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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29 08:22
[중국] 한고조 유방과 그의 아내 여태후의 수모 (흉노)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2,622  

한 고조(高祖), 즉 유방은 천하통일의 기세를 몰아 기원전 200년 직접 군대를 이끌고 북방의 강호(强胡·강한 오랑캐라는 뜻) 흉노를 치러 나섰다. 마침 겨울에 큰 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려 병졸 열 명에 두셋은 동상으로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그러나 흉노의 선우(單于·군주의 칭호) 묵특은 짐짓 패한 척 도망치며 한나라 군사를 유인하였다. 유방은 ‘32만명’의 대군을 데리고 추격에 나서 마침내 산서성 평성(平城)의 백등산(白登山)이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거기서 그는 미처 주력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흉노의 정예 ‘40만 기병’에 포위되고 말았다.

유방은 한겨울에 일주일을 꼬박 갇혀서 식량도 떨어진 채 죽기만 기다리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묵특의 부인에게 몰래 최고급 모피코트를 뇌물로 건네주었고, 이를 받은 그녀가 묵특에게 “당신이 지금 한나라 땅을 차지한다고 해서 거기서 살 것도 아니지 않소?”라고 하며 유방을 풀어줄 것을 권유했고, 이를 받아들인 묵특은 포위망의 한쪽 귀퉁이를 열어서 그를 보내주었던 것이다. 여기서 시작된 한과 흉노 제국의 전쟁과 화평의 관계는 이후 약 300년간 지속된다.

이러한 내용은 사마천의 ‘사기(史記)’ ‘흉노열전’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으니, 비록 군대의 수에 다소 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신뢰할 만한 보고이다. 포위에서 풀려난 유방은 사신을 보내 흉노와 ‘화친(和親)’이라는 이름의 조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것은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었는데, 

(1) 만리장성을 양국의 경계로 삼는다 (2) 상호 형제관계를 맺는다 (3) 한나라 공주를 흉노 왕에게 시집보낸다 (4) 매년 흉노에게 옷감과 음식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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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원전 1세기 무렵 한과 흉노 지도

 앞의 두 항목으로 보아서 양국이 평등한 관계인 듯하지만 한나라가 흉노에게 일방적으로 공주와 물자를 바치는 형편이라서, 말이 ‘화친’이지 실제로는 불평등 조약이나 다름없었다. 그 같은 사정은 유방의 미망인 여후(呂后)와 묵특 사이에서 벌어진 소위 ‘농서(弄書)’사건에서 잘 드러난다.

유방이 죽은 뒤 묵특은 여후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내용인즉 “나는 외로운 군주로서 습한 소택지에서 태어나 소와 말이 가득한 들판에서 자라났소. 여러 차례 변경에 가보았는데 중국에 가서 놀고 싶은 희망이 있었소. 이제 그대도 홀로 되어 외롭게 지내고 있으니, 우리 두 사람이 모두 즐겁지 않고 무엇인가 즐길 것이 없는 듯하오. 그러니 각자 갖고 있는 것으로 서로의 없는 것을 메워 봄이 어떻겠소?”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질이 강퍅하기로 소문난 여후는 이 편지를 받고 모욕과 수치심으로 펄펄 뛰면서 즉각 전쟁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백등산의 치욕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많은 대신이 만류했고, 이에 하는 수 없이 부드러운 내용으로 묵특을 달래는 답장을 써서 보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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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도 가관이어서 “폐하께서 저희 조그만 고장을 잊지 않고 글을 내려주시니 저희는 두려워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물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저는 이제 늙어서 기력이 쇠하고 머리카락과 이도 다 빠졌으며 걸음걸이도 주체가 안됩니다. 폐하께서 누군가의 말을 잘못 들으신 듯한데, 저와 같이 지내봐야 공연히 힘드시기만 할 것입니다. 저희 고장이 지은 죄가 없으니 널리 용서해 주십시오. 황제의 전용수레 2대에 말을 같이 붙여 보내드릴 테니 항상 타고 다니는 데 쓰옵소서”라는 것이었다.


[출처] ​흉노와 한 대립과 서역의 세계[중앙유라시아의 역사기행]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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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iky 18-05-29 11:17
   
저건, 유교풍습이 있던 한족들에게 충격이였겠지만..

본래, 유목사회에서는 형이 죽으면 아우가
형수와 결혼하는 -형사취수제-가 있었고,

한의 황제와 흉노의 선우가 형제지맹을 맺었다면,
흉노족인 묵특이 틀린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 과부가 된 여후를 생각해서 한 말이고,

유목사회에서는
홀로 된 과부에게 저런 립서비스도 안하는다는 것은


"넌 이제 여자로써 끝났어, 넌 이제 보살펴줄 남자도 없고, 너는 이제 굶어죽을꺼다" 라는 뜻이라,,

흉노사회에선, 저런 말도 안한다면, 그게 더 모욕적이기 때문이죠ㅋ (완전히 반대죠?)

서로간의 [문화적 배경]이 다른 것이지..
묵특이, 여후를 모욕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어쨎든, 여후는 한나라인이였고,
묵특이 자기딴엔 선의로 한 의미와 다르게,  상당히 치욕적으로 받아들이긴 했을겁니다.
꼬마러브 18-05-29 12:39
   
본글의 요지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첫번째 지도의 만리장성 길이가 잘못됐군요. 갈석산이 아니라 아예 압록강 너머 청천강 일대까지 뻗어있네요.
     
청천 18-05-29 14:02
   
저도 그거 보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ㅎㅎㅎ
     
집정관 18-05-29 14:50
   
인터넷에서 만리장성 관련해서 제대로 된 지도를 찾기가 힘들죠.
     
6시내고환 18-05-31 20:49
   
저 혼자 그 생각한게 아니었네요 ㅋㅋㅋ
위구르 18-05-29 13:33
   
흉노 제국 인구가 한나라 1개 군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근거를 들어 흉노 병력이 40만이라는 기록은 과장되었다고도 합니다. 아마 한나라의 굴욕을 희석시키기 위해 과장시킨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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