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즐겨 들은 세종대왕
아랍인의 저술에도 우리나라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슬람 학자인 마수디는 947년 한반도에 대해 ‘신선한 공기, 맑은 물, 비옥한 농토를 가졌다’고 썼다. 다마스쿠스를 수도로 한 우마이야 왕조(661∼750) 시대 박해를 피해 달아난 알라위족이 한반도에 망명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엔 몽골을 매개로 이슬람인과의 교류가 더욱 빈번했다.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에 따르면 이들은 고려 개성에 예궁(禮宮)을 짓고 살았다. 예궁은 지금의 모스크다.
이슬람에 대한 기록은 ‘세종실록’에도 자주 등장한다. ‘예조가 아뢰길 회회(回回)의 무리가 의관이 달라 이질감을 느끼는바 이미 우리 백성이 되었으니 마땅히 우리 의관을 따라 차이를 없애야만 자연스럽게 혼인하게 될 것이다’라고 돼 있다. 세종은 이 말을 타당하게 여겨 ‘그리하라’고 윤허했지만 코란 강독만은 아주 즐겨 했다고 한다.
나에게도 이슬람에 대한 기억 하나가 있다. 살던 동네에 모스크가 있어서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함께 중동과 교류가 시작되면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건립된 국내 최초의 모스크였다. 호기심에 살짝 들어가 보았던 모스크 내부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발을 씻기 위한 수도꼭지만이 생각난다.
모스크에선 새벽 예배를 알리는 독경 소리를 확성기로 내보냈다. 달콤한 아침잠을 깨우는 괴상한 소리가 너무 싫어 베개로 귀를 막으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곤 했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어떤 종교도 잠을 깨울 권리는 없다고 씩씩거렸다.
그것이 이슬람에 대한 최초의 인식이다. 그리고 지금껏 이런 인식에서 별로 나아가질 못했다. 이슬람은 배타적이고, 여성을 차별하며, 반문명적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렇게 생각한 게 당연했다. 이슬람에 대한 인식은 서유럽 사회, 특히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이 짙은 미국이라는 안경을 통해 한 번 걸러진 것이었으니 말이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는 “이슬람에 대한 이런 인식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슬람은 사막 한가운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주변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며 “한 손엔 코란, 한 손엔 칼로 개종시켰다는 것은 서구에서 만들어 낸 개념”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반문명 이슬람’은 서구인 편견
탈레반 인질 사건을 계기로 우리에게도 이슬람이 가까이 다가왔다. 탈레반은 알라의 가르침을 이단적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인질 사건을 겪으며 탈레반을 이슬람 전체로 인식하는 태도가 더욱 심해진 것 같다. 그래선 안 된다. 이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될 모처럼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이슬람 인구는 14억 명으로 기독교 인구 다음으로 많다. 우리나라 에너지의 90%가 중동에서 공급된다. 중동에서도 우리 드라마 ‘대장금’에 열광하고 우리 휴대전화가 불티나게 팔린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그들은 여전히 멀고 낯선 존재다. 우리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스탠더드가 곧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다. 미국조차도 이슬람을 이해하지 못해 정책 실패 등 곤경을 겪고 있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화사회에서는 다른 문명, 다른 종교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곧 경쟁력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http://koreaislam.com/633
"세종대왕께서 정초 경복궁의 경회루 앞뜰에서 좌우로 문무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지긋이 눈을 감고 한 이슬람 원로가 낭송하는 꾸란 소리에 빠져 계시더라." (중략)
고려 말부터 조선 초기까지 한반도에 정착해 살고 있던 이슬람 지도자들은 궁중 하례 의식에도 초청을 받아 정례적으로 참석하였다. 이를 회호조회라 불렀다. 그들은 궁정조회에 참석하여 꾸란 낭송이나 이슬람식 기도를 통해 국가의 안녕이나 임금의 만수무강을 축원했다.(중략) -이슬람 9.11 테러와 이슬람 세계 이해하기 중 부분 발췌)
유대교도가 수염을 기르면 신앙을 실천하는 것인데 왜 무슬림이 수염을 기르면 극단주의자, 근본주의자라고 불리우는 것인가?
서양 여성이 가정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에 머물면 스스로를 희생하고 선을 행하는 것인데 왜 무슬림 여성이 그렇게 하면 여성탄압이라 이슬람을 비난하는가?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덮은 수녀는 하나님을 위해서 자기를 바치는 신앙인인데 무슬림 여성이 똑같이 옷을 입으면 왜 억압받는 여인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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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대개 편견에 못 벗어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왠지 병인박해나 동학을 탄압했던 시대, 종교의 자유가 억압받던 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안타깝네요.
아참, 어떤 분이 세종대왕이 이슬람을 탄압했다 하고 그게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다고 해서 제가 자료를 뒤적여 봤는데 못 봤습니다. 있다면 사료 좀 제시해주세요.. 전주 이씨 후손님 ^^
그리고 이슬람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말은 인샬라(알라를 위해)가 아니라 살라말레쿰(너희에게 평화를)입니다.
전 아무리 봐도 이슬람교 괜찮은 데요? 기독교는 되고 이슬람교는 안 됩니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신봉하는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