑 주석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을 칼럼에 실었다.
칼럼에 따르면, 혼합소유제는 국유기업 개혁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는 간단히 말해 중국 내의 민간 자본과 외국 자본이 국유기업의 개조 및 개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에 참여할 수 있는 민간자본, 외국자본은 일반적인 업종에만 한정되어 있었다.
이 조치는 중국의 국유기업 중에서도 특히 대형 국유기업의 개혁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개혁의 범위를 다소 민감한 방위산업 분야까지도 확장할 계획에 있는데, 이는 국유기업 개혁의 움직임이 일보 전진한 단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류허는 중국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시찰을 하거나 외국을 방문할 때 항상 옆에서 밀착 수행했다.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週刊)은 올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전날, 류허와 그가 이끄는 지도부 구성원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또, 중재판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재판은 주요 경제 사안에 대해 공산당 고위 지도자에게 정책적 조언을 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경제에서의 장쩌민파의 독점현상이 20여 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유기업은 그야말로 장쩌민파의 ‘자금줄’로, 그들은 이를 통해 국유자산을 마구 횡령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또, 인사과정에서도 자신의 측근을 대거 배치했다.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방안은 매번 장쩌민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왔다. 현재 추진 중인 국유기업 개혁의 경우 국유자산의 유실을 최소화 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장쩌민 집단이 가져간 자금을 도로 회수하려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구칭얼(古清兒)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