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위대한 상고사는 ‘일왕 절대주의’와 다르다 !
글 : 권도연
길윤형 한겨레 편집장은 한국의 위대한 상고사는 ‘일왕 절대주의’와 다르지 않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는 양국의 역사적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잘 알다시피 삼국시대 이래 속국이라 불릴만큼 화이관 구도에 예속된 나라였다. 고려, 조선의 위정자들은 대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자국의 역사나 지리서를 축소하여 기술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국제관계가 오랫동안 지배해왔으므로 우리 민족정신은 기를 펴기가가 쉽지 않았다. 우리 정신이, 우리 역사가 이제 굽힌 부분을 펴고 정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주적 역사관을 회복해야 한다.
없었던 역사를 새로 만들어내자는 것도 아니다. <삼국사기>에 보면 엄연히 ‘모본왕, 태조왕, 신대왕 등이 요서지역을 공략하였다’ 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는가. 이런 기록을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왜 우리 사서에 엄연히 나오는 것을 숨기는가. 낙랑군 평양설과 배치된다고 이런 기사를 언제까지 묵살해야 하는가.
이에 반해 일본의 토양은 우리와는 천양지차다. 일본 우익이 믿었던 일왕 절대주의는 19세기에 처음 생겼던 것도 아닌, 그 뿌리가 매우 깊다. 이미 8세기에 일본은 <일본서기>에서 당을 인국隣國이라 하고,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를 번국으로 속국시 하며 일본판 천하의 구도를 정립했다. 또한 일본은 불교를 받아들이며 한반도를 제외한 ‘일본, 당, 천축(인도)’ 이라는 삼국의 천하관을 구축하여 그 세계관을 지속시켜 왔다.
또한 근세에 이르러 일본 사상가들은 ‘일본, 중국, 서양’ 으로 이루어진 삼국의 세계관을 구성하였다. 조선, 유구, 하이遐夷 등은 일본이나 중국에 종속된 존재로 취급하여 ‘일본, 중국, 서양’ 삼국과는 별개의 범부로 분류, 일본과의 비교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특히 조선 인식의 경우 근세의 사상가들은 대개 멸시 아니면 침략의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일본은 이와 같은 만세일계 천황제와 삼국의 세계관 등 뿌리 깊은 조작된 신념이, 국수주의적 역사교육과 결합하면서 참혹한 전쟁을 초래했고 처절한 패배를 맞이했던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사학 추종파들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한국의 위대한 상고사는 일본 우익이 믿었던 일왕 절대주의와 다르지 않다’ 는 음해를 덧씌우는 비열한 수법을 쓴다. 이문영은 <만들어진 한국사>에서 민족사학의 동이론을 일본의 아시아맹주론이나 대동아공영론 등과 같은 것으로 왜곡날조하여 민족사학자들이 허황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으로 몰아가는 수법도 그러한 것이다.
길윤형 한겨레 편집장은 한국의 위대한 상고사를 일본 우익이 믿었던 일왕 절대주의와 같은 것으로 몰아가는 비열한 작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