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번역에서 백제와 일본관련 얘기가 나와서 어떤분이랑 의견을 나누게 되었는데요. 저도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건지 일단 저와는 생각이 정 반대인거 같은데 필력도 부족하고 아는게 모자라 동아게님들은 이런 다른 이견에 대해 어떤생각을 가지시는지 궁금해서 글을 좀 가져와봤습니다.
파란글씨가 저고 빨간글씨가 그 상대유저분이십니다. 다른 궁금증보다 더 알고 싶은건 노란색으로 표기를 해두었습니다.
본문에도 언급되어있지만 왕가끼리 서로 혈통이 뒤섞이는 일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서 우열을 매기거나 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일본이 조선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관인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이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죠. 한국에서 천황가의 혈통에 집착하는 태도 역시 비슷합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과 일본은 한 조상에서 갈라진 형제이므로 강제합방이 아니라는 일본의 주장이나 한국의 천황가에 백제의 피가 섞였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나 모두 같은 범주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고대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이의 관계는 김현구 교수의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김현구 교수는 백제와 왜가 기본적으로 대등한 친선관계라고 보았습니다
"당시 백제는 일본에 필요한 선진문물을 제공하고, 일본은 백제에 필요한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특수한 용병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용병관계는 기본적으로 당시 동아시아의 정세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왕의 역할이 절대적이던 당시로서는 용병관계의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진 양국 왕실간의 오랜 혼인관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오랜 인적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양국은 단지 용병관계로만 설명할 수 없는 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랑은 의견이 완전 다르신데. 한국에서 천황가의 혈통에 집착하는 태도? 계보를 알아가는 것도 집착이라고 하다니... 이 계보에 대해 한국이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일본 역사계와 정부, 국민들이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봐야지 이걸 집착이라 보다니요. 유럽쪽에서 저렇게 왕가 쪽 혈통 얘기를 해도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서로가 역사적으로도 그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상황이 완전 다른겁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한 조상에서 갈라진 형제이므로 혈통 따지는 걸로는 매한가지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이 역시 다른 범주죠. 님이 말씀하신 첫번째 조상이란 역사적으로 따졌을 때만 애기한것이지 과학적으로 지리적으로 따지면 광범위한 인구유입으로도 확인 가능한거죠. 하지만 왕족의 혈통은 과학적인 부문보다 역사적 부문에서 그 영향력이 훨씬 강합니다. 이건 어떠한 범주로 봐도 크기나 성격이 같은 범주가 될수 없어요. 오히려 포함된다면 모를까
그리고 일선동조론은 일제의 강제합방, 식민지 정당화를 위한 하나의 논리로서 이용한 것이지요. 칼은 전쟁용으로도 이용되지만 요리용으로도 쓰이죠, 논리를 펴고 쓰는 것은 사람 마음입니다. 저 논리를 고쳐 일본이 좋은 외교동맹을 위해 사용 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될수도 있는거죠. 논리를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린 문제입니다.
김현구 교수... 논란이 참 많은 분입니다. 강연에서 일본 옹호 발언했다가 어떤 아주머니에게 저딴강연을 하냐고 핀잔까지 들었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거 같은데... 임나일본부를 지배했던건 백제이고 그 백제를 움직이는 것은 일본이였다라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 글을 읽었던거 같군요. 그리고 지금 님이 쓰신 맨 마지막 문단 역시 말이 안됩니다. 왕실간의 오랜 혼인관계? 왕실간의 혼인관계인데 일본측의 백제 혈통은 있는데 백제쪽의 일본왕계는 있던적이 없죠. 지명에도 일본내 백제지명은 있으나 한국내 일본 지명은 없습니다. 종교역시 일본내 백제신사는 있으나 백제측의 일본 종교에 대한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어느 측면에서든 대부분이 백제측에서 일본쪽으로 흘러들어가지 일본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없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동등한 조건에서 일본측이 군사력을 동원한것이 아니라 백제측에 의해 일본 군사력이 동원되어 진 것으로 봐야지요. 이건 동등한 국력의 나라가 아닌거죠
1. 일본에서 만세일계라는 헛소리를 믿는 사람들이 극우 외에 더 있습니까? 일본 학계에서는 만세일계 따위는 허상이라는 거 이미 다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5.18이 폭동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한국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 일각의 견해를 너무 크게 보시는 거 같은데요. 그리고 일본 학계에서 부정한다고 하셨는데 극우 마이너 학자말고 주류가 그렇다고요? 저는 처음 듣는 사실인데.
