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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06 13:00
[세계사] 누르하치, 여진을 통일하고 후금을 세우다 - 1616년
 글쓴이 : 옐로우황
조회 : 2,215  

17세기 초는 동아시아의 기존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가던 격동기였다. 격동의 핵심은 명청 교체. 14세기 후반 이래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군림한 명明이 신흥 강국 청淸의 도전에 밀려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데 반세기 이상 계속된 명청 교체의 진행 과정 속에서 당사자인 명과 청뿐 아니라 조선, 일본, 몽골 등 인접 국가가 모두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게 된다.

본래 명의 지배 아래 있던 건주여진의 누르하치가 주변의 여진족을 아우르기 시작한 것은 1583년이다. 명 중심의 책봉 체제 바깥에 있던 일본이 명을 정복하겠다며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이 1592년, 누르하치가 후금을 건국한 것이 1616년, 후금이 선전포고를 통해 공식적으로 명에 도전을 선언한 것이 1618년이고, 이후 명과의 대결에서 연전연승하던 후금이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제국 성립을 선포한 뒤 곧바로 조선 침략에 나선 것이 1636년이었다. 결국 명이 멸망하고 산해관을 통과한 청이 북경을 접수한 것은 불과 8년 뒤인 1644년이다.

명의 쇠락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명이 멸망하고 27년이 지난 뒤에, 강소(江蘇) 무석(無錫) 사람인 계육기計六奇는 그가 저술한 『명계북략(明季北略)』의 내용을 총정리하면서 "명조明朝가 천하를 잃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① 외부의 강적(여진족의 위협), ② 내부의 농민반란, ③ 자연재해의 유행, ④ 정부의 무능력이다. 이들 요인 중에서 계육기는 재해와 농민반란의 상호관계를 특히 강조했다.
『하버드 중국사 원.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명의 쇠락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선, 1572년 황위에 올라 1620년에 사망한 만력제(신종)의 통치 시대로 돌아가 보자.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과 달리, 명의 쇠락이 만력제의 결함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만력 연간에 발생한 두 차례의 환경 위기가 그러한 큰 그림에 해당한다.

1586~1588년에 발생한 첫 번째 ‘만력의 늪’은 정권 자체를 마비시켰다. 그 늪은 사회 재난의 새로운 기준이 될 정도로 엄청난 환경 차원의 ‘붕괴’였다. 그러나 명나라 조정은 이 재난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는 1580년대 초반부터 장거정이 시행했던 국가재정에 관한 개혁 덕분이었다. …… 그리하여 장거정이 1582년 사망할 때 국고에는 은이 넘쳐났다. 이렇게 보유한 자금 덕분에 만력제의 조정은 1587년 폭풍처럼 밀어닥친 자연재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
......
20년이 지난 1615년, 두 번째 '만력의 늪'이 발생했다. 이번 늪이 있기 2년 전부터 북부 중국 전역에서 홍수가 지속되었고, 2년째 되던 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추워졌다. …… 1616년 후반기에 기근은 북부중국에서 양쯔강 유역으로 파급되었고, 이어서 광동성을 덮쳤다. 최악의 사태는 1618년 이전에 종결되었지만, 이후에도 만력제의 마지막 2년 동안 가뭄과 메뚜기 떼의 약탈이 끊이지 않았다.
......
만력 연간의 기근으로 고통 받은 이들은 명나라 뿐만이 아니었다. 이 시기 북부 중국을 강타한 가뭄은 요동으로도 확산되었다. 요동은 이후에 만주로 알려진 만리장성의 동쪽 끝 부분에 해당한다. 바로 이곳에서 여진족의 지도자 누르하치가 여진족과 몽골족 사이에 전례없이 폭넓은 동맹관계를 형성해냈고, 이 동맹은 1636년 마침내 '만주'라는 새로운 민족의 칭호를 탄생시켰다.
※ 17세기 위기 – 소빙하기(소빙기) 절정 : http://yellow.kr/blog/?p=939

1592년 일본의 조선 침공은 명나라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에 엄청난 충격을 가했다. 일본군의 침공은 몽골의 위협이라는 그늘에 숨어 세력을 키워 온 만주 건주위가 드러내 놓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던 것이다. 동아시아는 더 이상 명나라와 몽골이 아니라 만주와 일본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갔다. 조선은 1592년부터 1636년까지 40년 남짓의 기간 동안 일본에 얻어맞고 명에 시달리고 청에 차이는 최악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누르하치가 태어났을 무렵의 여진 부족은 몽골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해서여진(海西女眞) 4부, 명과 조선의 영향이 강한 압록강 북쪽의 건주여진(建洲女眞) 5부, 그리고 두만강 북쪽의 야인여진(野人女眞) 4부 등 13개 세력으로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즉, 임진왜란 이전의 만주 지역은 마키아벨리의 이탈리아처럼 내부 세력이 상호 적대하고 프랑스 · 스페인 등의 강력한 외부 세력이 이러한 적대를 조장하는 상황이었다. 건주여진 5부족은 누르하치가 1583년에 군대를 일으켜 1589년 정월까지 모든 부를 굴복시키고 통합하였다.

누르하치의 굴기는 임진왜란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한다. 요동 지역에 있던 명군 대부분이 조선으로 출전하면서 생긴 명의 통제력 약화와 1593년 해서여진을 중심으로 한 9부 연합군의 공격을 격퇴하면서 누르하치는 사실상 만주 지역의 패자로 떠올랐다.

잇따른 승전을 통해 인구와 영토가 늘어나고 자신감이 커지면서 누르하치는 내부 정비에 눈을 돌렸다. 1599년 만주 문자를 창제하고, 1603년에는 허투아라에 흥경노성興京老城이라는 새로운 근거지를 마련했다. 1615년에는 팔기제八旗制를 정비했다. 누르하치는 이어 1616년 국호를 대금大金, 연호를 천명天命이라 칭해 독립 국가의 지향을 드러냈다.

※ 이 무렵 여진은 만주로 이름을 바꾸었다. 만주(manju 滿州)의 어원에 대해 여러 학설이 있지만 문수보살文殊菩薩(불교에서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의 산스크리트어 표기인 मञ्जुश्री (Mañjuśrī, 만주슈리)의 음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Map-Qing_Dynasty_1616.jpg


- 1616년 당시의 중국판 역사지도


당시의 세계사 연표는 :
* yellow의 세계사 연표 : http://yellow.kr/mhistory4.jsp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찾았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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