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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3 19:50
[기타] [재한미국인이 본 한국] 아트 강대국, 한국
 글쓴이 : doysglmetp
조회 : 3,084  

 
 
 

아트 강대국, 한국

 
 
몸치가 춤을 못 추는 사람이라면 난 ‘손치’에 가깝다. 손으로 하는 것, 특히 그림을 그리는 일에 서툴다. 미술을 감상하는 건 좋아하지만 직접 그림을 그리는 건 굉장히 서툴다.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는 것도 힘들 정도이니까. 하지만 예술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미술부터 패션·디자인·건축까지 창의력이 필요한 아트에 관한 한 거의 모든 분야를 좋아한다. 특히 회화·조각·설치미술 같은 시각예술은 고전이건 모던이건 다 매력이 있다.

일 때문에 갤러리를 방문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내가 진행하는 토크쇼는 방송국 내부가 아니라 다른 멋있는 장소를 찾아 촬영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주 찾는 게 전국의 미술 갤러리다. 어려서부터 미술 감상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런 창의적 작품과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들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요즘엔 한국 미술 중에서도 현대미술에 푹 빠졌다. 한국의 미술 분야에도 한류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도호·김수자부터 고(故) 백남준·이두식 같은 예술인들의 작품들이 외국엔 이미 많이 알려졌다. 이젠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예술가 그룹이 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온 것 같다.

과거에 한국 미술은 특유의 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해외 예술계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최근엔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국제적인 관심도가 올라가는 추세인 것 같다. 내가 알기론 한국엔 625개에 이르는 현대미술 갤러리가 있다. 아시아 각국 중 한국, 그중에서도 서울의 예술계는 수준의 깊이와 다양성 등을 볼 때 최첨단을 걷고 있다고 보여진다.

일례로 서영덕이라는 작가는 자전거 체인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사용해 높은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최소영 작가는 청바지라는 소재를 사용해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평범한 소재로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교육이 창의력을 경시한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미술 분야는 훌륭한 개척자들과 정부 지원 덕에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국내 미술대학의 수준도 높고 유학파 아티스트들의 실력도 뛰어나다.

한국 미술의 잠재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타이밍도 좋다. 외국에 거주하는 아트 컬렉터 친구들이 하는 말이다. “지금은 중국 예술보다 더 신선한 것이 필요한 시점이고 한국 예술에 집중할 때”라는 거다. 그들은 한국에 오면 우수한 고급 작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 우수한 한국 작품들을 쉽게 만나기 어렵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미술이 활짝 꽃을 피우려면 해외에 한국 미술을 적극 알려야 하고, 그러려면 한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제 미술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1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를 민간 갤러리의 지원에 기대는 건 한계가 있다. 한국에 외국 컬렉터들이 찾아오기 전에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멋진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물론 미술도 불확실한 경제환경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한국 미술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역경을 딛고 끊임없는 재창조를 통해 독창성을 키워왔다. 한국전쟁 이후 나라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미술계가 분열되기도 했지만 한국 미술의 창의력은 결국 한국을 전통적 동양미뿐 아니라 현대적 모던함도 살아있는 나라로 만들어냈다. 실제로 많은 한국 작가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겨도 되지 않을까 한다.

미술을 직접 할 수는 없지만 직장인이건 학생이건 주부건 모두들 미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국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많이 찾는 것이다. 작품을 살 수 있으면 더 좋다. 외국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가 한국 작가를 더 많이 지원할수록 효과가 더 커지지 않을까.


수전 리 맥도널드(Susan Lee MacDonald) 미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학사를, 하버드대에서 교육심리학 석사를 받았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한국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수전 리 맥도널드 아리랑TV 토크쇼 ‘이너 뷰’(The INNERview) 진행자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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