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다] 41. 비단으로 뒤덮인 나라
18글자 짧은 시-民調詩-로 읽는 우리 문화와 역사
[민조시 41]
금수강산 (錦繡江山)
비단옷
펄럭이는
금수나 강산,
물빛도 명주빛.
왼쪽부터 백제, 고구려, 신라사신
우리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금수강산으로 표현하여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문자 그대로 비단으로 뒤덮인 땅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단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시와수다 38편]에서는 白衣(백의)가 흰옷만이 아닌 비단옷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후한서 동이열전 서(序) 『東夷苹皆土著 憙飮酒歌舞 或冠弁衣錦』
『동이는 거의 모두 토착민으로서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추기를 좋아하고,
변(弁)을 쓰고 금(錦)으로 만든 옷을 입었다.』
후한서 동이열전 고구려전 『在遼東之東千里,… 地方二千里, 多大山深谷, 人隨而爲居.
少田業, 力作不足以自資, 故其俗節於飮食, 而好修宮室… 其公會衣服皆錦繡, 金銀以自飾.』
『고구려는 요동(遼東)의 동쪽 천리....그 나라의 넓이는 사방2천리인데, 큰 산과 깊은
골짜기가 많으며 사람들은 산골짜기에 의지하여 산다. 농사지을 땅이 적어서 힘껏 농사를
지어도 자급(自給)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그 습속(習俗)에 음식을 아낀다.
그러나 궁실(宮室)은 잘 지어 치장한다….
공공 모임에는 모두 금수(錦繡)로 지은 옷을 입고, 금(金)과 은(銀)으로 장식한다.』
위의 문헌에서 보면 부여와 고구려인은 누에고치를 이용한 다양한 비단 종류로 옷을 해
입었습니다. 누에는 온대기후에서 자라는 뽕나무 잎을 먹으므로, 위의 기록과 같은 다양한 비단
종류를 생산하려면 필수로 넓은 뽕밭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부여와 고구려의 위치가 온대와 한대 기후대이므로, 과연 온대에서 자라는 뽕나무로
부여와 고구려인들 모두가 비단옷을 해 입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한대기후대에서 양잠이 가능한지부터 살펴보아야겠습니다.
한대기후대에서도 누에가 먹을 수 있는 잎이 있다면 온대와 한대기후대의 부여와 고구려인들의
다양한 종류의 비단생산이 현실성이 있습니다.
한대기후에서도 비단옷이 가능한 떡갈나무잎과 누에
<떡갈나무 작잠(柞蠶) 고구려비단(주채혁)>이라는 글에 의하면, 만주 대흥안령 영동쪽-태평양쪽
드넓은 언덕에 어마어마한 작군(柞群)-떡갈나무 떼가 자생하고 있는데,
이 잎을 먹는 누에를 작잠이라고 합니다.
눈(嫩)강 언저리 수림의 바다를 이룬 떡갈나무들은 자라는 환경은 거센 태평양 설한풍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생태환경입니다. 온대의 뽕나무 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 상잠(桑蠶)을
대신할만한 떡갈나무 누에 –작잠(柞蠶)가 있습니다.
작잠은 천잠(天蠶)이라고도 하는데 상잠-가잠(家蠶)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수배이상 비싸게 매겨졌다 합니다.
온대기후에서 뽕나무 잎을 먹는 상잠이든 한대기후에서 떡갈나무 잎을 먹는 작잠이 있으므로
어느 기후에서든지 비단이 생산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후한서 동이열전 한(韓)전 『馬韓人知田蠶, 作緜布…. 不貴金寶錦罽,…其南界近倭, 亦有文身者』
『마한 사람들은 농사와 양잠을 할 줄을 알며 면(緜)과 포(布)를 만든다…
금(金)·보화·금(錦)·계(罽)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며…
남쪽경계는 왜(倭)에 가까우므로 문신(文身)한 사람도 있다.』
진서(晉書) 동이열전 편에도 금(錦) 계(罽) 면(緜) 백(帛)의 직물종류가 나옵니다.
위의 문헌기록을 참고로 비단-비단은 아니나 계도 포함하여-의 종류를 도표화해 봅니다.
이 표를 보면서 다시 위의 직물관련 표현들을 음미해봅시다.
白 |
비단 백
緋緞 |
무늬가 직조와 같은 색 계열일 듯. |
帛 |
비단 백 |
帛을 옆으로쓰면 白巾, 흰 누인 명주
명주실로 무늬없이 짠 비단 |
繒 |
비단 증 |
두텁게 짠 사직물(紗織物) |
繡 |
비단 수
수놓을 수 |
오색을 갖추다/수
물들인 오색실로 사직물에 수놓은 비단 |
錦 |
비단 금 |
명주실을 여러 색으로 물들이고 이를 섞어 화려한 문양을 혼합한 직조기법, 고급직물 |
罽 |
융단 계 |
푸른새털로 짠 모직물 |
緜 |
비단 면 |
명주실로 무늬없이 짠 피륙, 굵은 실로 두텁게 짠 사직물
나중에 무명(목화)로 만든 직물을 지칭함 |
絹 |
비단 견 |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 두꺼운 감 |
綾 |
비단 릉 |
무늬가 얼음결 같은 것 |
羅 |
비단 라 |
그물처럼 성글게 짠 것
능라綾羅 무늬가 있는 두꺼운 비단과 얇은 비단
‘깁-고운견직물’이라고 함 |
紗 |
비단 사 |
깁-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
綺 |
비단 기 |
무늬 좋은 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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