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鮮卑)라는 이름은?
선비족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고대중국사서들은 이구동성으로 '선비는 대선비산에 살았기 때문에 선비라고 한다'라는 주장을 펴고있다. 참으로 아릿다운 말씀이다. 아마도 '그럼 선비산이라는 이름은 왜 생겼지?'라고 물어보면 '선비족이 살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선비라는 이름을 두고 많은 이론들이 생겨났다. 사실 이론이라기 보다는 억측에 가깝지만. 위키백과 중국어판을 보면 '선비'는 시베리아 출신이어서 선비라는 설도 있다. (중국어로 시베리아(西伯리아)의 서백과 선비가 발음이 같은가 보다.) 또 퉁구스말로 선비(Xianbei)는 신성한 동물=순록을 뜻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존 만주족의 후예로 보는 석백족과 발음이 같다는 말도 있다.
어떤 서양학자(아마 덴마크?)는 선비란 원래 New Whites를 뜻하는 新白인데 중국한족이 같은 발음이면서 멸칭으로 New Thief 를 뜻하는 선비라고 했다고 하면서 선비족은 원래 백인이며 인도유럽어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선비는 그 근원을 알기 어렵고 부족명칭의 유래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온갖설이 난무한다. 대부분의 의도는 선비라는 이름은 아마도 Xianbei라는 그 부족의 명칭을 한족이 옮기며 비칭으로 적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Xianbei라는 발음에 주목해서 그 근원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선비를 근대중국어로 읽는 Xianbei가 고대 외부민족의 발음과 진짜 관계가 있을 지 의문이다. 선비의 실제음을 찾는 작업은 상당히 무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발음보다 의미에서 어떤 단서를 찾아야하지 않을까? 고대에 선비족을 부르는 어떤 발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 발음을 유사한 한자로 적으면서 한자의 鮮과 卑를 차용한 것은 나름 어떤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것이다.
고대중국사서들이 외부족속의 명칭을 적는 방식을 보면 흉노(匈奴) 왜노(倭奴)와 같은 방식이다. 앞의 흉이나 왜는 그 민족을 뜻하는 발음이나 의미를, 뒤의 奴는 멸칭으로 적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이야기 하면 '양키놈', '로스케새끼' 뭐 이런 식이라고 본다.
그런데 흉노나 왜는 奴라는 비칭을 썼는데 선비의 경우 卑라는 비칭을 썼다. 둘다 노예나 종놈이라는 뜻인데 다른 글자를 쓴 것이다. 물론 奴나 卑가 그 족속을 뜻하는 고유어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흉노나 왜노는 훈과 왜의 중심세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선비는 鮮의 중심세력이 아니고 주변세력이나 잔당 같은 것이기 때문에 奴가 아닌 卑로 지칭해서 그 중심세력과 구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 鮮은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무진장 익숙한 글자다. '센징'이라는 말이 바로 '조센징'의 줄임말 아니던가. 여기서 다시 한번 선비족의 역사를 보자. 위키백과의 선비족 설명을 보면
;선비(중국어: 鮮卑, 병음: Xianbei, 기원전 1세기 ~ 6세기)는 남만주과 몽골지방에서 산 튀르크족과 몽골족의 혼혈 유목 민족이다. 흉노족이 힘을 잃은 후 내몽골 지방에서 발생했으며 위진남북조시대에는 남하하여 중국에 북위 등의 나라를 세웠다. ...선비족은 하북성, 요동 서부에 살던 민족과 관계가 깊다. 따라서 선비족은 흉노, 돌궐, 말갈과는 태생의 기반이 조금 다르고, 같은 선비족이라고 하더라도 부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선비족은 기원전 1세기에 갑자기 나타났다. 기원전 1세기. 한무제는 위만조선을 공격하여 기원전 108년에 멸망시켰다. 선비족의 발상지인 대흥안령 북쪽은 현재의 만주 북부지역이다.
뭔가 아귀가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아닌가.
선비란 다름아닌 '조선잔당'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면 이름과 역사는 서로 보증하는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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