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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3 08:20
[기타] 당나라의 전술-육화진법(六花陣法)
 글쓴이 : 인류제국
조회 : 3,836  

육화진(六花陣) - 군편제(軍編制)
 
당의 원정 시 설치되는 원정군 단위부대는 행군(行軍)입니다. 오늘날의 사단격인 이 행군은 사단장 격인 행군총관(行軍總管)이 지휘하며 휘하에 2만 명이 배치됩니다. 이정의 육화진법에 의하면 이 행군은 6개의 꽃(六花)이라는 이름처럼 6개의 예하 부대와 지휘관이 직접 지휘하는 부대(中軍)를 합쳐 모두 7개의 부대로 이루어집니다. 부대 명칭은 각각 중군(中軍), 전(前), 후(後), 좌(左), 우(右) 4군에 좌우후군(左虞候軍) 우우후군(右虞候軍)입니다. 각 부대는 노수(弩手), 궁수(弓手), 마군(馬軍), 도탕(跳蕩), 기병(奇兵), 치중병(輜重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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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진 편성에 따른 7개 예하부대 병종구성표
 
일개 대(隊)는 50명으로 구성된다.
 
 치중병은 일종의 수송 부대로 6,000명 가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2만 명의 병력 중 순수 전투병력은 14,000명인 셈입니다. 전투병력 중 노수, 궁수 등 발사무기를 사용하는 병력은 4,200명 정도로 3할 정도를 차지합니다. 다음은 기병(騎兵)의 비율이 문제인데, 단순히 편제상 마군(馬軍)으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만을 기병으로 생각할 경우 마군의 수는 4,000명으로 기병의 비율이 전체 전투병력의 3할에 못미칩니다. 하지만 도탕병의 경우 [이위공문대]에 이르기를 “기병(騎兵)으로만 편성된 부대를 도탕대(跳盪隊)라 한다” 라고 하였으므로(이름도 뛰다, 도약하다跳 +쓸어버리다蕩로 기병을 뜻합니다) 도탕병 2,900명도 모두 기병(騎兵)으로 셈해야 하며 기병(奇兵)의 경우 일종의 예비대격인 부대로서 기보(騎步) 혼합부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체 기병의 수는 6,900명 +α로 최소 5할은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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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기병
 
당 고조 이연은 원래 수나라 태원유수(太原留守)로 돌궐족에 대한 최전방 사령관이었으며 당의 개국과 안정 과정은 돌궐, 토욕혼 등 유목민족과의 치열한 투쟁이었으므로 당이 유목민족의 경기병 전술을 받아 들인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다. 당의 최정예 기병은 복속시킨 유목민족의 기병이었으므로 위의 그림처럼 세련된(?) 모습 보다는 좀 더 유목민적인 터프한 모습에 주무기로는 활을 사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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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보병
중장보병이라고 해 봤자 최대한 가죽을 많이 사용해 무게를 줄이고 가슴 부위만 보강한 명광개(明光鎧)를 착용했을 것이다. 신, 구당서에는 주필산 전투에서 몸빵 역할을 담당한 이세적군의 보병이 긴 창을 이용하여 고연수의 고구려군에게 역습을 가했다는 기록이 있어 긴 창을 사용한 장창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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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궁수
 
당대의 묘실 벽화(위 당 보병 그림 상단 좌측)에 나오는 그림의 확대도. 경장을 하고 있으며 활 외에 횡도를 소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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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진도
육화진이라는 명칭이 있게 한 특징적인 7군의 배치도
[이위공문대]에서 이정 曰 ; 외부의 6개 부대는 방진(方陣)이 되고, 내부의 1개 부대는 원진(圓陣)이 됩니다. 그 모양이 여섯 개의 꽃잎과 같다 하여 사람들이 육화진(六花陣)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방진은 보병을 고려한 것이고, 원진은 기병(奇兵)을 고려한 것입니다. 방진은 보병의 행동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서 방형이 되고, 원진은 기병의 회전 활동을 위해서 원형이 되는 것입니다...
육화진은 이정의 돌궐, 토욕혼 등 유목민에 대한 원정경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탁 트인 평야에서 유목민의 공격을 받았을 때를 상상해 보라. 마치 인디언에 포위된 포장마차처럼 밖에 위치한 방형의 보병진은 수비를 굳히면서 기회를 노리다가 가운데의 기병(奇兵)이 역습에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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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진 응용도
7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상황에 따른 전술변용을 가할 수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서 사방에서 적의 공격을 받을 때에는 육화진을 짜고 적의 전면(前面) 공격을 방어할 때는 종심을 강화한 방어진인 안행진, 지형 요건이 나쁘거나 협소할 때는 종대 대형인 직진으로 공격해 나갈 수 있었다.
 