2.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한 조상에서 갈라진 형제이므로~' 이 부분은 일선동조론에 관해서 설명할 때 언급한 내용입니다만. 다시 읽어보시죠.
제 생각은 굳이 그런 걸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고요. 애초에 민족이라는 개념이 근대에 탄생하는데 왜 고대 사람들한테 한국인이니 일본인이니 하는 개념을 왜 붙여야 할까요?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요? 왜 현대인이 인식하는 세계관, 국가관을 그들에게 대입하려는건지 도통 이해가 안됩니다.
3. 일선동조론이 우호에도 쓰일 수 있다는 건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넘어가겠습니다.
4. 김현구 교수는 고대 한국 - 일본사 전문가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논란이라는 것도 찬찬히 살펴보면 약간 어거지스럽게 논란에 들어간 경우이고요
제가 나무위키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김현구 교수에 대해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참고 링크로 제시합니다
https://namu.wiki/w/%EA%B9%80%ED%98%84%EA%B5%AC
5. 김현구 교수는 백제와 왜가 대등한 동맹이었고, 사무적인 동맹에서 더 나아가 더 친숙한 관계였다고 주장하신 분인데 임나일본부라뇨.
마지막 문단의 내용은 김현구 교수의 저서에서 일부 발췌한 겁니다.
그리고 백제쪽 왕실에도 일본 혈통 있었는데 뭔 소리인지. 최초로 파견된 왕족인 곤지 이후로 백제는 여러 왕족들을 파견했고 그들 중 일본에서 자식을 보고, 그렇게 태어난 일본계 백제 왕손들이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무령왕의 아들인 순타태자는 모계가 일본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의 지원을 받으며 백제에 들어간 동성왕도 아마 모계는 일본일 것으로 추정되고요.
6. 백제측에 의해 동원이 돼요? 마치 백제가 일본을 지배했다는 듯한 뉘앙스인데 그럴 국력이 있었으면 신라, 가야는 진즉에 밀어버렸을 겁니다. 백제가 한강수복을 위해 동원한 병력이 3만즈음이었습니다. 이 정도가 최대 동원 한계치였죠. 그런데 백강 전투에서 지원 온 일본 원정군이 그쯤됩니다. 지원군이니 그 정도이지, 방어전이었으면 더 동원할 수 있었겠죠.
일부 몰지각한 댓글들은 당시 일본이 토인 국가였으므로 백제가 마치 잉카를 쓸어버린 스페인과도 같았을 것이라고 보는데, 당시 일본은 기원전 5세기즈음부터 조금씩 유입되어온 도래인들에 의해 이미 철기시대였습니다. 즉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단 말이죠.
그리고 백제가 일본을 지배했으면 왜 백제는 왕족들을 인질로 보냈을까요?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은 이 왕족들이 통치관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 뇌내망상을 증명할 자료가 없습니다. 왕족의 파견 시기 (고구려에게 밀려 빌빌대기 시작한) 를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양국은 대등한 위치였고 상황에 따라서 아쉬운 쪽이 숙이고 들어간 겁니다.
속국이라고 보려면 최소한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1. 본국에서 파견된 관리가 지배하거나, 현지 지배자가 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 = 해당 안됨, 나제동맹이 성립된 때에도 왜가 신라를 공격한 기록이 몇 차례 삼국사기에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속국이 본국의 동맹국을 공격하는게 되는데 왜 본국은 속국을 조정하지 못한걸까요?
2. 국제무대에서 속국을 보유한 것을 인정 받을 것 = 해당 안됨, 오히려 일본은 중국 남조에 찾아가서 백제보다 일본이 위라고 주장하기도 함
속국이라고 볼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백제왕신사는 천황가가 백제왕가에게 친밀감을 느꼈고, 백제 왕족들이 일본에서도 번성했다는 증거이지 속국이라는 증거는 아닙니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contents_id=E0022378
한국학중앙연구원 백과사전의 백제왕신사 항목을 참고하세요
항상 백제가 위라고 생각했다가 저 남조관련 내용을 잊고 있었네요. 저건 대체 어떻게 봐야할지... 지금도 여러 이견들을 보고 있는데 동아게 님들의 의견도 좀 들어보고 싶네요. 사실이라면 저도 좀 편향된 생각은 접어야 겠다는 심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