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갈 문제는 제가 여기에서 무수히 다루었고 또 때에 따라서 댓글로서 언급하였는데 다른 주제와 마찬가지로 늘 도돌이표입니다
태권도와 가라데 문제는 제가 이곳 가생이에서 잡게를 중심으로 2013년 경부터 꾸준히 설파한 바 있어서 그 후 관련 유튜브 영상 댓글란에서 저의 태권도사관의 영향이 엿보이는 댓글들을 종종 발견하게 돼 가생이닷컴의 영향력과 함께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아직 동아게시판의 영향력은 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씁쓸하네요
우리와 말이 통하지 않았던 것은 말갈이 아니라 말갈 가운데에 흑수말갈입니다
이 흑수말갈은 5세기 말 부여를 밀어내고 현 하얼빈 지역을 차지한 후 백제와 공모하여 북위를 포섭, 고구려를 제거하려 한 물길의 후신입니다
이 물길의 전신은 읍루이고 이 읍루의 전신은 근본 인과가 다소 불명확한데 숙신으로 보입니다
읍루ㅡ물길은 부여에 복속돼 있었는데 부여가 모용선비의 공격과 고구려의 팽창으로 쇠약해진데다 부여의 과도한 세금 수탈로 인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부여를 구축하기에 이른 것인데
물길이 부여를 구축하게 된 그 뒷심에는 광개토ㅡ장수왕의 정벌로 인하여 위축된 백제의 공작이 있었던 것으로추정됩니다
물길은 1세기 가량 존속하다가 6세기 중엽에 고구려에 편입됩니다 이들이 바로 흑수말갈입니다
말갈이라는 말은
ㅡ 부여(=맥)
ㅡ 고구려(=고마=고말갈=대말갈=대맥)
ㅡ 고구려 지방세력
ㅡ 고구려에 정복돼 편입된 세력
ㅡ 마한(=말갈)
등을 가리킵니다
속말말갈은 속말수 지역, 즉 송화강의 남쪽 줄기 지역인 장춘ㅡ길림 지역
백산말갈은 백산, 즉 요원 지역의 고구려 지방세력입니다
흑수는 송화강~흑룡강을 가리키는데 고조선 당시부터 가장 변방으로 이들 흑수말갈은 고구려~발해 당시까지 돌화살촉을 쓰는 등 가장 비문명적인 세력이었습니다
발해 초기에도 발해를 배신하고 당나라와 내통하여 발해와 당나라 전쟁의 단초를 제공하였고
발해에 완전히 복속된 것도 그 1세기 후인 선왕 때에 이르러서입니다
이들이 얼마나 야만적이었느냐 하면 이들의 중국 황제가 베푼 연회에서 노래하고 춤 추는 꼴을 본 황제가 "세상천지가 뭐 저런 것들이 다 있냐"하는 식으로 경악을 한 일이 중국사서에 기술돼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9세기 경부터 여진족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들이 흑수여진인데 이들이 발해 멸망과 동단국의 실패로 힘의 공백지가 된 만주로 내려와 설치게 됩니다
이후 흑수여진은 동여진의 일부 종족을 가리키는 말로 변화 축소됩니다
만주가 왜 공백지가 되느냐ㅡ
동단국이 1년만에 실패하면서 발해인들을 대거 현 요동반도로 이주시킵니다
이 때에 현 요동반도로 이주된 발해인들을 숙여진, 동요하 바깥 거주인들을 생여진이라 거란인들이 구분하게 됩니다
숙여진들은 정안국을 세워 발해부흥을 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정안국은 현 혼하 상류, 동요하 상류 지역으로 옛 서경 압록부 지역에 있었습니다
이게 나중에 고려의 강동 6주가 됩니다
발해 멸망 후 발해 지배층 출신들은 발해인, 지방민은 여진인 등으로 구분되는데
송나라에 사신을 몇 차례 보낸 정안국의 경우 송나라에서는 여진국이라 적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들 여진족들은 대부분 차차 고려에 간접, 혹은 직접적으로 복속돼 고려백성으로 살게 됩니다
현 길림합달령을 기준으로 그 아래는 고려에 직접 편입이 되었고 연해주는 11세기 문종시기에 편입됐다가 12세기 초 예종 때에 떨어져나갑니다
길림합달령 북쪽, 즉 하벌빈의 여진은 고려의 간접지배를 받으며 점차 새로운 정체성을 띠게 됩니다
이 지역은 거란에 의해 특히나 괴롭힘을 당하던 곳입니다
거란 황족들은 음력 정월부터 두 달여 사냥을 갔다가 하얼빈 서쪽의 탑로하에 가서 얼음낚시를 했고 얼음이 녹으면 해동청을 부려서 기러기 사냥을 했는데 여진족에 대한 착취가 대단했고, 여진족 여인들을 수시로 유린했습니다
여진족은 갑옷 만드는 기술도 없어서 거란이나 고려 것을 훔쳐 입고, 싸워서 뺏어 입고 하는 문화적 후진사회였습니다
변방에서의 장기간 고립은 언어의 이질성을 강화시킵니다
제주도를 생각해 보십시오
말만 놓고 보면 당사자인 우리도 그런데 외국인의 귀에는 어떻겠습니까?
그렇다고 제주도인들의 조상이 우리와 다른 종족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를 않아서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한반도와 동일 문화권이었고
고대에는 고구려의 지배를 받았으며 5세기 말부터는 백제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조선시대에는 전라남도, 경상남도 사람들이 많이 이주해 가서 살기도 했습니다
역사와 문화라는 것은
어느 하나만 놓고 따져서 안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