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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2 11:37
[한국사] 仇台의 정체는 무엇인가? 2
 글쓴이 : 지수신
조회 : 411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C-2

東明之後有仇台, 篤於仁信.

동명의 후예로 구태가 있었다. (그 사람됨이) 도탑고, 어질며 신의가 있었다.

(百濟)初立國于帶方故地,

(백제는) 처음에 대방의 옛 땅에 나라를 세웠다.

漢遼東太守公孫度, 以女妻(於百濟),

한나라 요동태수 공손도가 (백제에) 딸을 시집보냈다.

(百濟)遂爲東夷強國.

(백제는) 동이의 강국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구태시조설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알기 위해서는, 北史隋書의 원문에서 어떤 맥락으로 이 내용이 등장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양자의 내용이 대동소이한데 편의상 北史를 인용하기로 한다.

 

E

北史 > 列傳 > 百濟

百濟之國, 蓋馬韓之屬也, 出自索離國.

백제의 나라는 대개 마한의 속국이다. ‘색리국으로부터 나왔다.

其王出行, 其侍兒於後姙娠,

(색리국의)왕이 출행하였는데, 그 시녀가 후에 임신을 했다.

王還, 欲殺之. 侍兒曰 前見天上有氣如大鷄子來降, 感故有娠. 王捨之.

왕이 돌아와 죽이려 하였다. 시녀가 말하기를 전에 하늘에서 큰 계란같은 기운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고, 감응하여 임신한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살려주었다.

後生男, 王置之豕牢, 豕以口氣噓之, 不死, 後徙於馬闌, 亦如之.

후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왕이 돼지우리에 놓았는데 돼지가 입김으로 불어주어서 죽지 않았다. 후에 마구간으로 옮겼는데 말 역시 그리하였다.

王以爲神, 命養之, 名曰東明.

왕이 신령스럽게 여기고 명하여 기르도록 했다. 이름하여 동명이라 하였다.

及長, 善射, 王忌其猛, 復欲殺之.

장성하여 활을 잘 쏘았는데, 왕이 그 용맹함을 꺼려 다시 죽이려 하였다.

東明乃奔走, 南至淹滯水, 以弓擊水, 魚鼈皆爲橋, 東明乘之得度,

동명이 이에 도망하여 남쪽으로 淹滯水에 이르렀다.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들과 자라들이 함께 다리를 만들었다. 동명이 그것을 타고 건널 수 있었다.

至夫餘而王焉.

부여에 이르러 왕이 되었다.

東明之後有仇台, 篤於仁信.

동명의 후예로 구태가 있었다. (그 사람됨이) 도탑고, 어질며 신의가 있었다.

始立國于帶方故地,

처음에 대방의 옛 땅에 나라를 세웠다.

漢遼東太守公孫度, 以女妻之,

한나라 요동태수 공손도가 딸을 시집보냈다.

遂爲東夷強國.

동이의 강국이 되기에 이르렀다.

初以百家濟, 因號百濟.

처음에 百家가 건너왔음으로 인하여 백제라고 불렀다.

 

앞서 C-1에 인용되었던 문장에 앞서,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나온다. 고구려 동명성왕인 주몽의 탄생과 건국 설화다.

그런데 이상하다. ‘동명이 고구려가 아니라 부여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명은 고구려가 아니라 부여의 건국시조 혹은 중시조라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추모주몽이 아니라 동명이다. 이름이 추모이고 시호가 동명성왕인 고구려 시조 주몽과는 묘하게 어긋나는 것이다.

E에 나오는 동명의 부여건국이야기는 7세기 당나라 태종대에 편찬된 北史隋書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서기 1세기 후한대의 문헌 <<論衡>>3세기 삼국시대의 문헌 <<魏略>>에서도 이미 등장한다고 한다. 이로부터, 본래 부여 건국시조 동명의 설화였던 이야기가 후에 고구려 시조 주몽에게 동명성왕이란 시호와 함께 부회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E의 기록이 부여 계승을 주장하는 백제 측에서 고구려의 건국설화를 가져다 쓰면서 중국에 어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에까지 알려져 있던 부여 동명왕의 건국설화가 부여 계승을 주장하는 백제의 역사에 기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부여 동명왕의 건국설화가 백제 열전에 기록된 이유는 백제인의 어필을 중국인들이 받아적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중국의 역사 편찬자들이 백제가 부여 계승을 주장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혹은 자체적인 정보 취합을 통해 백제가 부여의 계승국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오래 전부터 있었던 부여 동명왕의 전승을 자의적으로 인용하였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北史隋書백제 열전은 백제인의 입장을 인터뷰하여 전재한 글이 아니라 중국 북조의 입장에서 정보를 취합하여 쓴 글이라는 말이다.

흔히 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측 사서의 이 기록은 백제의 약사이다. ‘구태의 일대기가 아니다. 중국의 북조, 즉 선비족 왕조의 시각으로 보기에 백제 역사의 핵심은 이것이다.

 

a.‘동명의 후예 구태로부터 비롯된 국가기원 이야기

b.‘帶方故地에서 건국한 사실

c.요동의 공손씨 정권과 혼인한 사실

d.동이의 강국이 된 사실

e.백제라는 국호의 기원

 

E의 스토리라인에서 동명의 후예 구태의 역할은 부여와 백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백제의 정통성이 동명이 세운 부여에서 기원하였음을 동명의 후예 구태를 통해서 밝히고 있는 것이다. 구태가 나오는 문장은 앞의 동명일대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봐야 자연스럽다. 한마디로 구태부여 동명왕에 예속된 존재다. E구태가 등장하는 이유는 그가 부여 동명왕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즉 앞의 부여 동명왕일대기의 꼬릿말로 등장하는 a구태를 백제 약사인 b~d 사실의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E에서 구태는 주체라기보다는 객체다. 이것은 주체로 등장하는 부여 동명왕과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E에서 보면 앞서 나온 부여 동명왕의 일대기에서는 설화적 사건의 주체로 東明이라는 이름이 두 차례나 다시 주어로 명시되고 있다. 하지만 동명의 후예 구태를 언급한 뒤에 나오는 문장들에서는 仇台의 이름이 다시 언급되지 않는다. 그 문장들이 말하는 사건들의 주체는 구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C-2에서와 같이, b,c,d사건들의 주체는 단지 백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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