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하면 한신이 조나라를 공략할 때 훈련도가 낮은 자국의 군사들을 분발시키기 위해, 일부러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미 항우가 먼저 거록대전에서 써먹었었죠. 이 단 한번의 전투로 사실상 항우가 천하의 패권을 쥐게 되지만, 이후에 신안대학살이라는 희대의 만행으로 민심을 모조리 유방에게 빼앗기게 되죠.
다음날 아침 항우는 상장군 송의의 막사로 들어가 송의의 머리를 베고 군령을 내렸다.
“송의는 제나라와 손을 잡고 초나라를 배반할 모의를 하고 있었다. 왕께서 은밀히 나에게 송의를 주살하라 하셨다.”
여러 장수들은 두려워 항우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이들은 항우를 임시로 상장군으로 세우고, 병사를 보내 제나라까지 송의의 아들을 쫓아가서 죽였다. 그리고 환초를 보내 회왕에게 보고하게 하자, 회왕은 항우를 상장군으로 삼았다.
항우는 경포와 포장군에게 병사 2만을 주며 장하(漳河)를 건너 거록성을 구원하도록 하였으나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항우는 군대를 이끌고 장하를 건너자마자 배를 모두 가라앉히고 취사 도구를 깨뜨리고 막사를 불사르고 3일분의 식량만 나누어 주었다. 강을 등지고 있어 패배하면 도망갈 길이 없으니 필사적으로 싸우라 하였다.
항우는 거록성에 도착하자마자 왕리를 포위하고 진나라의 군사와 수차례 접전하였다. 한편으로 흙담을 길 양쪽에서 쌓아올려 만든 보급로를 끊어 버렸다. 이로써 왕리의 군대는 식량과 군수품의 보급이 차단 당했다. 마침내 항우는 소각(蘇角)을 죽이고 왕리를 포로로 잡았다. 섭간은 분신 xx하였다.
거록성을 구하고자 달려온 제후들의 군대가 십여 진영에 이르렀으나 감히 나서 싸우지를 못했다. 초나라 군사들은 한 명이 열 명을 상대할 정도로 용맹스러웠으며 그들의 함성은 하늘을 진동시켰다.
항우는 진나라 군대를 물리치고 나서 제후국의 장군들을 군문(軍門)으로 불러 들였다. 그들은 항우 앞에서 고개를 들지도 못한 채 무릎걸음으로 군문을 통과하였다. 이때부터 항우는 제후국 연합군의 상장군이 되었고, 제후 모두 항우의 휘하에 들게 되었다.