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공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중국과 일본이 지도 상에서 지워진다면 한반도와 세계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조금 정확하게 조건을 말하자면,
1. 중국 대륙이 전부 소실. 단, 대만과 대만이 실효 중인 부속 도서와 남사군도는 잔존.
2.. 일본 열도가 전부 소실. 단, 영토 분쟁 지역인 독도, 쿠릴 열도, 댜오위다오 군도는 잔존.
뭐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中日 어느 한쪽만 사라져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겠지요.
양국모두 한국의 수출입 모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한 순간에 사라질 경우
한국의 양대 시장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이니까요. 경제적인 부분에만 국한에서 봐도 충분히 아수라장
이 예상됩니다. 뭐 이건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동시에 겪게 될 문제가 되겠지요.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면, 중국과 일본이 사라질 경우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국경을 맞댄 가까운 나라는
러시아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되는군요. 웃긴 점은 러시아와 한국이 마주하고 있는 그 적은 양의 국경선 덕분
에 한반도는 여전히 한'반도'로 불릴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일단 中日이 없으니 러시아는 미국을 제외하
면 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마음대로 한반도에 그 영향을 투사할 수 있게 될 것 같네요. 애초에 미국에게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완충역활을 해주는 국가 정도의 비중일테니, 견제하던 중국이 사라진 이상 한국
에 별 신경 안 쓸지도 모릅니다. 물론 한국 다음에 완충역활로 쓸 일본이 사라졌으니 미국의 높으신 분들 생
각과 당시의 정세에 따라 韓日이 받던 푸쉬를 한국 하나에게 몰아줄 수도 있겠네요. 이건 일단 中日이 사라
진 이후 러시아의 행보에 따라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한반도 자체의 안보를 제외하자면 가장 신경쓰이는 게 바로 '북한의 생존 여부' 인데, 중국이 지도 상에
서 삭제된 이상 북한은 더 이상 중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뒤에서 봐주던 원조국(援助國)이 없어진
이상 북한에게 남은 길은 한국의 흡수통일 뿐이네요. 러시아가 변수가 될 수도 있지만 애초에 러시아는 그
영향력이 중국에 비해 훨씬 한정되어 있으니 별 수는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 경우 미국 측
측이 한반도에 적극 개입할 명분이 충분하네요.
한반도 외의 정세변화를 보자면, 중국과 일본이 그 나름대로의 커넥션을 갖추고 있던 동남아 일대는 中日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고 시장도 잃었으니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몇 십년 전으로 퇴보, 정체할 거라고 생
각합니다. 중국의 공급력은 차기 인도가 대신 해 줄수 있고, 일본의 기술력은 이미 미국과 유럽 쪽이 더 진보
해 있으니까요. 中日의 소실로 돌아오는 매리트가 동남아에게는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미국과 유럽은 나중에 서방에 위협이 될 큰 적 하나가 사라진 대신 동맹국 하나도 같이 사라진 느낌일 것 같
네요. 일본이 현재 그들 자체 국력만으로는 중국을 막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서방 쪽에는 오히려 이
득같습니다. 위에서 적은 일본의 기술력 파트는 이 서방이 대신 해결해줄 거고요.
중동, 아프리카는 최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중국이 사라졌으니 서방과의 견제, 전쟁을 뒤에서 지원해
줄 큰 손을 잃은 셈이니 옛날처럼 다시 서방의 손에 놀아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국의 공급력
을 이들의 수용하여 사용할 수만 있다면 다시 부흥할 확률이 무시할 순 없네요.
대충 큰 틀만 살펴봐도 이 정도인데, 실제 中日이 사라지면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런지는 저도 잘 생각도, 실
감도 안나네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