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음성학은 잘 모르지만...고대 한자 발음을 기준으로 우리의 옛말을 추정하는 경우의 문제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많은 사람들이 나름 문헌 상의 명칭을 기준으로 옛 발음을 추정하지만...사실 그것은 상당 부분이 자의적 해석에 불과
아마도 발음 추정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받침이 있거나 복모음으로 표기되는 한자 말
문제는 받침이란 것이 음소가 구분되는 우리 말이 갖는 특성인데...음소가 구분되지 않는 한자 발음에 우리 식 음소 개념의 받침을 붙여 해석하는 것은 맞을 수가 없음. 이는 짧은 'i'가 결합되어 표기되는 일부 복모음도 마찬가지
중국어도 그렇지만 일본어도 받침은 없음. 그리고 복모음도 우리에 비해 매우 적음. 어쨌든 전 세계적으로 받침이란 개념을 갖고 있는 언어는 없음(최소한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외국어 범주 내에서는...)
사실 우리 나라도 모아쓰기를 하지 않았으면 받침이 있는 발음이 많이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임. 우리 말의 특성은 훈민정음으로 인하여 받침이 있는 발음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잘 쓰지 않아 있는 등 마는 등 한 발음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점임
모든 언어에서 받침이란 개념이 없는게 일반적...우리 말은 그런 점에서 지극히 예외적
음소문자인 유럽 쪽 언어를 보더라도 많은 자음이 받침 비슷하게 쓰이지만...그렇다고 모아쓰기의 우리 식 받침처럼 쓰이는 것은 아님.
일본어에서도 우리 식 받침과 비슷하게 초중성과 합쳐져 쓰이는 발음으로는 'ㄴ'과 'ㅇ' 그리고 촉음이라고 하는 'ㅆ 내지 ㅉ의 중간음' 밖에 없음.
일어의 경우 받침으로 쓰이는 것은 달랑 3개 정도(ng, n, tch)
한자 역시 받침은 없음. 대신 성조가 있을 뿐
우리 말에 있어 한자 발음은 우리 말에 없는 성조를 우리 말에만 있는 받침으로 유사하게 표현한 것임. 그러다 보니 여기서 부터 음성학적 변화가 적용되고...받침으로 변화시키면서 사람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차이가 나게 됨...그러다 보니 예전의 발음은 알 수 없음...단지 비슷한 발음일 것이라 유추.
우리 말은 음소가 있으니 그나마 음성학적 변화를 유추할 수 있지만...일어나 중어는 음소문자가 아니다 보니 발음 변화를 알 수가 없다는 점임...옛날 사람 발음을 녹음해 둔 적이 없으니 알 수 없음...한자 발음이 이랬을 것이다는 음소문자를 갖고 있는 우리 만의 생각에 불과함
문헌에 입각하여 발음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과연 음성학적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의문...음성학적 변화 과정을 알 수 없는 인문학적 추론이라 검증할 수 없는데...많은 사람들이 근거없이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보여짐
사실 한자의 경우도 모든 성조가 받침으로 바뀌 것은 아님/
가장 일관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한자의 거성에 해당하는데...우리 말에서 'ㄹ'받침이 붙는 한자발음이 이에 해당...이러한 발음은 일본에서는 촉음, 즉 'ㅉ'받침 비스무리하게 붙는 발음으로 바뀜....즉, 한중일 3국의 한자 발음 간에 일관적인 법칙이 작용되는 몇 안 되는 예에 해당.
하지만...그렇다고 우리 나라의 'ㄹ' 받침이 일본어에서 'ㅉ'로 바뀌었으니 ㄹ=ㅉ라고 할 수 없는 것임. 그 만큼 남의 나라 발음을 자기 식 발음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모두 다름.
위의 예처럼 동양3국 간에 일관적인 패턴이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 옛 한자의 발음 중 상당 부분은 확인하기 어려움. 더욱이 받침이 있는 것은 예전에 어떤 발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음. 그건 향찰이든 이두든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
결국 우리 말처럼 음소 표시가 가능한 언어에서나 음성학적 분석이 됨....음절로 표현되는 중국어를 2천년 전 우리 선조 들이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썼는지는 문헌적 고찰 방식처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님.
음운해석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2천년전 오리지날 중국발음을 알 수 없는데...무슨 방법은 이를 차용하여 표기한 우리 말의 오리지널 발음을 알 수 있는지...아주 많은 예가 있는 몇 몇 단어라면 몰라도...여기 가생이에서 다루어지듯이 그 많은 한자 기반의 고대발음을 과연 알 수 있을지 갸우뚱^^
한자 발음을 통한 고대 발음 유추는 일견 음성학적 분석인 듯 하지만 실제로는 검증할 수 없는 주장으로 보임. 그냥 유사한 발음으로 추정하는 정도?
인문학적 의의는 있을지 몰라도...과학적이라고 주장하기는 좀 그런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