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쉬 롱보우 같은 장궁을 합성궁과 비교해서 가루가 되도록 까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크게 차이 없습니다. 특히 보병 궁사용이라면 합성궁이나 장궁이나 편의성에서도 별 차이 없고요.
장궁을 쓰던 중세 영국도 군편제 기록을 보면 말 위에서도 활 잘만 쐈어요.
게다가 영국 장궁은 단일소재로 만든 것 치고 굉장히 잘 만든 형태인데
활몸에 일정 비율로 심재와 피재가 맞닿아있는 부위를 잘 조절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단일소재 궁이면서도 합성궁과 같은 원리로 상당한 탄성을 갖었고요.
모든 장궁이 그런 건 아니고 특히 영국 장궁이 단일소재 목궁 중에선 최고입니다.
하나하나 다 따지면 합성궁이 성능이 더 좋을 순 있으나 군사적 운용 및 보급 면에선
장궁이 합성궁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험악한 환경에서 제 성능 발휘하기가 훨씬 좋고
합성궁보다 값이 저렴하고 대량공급이 쉽거든요.
습기에 취약해서 수시로 세심한 관리를 해야하는 합성궁에 비해 단일재질로 만들어진 장궁이
내구성 관리성 면에서는 훨씬 우월합니다.
게다가 국궁은 물소뿔이 들어가는데, 바다 건너 외국에서 건너오는 물건인 만큼 가격도 비싸고
전쟁 등 위급한 상황에선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불가능했거든요.
물론 물소뿔은 최상의 재료라 대체품이 많지만 애초에 합성궁 구조상 장궁에 비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한반도의 특성상 70 퍼센트 이상이 산이고 나무도 구하기 쉬웠던 만큼 한반도에서 합성궁 대신
단일소재 목궁 사용 사례도 기록에 많이 나타납니다.
각궁을 많이 쓰던 조선시대에도 목궁이 위력이 상당히 좋고, 전장에서 쓰기 매우 수월하다고
그 가치를 인정한 기록도 있고 실제로도 사용했고요.
단일소재 궁 VS 합성궁을 비교했을 때
순수히 성능면으로만 비교하면 합성궁이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보급, 관리, 가격, 등 여러 면에서 복합적으로 보면 단일소재 궁이 절대 까일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보면 장궁이 쓰기 쉽고 보급 면에서도 좋은 데다가
성능 차이도 크지 않으니 합성궁이 더 불리하죠.
국궁의 성능이 세계 최고인 것은 맞으나 그것 가지고 타 국가의 단일소재 궁을 깔
이유는 안 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