이상이 육화진법의 내용입니다. 어떠신지요? 냉병기 시대의 전술로서 이만 하면 완성된 형태의 전술 아닌가요? 모든 형태의 전술적 진형 중에서 가장 유연하며 전술적으로 융통성이 있는 진형이 산개진형입니다. 고대에 가장 유명한 산개진형이 로마군의 진형이었으며 근세의 융통성 없는 머스킷 보병대도 전술이 발전하고 화력이 증대되면서 점점 산개진형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다만 산개진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병사 개개인, 또는 기본 전술단위 차원에서 전술에 대한 높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훈련도가 높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갈리아 전쟁기 등에서 로마군이 전투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각 마니풀루스가 알아서 손발 딱딱 맞춰가며 싸웁니다. 적진의 빈틈을 찾아서 한 마니풀루스가 돌출되면 다른 마니풀루스가 알아서 지원하면서 전체 전열을 유지하는 식이지요. 카이사르는 그냥 전체 전황을 파악하다가 밀리는 곳에 가서 독려하거나 예비병력을 투입하거나 하는 식의 지휘만 합니다. 따라서 로마군대의 핵심은 백부장에 있었습니다. 백부장이 마니풀루스 단위의 개별전투를 지휘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전열 유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했으니까요.
 육화진을 보면 제 1열의 대대(大隊)는 마니풀루스를, 각 군(軍)은 코호트를 연상케 합니다. 제 1열의 대대는 쐐기형태의 진형을 이루어서 백병전을 벌이다가 적진에 빈틈이 보이면 언제든 대대 단독으로 돌격해 들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제 1열이 피로해 질 경우 제 3열과 교대하곤 했다는 사실은 더욱 로마군의 전술을 연상케 합니다. 로마군도 군단 전체 3열이 서로 교대해서 싸울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육화진의 제 2열에 해당하는 주대(駐隊)의 개념이 육화진을 더 빛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방어용, 혹은 공격용 수레에 의지해서 전체적인 전열을 유지시키는 주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육화진은 최악의 경우인 전열붕괴에 대비한 보험을 들어놓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대가 존재했기 때문에 당군은 로마군에 비해 훨씬 적은 훈련으로도 효과적인 산개진형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로마군과 비교한다면 양군의 전술진형의 수준은 우열을 가릴 수 없어 보이는군요. 다만 육화진이 더 적은 노력으로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면에서 약간 우월한 것 같습니다. 군 개개인의 전투기술 이라던가 보병의 무장 정도는 로마군이 앞선 것 같지만 로마군이 너무 보병 단일병종만을 신봉했던 것에 비해 육화진은 높은 비율의 기병, 발사무기를 채용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저는 육화진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나저나...위국공(衛國公) 이정(李靖)...본좌 인정입니다. 아울러 이들과 땅을 잇대고 살았던 고구려도...본좌 인정입니다...ㅠ.ㅠ
 

 
 
 
 
 
 
이런 나라를 상대로 잘싸우고 버틴 고구려
 
당나라 신라 연합으로 겨우 멸망시킴 그것도 고구려의 내전 덕분에
 
 
당나라조차도 발해를 해동성국이라고 부를정도면 발해는 얼마나 강했을지 궁금하군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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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스 17-04-23 11:59
   
잘 보았습니다.
고구려의 중기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당나라의 기마병이, 기마병의 기동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과거 수나라 시절의 중장 마갑을 폐지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올려주신 육화진의 경우에, 훗날 대왜진법인 원앙진을 만든 척계광도 원앙진이 육화진에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조선에서도 이 육화진이 차용되었다고 하니 육화진이 널리 알려진 효과적인 진법인 듯합니다.


육화진과 주필산 전투 얘기가 나와서 덧붙입니다.
당나라 측에서 3대 전투 중의 하나로 치는 주필산 전투의 경우에, 당나라가 육화진을 사용하여 이세적의 장창부대가 고구려의 고연수와 고혜진의 기병을 가로막고 그 측면과 배후를 장손무기가 들이쳐서 고구려군을 패배시킨 것이 정설인데, 적지 않은 학자분들께서는 고연수와 고혜진의 직급이 대군을 지휘하기에는 너무 낮으므로 그들의 상급자인 대로 고정의가 진짜 고구려 지휘관이었다고 보시더군요.

당측의 기록에서 고정의의 구체적인 행적이 빠진 이유로는 당측이 스스로의 공적을 과장, 패전을 축소하려 했다는 견해가 있는데, 당이 고구려의 선봉 고연수와 고혜진을 패전시킨 전투는 전체 주필산 전투에서 일부일 뿐이고, 오히려 대로 고정의가 주력을 이끌고 역으로 당군을 포위했다고 볼 개연성의 근거로,

김부식의 '삼국사기'(고구려 본기, 보장왕 8년)를 보면,

'고구려가 말갈과 더불어 군사를 합치니 그 길이가 40리에 이르렀으며', '정찰병이 영공(이세민) 휘하의 검은 깃발이 포위됐다고 보고하자 황제가 크게 두려워했다'.

더불어 김부식은 이세민이 인솔하던 6군(친위대)이 고구려군에 제압당했다는 기록도 합니다.

사대주의자로 의심받는 김부식조차도 당측의 주필산 전투 기록을 의심할 정도이기 때문에, 당측이 일방적인 승전을 한듯이 기록한 당측의 기록을 모두 믿기 어려울 듯하나, 고정의가 정말로 역으로 이세민을 포위해서 이세민이 간신히 탈출했을지는 보시는 분들께서 스스로 판단하시길요.

1. 고연수, 고혜진
2. 당나라군
3. 고정의
아날로그 17-04-23 15:41
   
당 궁수의 활 쏘는 장면의 화살을 쥐고있는 그립이 양궁 그립이군요.....
검증이란건...정말 해도해도...부족한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듭니다.
판타지 17-05-1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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