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상장된 중국주식은 쳐다보지도 마세요
美 투자자, 中 기업에 투자한 쓰라린 교훈
29세의 제시 클릭켄하우스(Jesse Glickenhaus)씨는 지난해 10월 가족이 경영하는 뉴욕 자산운용 회사 클릭켄하우스사(Glickenhaus & Co)에 입사했다.
중국의 식량 관련 기업에 대한 장래성을 보고 지난해 11월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애그리테크 비료(China Agritech, CAGC)에 400만 달러(약 43억원)를 투자했다.
글릭켄하우스가 애크리테크의 주식 2%를 구입한 지 4개월 후, 주가는 11월 8일 15.87 달러에서 올해 3월 14일에 6.88 달러로 하락했다.
원인은 공매 투자자가 애그리테크에는 사업 실태가 없다는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렸기 때문이다.
애그리테크는 2005년 역합병으로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 역합병은 비상장 기업이 상장한 유령회사를 매입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다. 2005년 애그리테크는 미국의 유령회사 베이직 엠파이어와 합병해 발족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루이스 아길러(Luis Aguilar) 위원은 지난 4월 4일 역합병으로 미국에 상장한 기업은 신규주식공개(IPO)시 심사를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뒷문 등록’을 통해 상장한 외국기업은 2007년 이후 600건 이상에 달하며, 그 중 약 150개사가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기업이다. 아길라 위원은 ‘계속 증가하는 이들 기업의 상당수는 회계상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SEC는 현재 역합병한 외국기업들을 조사하는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특히 중국 기업들의 역합병을 주시하고 있다.
애그리테크의 주가 급락 계기는 한 통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지난 2월 3일 루커스 마켓 리서치(Lucas Market Resaearch)사는 인터넷에 공매 투자가에 의한 보고서 ‘애크리테크의 사기극’을 게시했다. 이 보고서는 애그리테크가 ‘기술가치도, 지적재산권도, 거래처도, 자본자산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애크리테크를 둘러본 결과 ‘공장은 한산하고, 생산설비가 없다’는 것이 판명됐다고 밝혔다.
애크리테크가 중국 감사법인에 제출한 재무보고에 따르면, 2009년 매출액은 760만달러이다. 그러나 애그리테크는 자사 계좌에 4,600만 달러의 현금이 있으며, 2010년 매출액이 1.19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루커스 마켓 리서치사는 애그리테크의 지난해 매출액이 750만 달러 이하라고 반론했으며, 이 보고서가 인터넷에 오른 당일 애그리테크 주가는 약 9% 하락했다.
보고서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제시 글릭켄하우스씨는 올해 3월 4일 중국으로 가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3월 24일 그는 실제 촬영한 공장과 소매점의 활기찬 상태를 유튜브(YouTube)에 공개하고 공매 투자가의 보고는 ‘조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매 투자가 브론테 캐피탈(Bronte Capital)사 펀드매니저 존 햄프턴(John Hampton)은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클릭켄하우스씨가 속았다’고 반론했다.
클릭켄하우스씨가 방문한 공장의 주소를 조사했는데 애그리테크가 아닌 다른 국영 공장이라는 것이다. 클릭켄하우스씨도 견학코스를 모두 애그리테크에 맡긴 것을 인정했다.
햄프턴은 ‘우리는 현지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그들의 조업을 감시하고 있다. 조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4월 18일 현지 취재를 통해, 오후 5 시경 축구장 2배 넓이의 공장 건물들에서 나온 직원은 수십명 밖에 없었다면서, 공장이 이미 1개월 반 정도 생산을 중단했다는 경비원의 말을 전했다.
글릭켄하우스씨가 뉴욕으로 돌아온 지 4일 후인 3월 13일, 애그리테크는 감사법인을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교체된 감사법인은 세계 4 대 회계 사무소 중 하나인 언스트 앤드 영(Ernst & Young)으로 지난해 11월 애크리테크 감사법인이 된 바 있다.
SEC의 자료에 따르면, 언스트 앤 영은 애그리테크에 대해 ‘일부 거래와 부채를 확인하기 위한 독립 조사’를 실시하고 싶다고 요청해, ‘애그리테크를 신뢰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슴’을 시사했다.
3월 14일 애그리테크는 신고된 재무 데이터에 결함이 발견돼 거래가 정지됐다. 그리고 4월 18일 나스닥은 애그리테크의 상장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